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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t : 169 date : 2006-02-03 15:0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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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탑파시리즈 두번째이야기인 <열녀문의 비밀>은 열녀문를 하사받아 가문의 영광을
대대손손 잇고 싶어하는 비열한 양반사회를 비판한다.
명예를 위해 자식과 며느리의 목숨까지도 가벼이 여기었던 그 시대의 사대부사람들.
전편과 마찬가지로 이명방과 김진이 사건을 파헤치는 주인공으로 나온다.
양반들이 추천한 열녀들이 과연 거짓인지, 참인지 가리는 판에 한 여인의 행적에 수상한 점을
발견해 사건의 진상을 알기위하여 지방으로 파견되고 그 여인을 둘러싼 수수께기 같은
진실을 접하게 된다.
조선시대, 여인들의 기구하고 비참한 삶을 김아영이라는 여자가 대표한다.
천재적인 재능을 가지고 백탑파사람들조차 머릿 속으로만 그리던 이상향을 몸소 실천한
용감한 여인이었지만, 기독교인이라는 이유로 시댁 식구들에게 희생을 강요당했던 비운의
여인이다. 마지막 반전이 통쾌하기도 하고 조금 아연하기도 했으나 조선시대의 여인에 대한
작가의 배려가 느껴지기도 했다.
이 소설을 보면 당시 열녀문에 얽힌 조선시대 여인들의 한이 얼마나 많았을까 생각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다. 남편이 죽으면 따라 죽어야하는 기가막힌 풍토에 숱한 여인들이
쓰려져 갔고 당연한 듯 열녀문을 세우는 이 아이러니한 상황을 누가 설명할 수 있단 말인가.
허난설헌이 핏대세우며 외쳤듯 조선시대에 여자로 태어난 것이 원망스러울 수 밖에 없을 듯...
뜻과 재능이 있어도 채 피우지 못하고 억압과 굴종에 박제되었던 조선여인들을 기리며 고개를 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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