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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t : 199 date : 2004-02-15 16:4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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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아에 대한 물음「 우리는 만난 적이 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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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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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적이 있다.
길을 걷다가 문득 마주치게 되는 사람이나 길모퉁이가 낯설지 않은 느낌.
아주 친숙해서 어리둥절하지만 누구인지, 어디인지 알수는 없다.
사람들은 이런 현상을 전생과 연결시켜 이야기하곤 한다.
전생에 '나' 와 관계가 있거나 그 지역에 내가 어쩌면 살았다든지 하는...
조경란의 소설「우리는 만난 적이 있다.」는 이런 모티브에서 시작한다.
강운, 혹은 향이라는 이름을 쓰고 있는 68년생과 69년생의 모호한 경계속에서
정확한 나이를 집어낼 수 없는 여자.
그녀를 둘러싼 인물들은 자칫 평범해 보이지만 내밀한 비밀 하나를 가지고 있는
듯 그 속내를 알수 없는 사람들이다.
그녀의 무심한 부모와 그런 부모밑에서 서로 의지할 수 밖에 없었던 남매 강이와
강운의 연인같은 일상들은 부모가 죽고 강이가 캐나다로 떠남으로서 끝이 난다.
강운의 연인 서휘경이나 친구 하선, 1층남자 박치원, 강운의 직장동료 현선생과 캐서린,
잭, 신경정신과전문의 김석희, 강운의 주위를 둘러싼 이들은 전생요법 워크숍에서
필연적으로 모이게 되지만 그 누구도 알은체를 하지 않는다. 물론 후에 다시 만나지만
모두 운명같던 그날의 일은 함구하고 강운의 생활은 변함없이 흘러간다.
김석희가 죽고 이미 헤어졌음에 불구하고 아슬한 만남을 가장하던 서휘경과의 이별이나
하선의 돌연하지만 예견되었던 떠남, 그리고 강이의 결혼소식들은 왜? 라는 이유가
제시되지 않는다. 다만, 하운 그녀의 자아가 존재하는 의미를 탐구하게 되는것을 자각
하는 걸로 만족할 뿐이다.
하운 또는 향이(자신이 직접 부여한 이름이다)는 떠나갔지만 그것은 잠시 헤어진 것
이라고 결부를 짓는다. 자신이 누구인가 하는 질문은 그녀에게 남아있는 숙제가
될것이고 그것을 해야 하는 사람 또한 자신뿐인 것이다.
사실 예전에 이책을 소개하는 리뷰를 읽었을 때 나는 주인공을 둘러싼 전생에 대한
어떤 사건이 일어나는 과정이 펼쳐질 줄 알았다. 그러나, 그건 그저 하나의 작은
소재에 지나지 않았다. 적이 우울하고 고독한 인간의 내면을 섬세하게 그려내고
있어서 책을 덮고 나서도 무언인가 안에서 걸린듯한 찜찜함이 되새김질 된다.
나와 친구든 여러가지 이름으로 관계되는 사람들이 사라진다면...
곁에 없다면 나도 내가 과연 누구일까 하는 상념으로 혼돈스러워 할까...
내곁에 아무도 없어 내가 누구인지 알 수 없으므로...
나를 '누구' 내지는 '아무개' 라고 불러줄 사람이 없다고 한다면...
그리고 비록 헤어졌으나 한번 인연으로 맺어진 사람들은 거듭되는 생에서 다시
만나는 것인지... 알아보지 못한다 할지라도 낯설지 않은 어떠한 느낌을 받아
전생을 떠올리게 될지는 모를일이다.
그래서 속엣말로 이렇게 말할지도... '우리는 만난 적이 있다' 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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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07 08:4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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