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교고쿠 나츠히코
<우부메의 여름>이라는 양장본 소설의 두툼한 겉장을 펼치면, 아기를 안고 있는
섬짓한 여자의 그림과 함께 이런 글이 쓰여있다.
'고획조 또는 야행유녀, 천제소녀, 귀조라고 하며 왜가리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이 있는 곳에는 반드시 도깨비불이 있다고 한다.
세상에 전해지는 우부메라는 것은 전하는 바에 따르면 아이를 낳다고 죽은 여자의
집념이 된것이다, 라고 전한다.'
위의 글 이외에 '고획조'가 무엇인지 다른 것에 대한 정의와 여러 글귀가 있는데,
집약적인 문구라 이것만 옮겨봤다.
계속 대출 중이라 언제나 읽을 수 있나 싶었는데 드디어 읽게 되었다.
우리에게 생소한 일본의 샤머니즘적인 전설들과 괴이쩍은(?) 고서들에 대해 장황한
설명들로 인해 앞 부분에서는 집중하기 힘들었으나, 뒤로 갈수록 흡입력이 대단하다.
무두아라던지(우스개소리로 잘 써먹는 무뇌아는 들어봤어도 무두아라니...), 다중인격,
음양사를 연상케하는 등 생소하고도 엽기적이지만 흥미롭게 가속도가 붙는 소설이다.
<우부메의 여름>과 함께 역시 일본작가의 <시계관의 살인>을 아주 인상깊게 읽었는데,
추리적인 성격과 미스테리가 혼용된 소설을 보고 있노라면 적게나마 스트레스가 풀려
가끔씩 찾게 된다.
책을 읽으면서 생각한건대, 일본얘들은 상상적이 대단히 풍부해 보인다.
추리소설이나 미스테리나 공포스러운 성격을 띤 만화를 봐도 확실히 그렇다.
전설이나 고서에서 인용된 글을 나름대로 응용하고 창작해내는 재주가 탁월한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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