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2년작. 저자 - 알베르 카뮈
그것은 어머니의 장례식을 치르던 그날과 똑같은 태양이었다.
그날과 똑같이 머리가 아팠고, 이마의 모든 핏대가 한꺼번에 다 피부밑에서 지끈거렸다.
그 햇볕의 뜨거움을 견디지 못하여 나는 한 걸음 앞으로 나섰다.
단지, 햇빛때문에 사람을 살해할 수 있을까?
그것이 알제리의 눈부신 백사장, 이글거리는 지중해의 태양이라면 가능한 일인지도 모른다.
하나뿐인 어머니의 죽음마저도 무관심한 기분으로 방관하던 주인공 뫼르소는 친구(라 할수도 없는 사내)
를 따라 바닷가에 갔다가 자신과 어떠한 원한관계도 없는 아랍인과 대적하게되고, 별로 그런 마음도
없었는데 그 사내를 총으로 쏘아 죽이고 만다.
이 모든게 다 바다와 태양 때문이라고 뫼르소는 태연하게 말한다.
발이 데일듯이 뜨거운 모래, 머리위로 쏟아붓는 햇볕, 발갛게 부푼 피부 위로 흘러내리는 땀, 그리고
아랍인의 번득이는 단도와 숨막히는 정적...
그 팽팽한 긴장감을 견딜 수 없었노라고, 어쩌면이 어처구니없는 살인은 현대인의 공허한 의식이
강렬한 자연환경과 만났을 때 발생한 일종의 화학반응이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여름이 아니었다면 그 방아쇠는 당겨지지 않았을 것이다.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