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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t : 183 date : 2006-07-02 23:3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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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책 모두 영국작가 코니 윌리스의 소설이다.
양장본인데다 800~900페이지에 달하는 분량에 질리긴 하지만, 한번쯤 읽어봐도
괜찮은 SF소설이라 집어 들었다.
이 두 소설은 작가의 옥스퍼드 시간여행 연작물이다.
<둠즈데이 북>보다 <개는 말할 것도 없고>가 앞서 발표되었다. 나는 전자의 소설부터 읽었지만...
분량이 길어서인지 초반에는 두 소설 모두 조금 지루한 감이 없지 않다.
<개는 말할 것도 없고>는 주교의 새 그루터기를 둘러싸고 일어나는 에피소드이다.
사실... 이 소설은 꽤 지루했다. 중세에서 펼쳐지는 연애담도 그렇고 말이다. 건성 건성 읽은 듯...
<둠즈데이 북>이 나에겐 휠씬 재미났다. 기계조작의 실수로 인해 페스트가 창궐하는 옥스포드
마을로 뚝 떨어진 여학생 키브린의 시선을 통해 흑사병에 대처하는 인간들의 모습이 생생하게
그려진다. 한편, 현세에서도 정체를 알 수 없는 바이러스가 발병하는데...
현재와 중세를 번갈아가며 페스트 및 바이러스와 싸우는 인물들의 묘사가 흥미롭다.
그러나, 가장 내 기억에 남는 건, 콜린이라는 아이의 대사다. 이 아이는 묵시적이라는 말을 즐겨
쓰는데, 기분이 좋을 때나 일이 잘 풀릴 때, 맘에 들었을 때 특히 그런다.
키브린을 구하러 가는 던워디교수에게 "그거 묵시적인데요" 하거나, 기어이 던워디를 쫓아
중세로 가면서 키브린을 만나 다시 현재로 돌아오는 중에도 "정말 묵시적이예요" 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 뜻과 전혀 안 맞는 말 같지만, 이 표현이 은근히 재미있더라...
이 세상도 좀 묵시적으로 돌아갔으면 좋겠는데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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