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오드리 니페네거
오랫만에 아름답고, 비현실적인 듯 하지만 현실성이 묻어난 애처로운 로맨스소설을 읽었다.
아... 음... 로맨스라고 하니 조금 상투적인 느낌이 나기는 하지만, SF와는 한참 거리가 먼
남, 녀의 로맨스에 치중하고 있으니 그게 맞겠지.
책 뒤편 뉴욕타임즈의 서평에 "클레어와 헤리가 처음 만났을 때 클레어느 여섯 살,
헨리는 서른여섯이었다." 라고 시작해서 이게 뮌소리야 하는 호기심에 집어든 소설이다.
하지만, 몇장을 넘기고나니... 이거 가슴 아린 러브스토리구나, 하여 끝까지 눈을 뗄수 없었다.
난 아직도 이런 로맨스물을 좋아하는 모양이다.
시간 감각을 좌우하는 유전자의 질병(작가가 상상해 낸 병이겠지)으로 자신의 의사와 상관없이
과거, 미래를 넘나드는 한 사나이가 있다. 갑자기 어떤 징조가 오면 뱀이 허물을 벗듯 옷가지를
남겨두고 알몸으로 다른 공간에 뚝 나타난다. 터미네이터 생각하면 바로 상상이 될 듯...
그러나, 헨리라는 이름을 가진 이 남자는 절대 터미네이터가 아니다. 지극히 평범한 사람이어서
과거나 미래의 자신과 맞딱뜨리며 혼란스러워하고(하지만 금새 미래, 과거의 자신과 친해진다)
어떤 위험이 도사릴지 모르는 상황을 극복하고자 열쇠를 따거나, 싸우기도 하고, 도망다니기 위해
달리기를 연습하며 도둑질을 해야만 한다.
한편, 클레어라는 여자는 어린 시절 그를 만나 사랑하여 성인이 되어 결혼까지 감행하지만, 헨리가
어디 있는지도 모른 채, 할 수 있는 건 그저 무사한지 걱정하며 하염없이 기다리는 것 뿐...
이런 헨리와 그를 사랑하며 그를 돕고자 애쓰는 클레어의 모습이 눈물겹게 그려진다.
이야기구조는 헨리와 클레어의 시점이 번갈아가며 그려진다. 그래서 상황이해가 빨랐던 것 같다.
'냉정과 열정사이'와 비교를 하게 됐는데, 난 같은 두권이라도 두 사람의 시점이 그때 그때 번갈아
가며 씌여진 '시간여행자의 아내'에게 더 많은 점수를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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