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4년작. 저자 - 프랑수아즈 사강
다시 여름이 다가온다. 그 추억과 함께. 안느, 안느....! 어둠속에서 오랫동안 그 이름을
나지막히 불러본다. 그러자 무언가가 내 안에서 솟아오르고, 나는 그것을 눈을 감은 채
'슬픔' 이라는 이름으로 맞이한다.
열일곱은 종잡을 수 없는 나이다. 쉽게 즐거워지고, 쉽게 우울해지고, 쉽게 누군가를
좋아했다가 금방 싫증을 내기도 하며, 위선과 위악을 천역덕스럽게 연기할 수
있는 시기이기도 하다. 그러나 아직 슬픔에 대한 정확한 정의를 알지 못한다.
그것은 소중한 무엇가를 상실해 본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감정이기 때문이다.
주인공 세실은 지중해의 별장에서 휴가를 보내던 17세의 여름에 슬픔이라는 감정을
처음으로 경험한다.
대체, 그 여름에 어떤 일이 있었던가.
사건의 시작은 잘생긴 바람둥이 아버지가 판이하게 다른 두명의 여인을 동시에 별장으로
불러들인데서 비롯되어 마침내 둘 중 하나가 철저한 패배감을 느끼며 별장을
떠나는 것으로 끝이 난다. 헌데 세실은 세 어른들 사이에 여름 내내 벌어졌던 그 변화무쌍한
애정싸움의 배후 조종자였다. 그리고 세실은 자신이 꾸민 음모의 가장 큰 피해자가 된다.
자신이 떠나 보낸 여인 안느를, 진심으로 사랑하며 동경하고 있었다는 것을 뒤늦게 깨닫게
되기 때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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