친정 가는 길, 버스가 아닌 내가
운전한 그날 두 손 가득 짐보다 더
무거운 마음친정은 산 하나 넘어있는
작은 마을이에요. 대중교통은 하루에
세 번뿐이고, 아이를 데리고 가려면
짐만 해도 양손이 부족하지요. 고향
냄새가 그리워도 이동이 곧 고행이었
어요. 면허는 10년 전에 땄지만,
주차장조차 스스로 나가본 적이 없었지
요. 이대로는 안 되겠다고 결심했어요
.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더는 가
족이 보고 싶을 때도 못 가는 자신이
싫었어요. 그래서 결국 장롱면허운전
연수를 알아보기 시작했지요. 산 너
머 엄마 품으로 가는 훈련연수 첫날,
강사님께 친정집 위치를 말했더니 웃
으며 말했어요. 그럼 마지막 날엔 그
길로 가보죠.첫날은 차의 감각부터
익히는 시간이었어요. 좌우 미러를 맞
추는 법조차 낯설고, 엑셀과 브레이크
를 구분해도 속으로 자꾸 혼동했어요.
장롱면허운전연수는 생각보다 차분했고
, 무엇보다 제 상황에 맞춰 천천히
진행되었지요.둘째 날은 시내 도로로
나왔어요. 친정 가는 길에는 터널이
있고, 중간에 2차선 비탈길도 있는데
요. 이 경로를 기준으로 연습 코스를
잡아주셨어요. 장롱면허운전연수의 강
사님은 늘 여유롭게 말했어요. 운전은
급한 마음이 실수를 부릅니다. 그
말이 오늘따라 가슴에 박혔지요.셋째
날엔 시골길 특유의 굴곡진 도로와 갑
자기 튀어나오는 오토바이에 대응하는
훈련이었어요. 시골길은 평지가 아니라
서 항상 예측이 어려워요. 장롱면허운
전연수 덕분에 시야를 넓히고, 브레이
크를 미리 밟는 습관을 길렀어요.넷째
날, 강사님은 오늘은 친정까지 갑시
다.라고 하셨어요. 떨리는 손으로 시
동을 걸었지요. 차 안에는 작은 도시
락, 땀 흘린 수건, 그리고 걱정 섞
인 자신감 하나. 출발 후 20분쯤
지나, 낯익은 시골길에 들어서자 눈물
이 왈칵 쏟아졌어요. 다리에 힘이 풀
릴 정도로 긴장했지만, 장롱면허운전연
수의 마지막 도전은 결국 성공으로 마
무리됐어요. 엄마도, 딸도, 이제는
스스로 달린다그날, 엄마는 마당에서
제 차 소리를 듣고 깜짝 놀라며 나
왔어요. 버스 타고 온 거 아니야?라
는 말에 웃음이 났어요. 제가 운전해
서 왔다고 하자, 엄마 눈에 물기가
맺혔어요. 그게 이번 연수의 진짜 목
적이었지요.이후로 저는 혼자서도 친정
을 자주 찾아가요. 누구 도움 없이,
스스로 계획해서요. 장롱면허운전연수
는 단순히 운전법만 가르쳐준 게 아니
었어요. 그건 내 삶을 다시 주도할
수 있다는 확신을 만들어준 시간이었어
요.이제는 시골길이 두렵지 않아요.
아기와 함께 가는 친정 길도, 밤길도
, 빗길도요. 언제든 내 두 손으로
방향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자유인지 매번 느껴요.그 한 번의
용기, 그리고 장롱면허운전연수. 그
선택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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