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 hit : 324 date : 2004-03-05 21:12:30 |
|
| |
|
[땀의 현장] '한판'…천번 매치고 만번 구른다
 
남자유도국가대표팀 훈련을 몸소 체험하기로 한 지난 18일, 두려움과 떨림을 안고 태릉선수촌을 찾았다. 며칠 전 대표팀 권성세 감독의 말이 마음에 걸렸기 때문이다. 권감독은 "훈련해 보면 인간의 한계가 어디인가를 다시 한번 고민하게 될 것이오. 흉내낼 엄두도 안날 테니 준비 단단히 하시오."
'그날'이 다가올수록 극도로 긴장됐지만 기대반 우려반의 심정으로 몸과 마음을 다잡았다. '망신은 당하지 말자'며 한참 동안 술을 입에 대지 않았다. 평소 담배를 피우지 않고 운동을 좋아했던 터라 "할 수 있다"며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최면을 걸었다.
#한 점퍼에서 땀이 배어나오는 것 봤어?
선수들은 오전 5시50분 태릉선수촌 뒤편 언덕을 오르기 시작했다. 1.5㎞의 산길. 랜턴을 머리에 착용한 선수들은 5㎏짜리 납조끼를 입고도 6분대에 도착했다. '비무장'이었던 나는 10분이 걸렸지만 내심 '그런대로 잘 버텼다'고 생각했다. 다음은 250m 언덕 7차례 오르기. 선수들보다 1분 이상 늦게 기어올라왔다. 턱밑까지 차오는 숨, 땀으로 흥건히 젖은 옷, 완전히 풀려버린 다리…. 뛰기는커녕 움직이기조차 어려웠다.
결국 땅바닥에 주저앉아 가쁜 숨을 고르던 나는 쉼없이 훈련하는 선수들을 보고는 혀를 내둘렀다. 선수들은 1시간가량 단 1초의 휴식도 없이 언덕 오르기와 밭다리후리기를 반복한 뒤 둘씩 짝을 이뤄 마무리 훈련을 실시했다. 30분간 서로를 밀고 당기며 들었다 놨다를 쉴새없이 반복했다. 결코 마무리 훈련이 아니었다. 전투에 가까운 새벽훈련을 마친 선수들은 숙소로 내려와 목욕을 한 뒤 아침을 먹고 1시간 정도 밀린 잠을 잤다.
#그들은 인간 병기였다
오전 10시30분부터는 웨이트 트레이닝. "일반인이 생각도 못한다"는 권감독의 말이 딱 맞았다. 첫 코스인 2인1조 윗몸일으키기를 보고는 그만 혀를 내둘렀다. 한명은 다리를 높은 위치에 놓고 윗몸일으키기를 했고, 다른 한명은 상대 선수의 가슴을 온몸으로 짓눌렀다. 다음은 바벨 훈련. 하지만 무게가 달랐다. 자기 몸무게를 들기도 어려운 일반인과는 달리 선수들은 자기 몸무게의 4배까지 든단다. 60㎏급 최민호도 200㎏ 바벨을 거뜬히 들었다.
권감독의 다그침 속에 10여개의 트레이닝 코스를 거쳐 마지막 줄타기에 이르자 어느새 시계는 낮 12시30분을 가리켰다. 이준성 훈련지도위원은 고개를 연방 절레절레 흔드는 나에게 한마디했다. "신체조건이 좋은 백인과 흑인이 보기에는 한국선수는 불량품이죠. 상식밖의 훈련을 통해서만 격차를 좁힐 수 있습니다." 고개가 비로소 끄덕여지는 순간이었다.
#병원 신세로 이어진 100㎏과 60㎏의 대결
오후 2시30분 시작된 실전훈련. "낙법을 배우지 않으면 다친다"는 권감독의 말에 20분 동안 매트에서 구른 뒤 기본기술을 익혔다. 30여분 후 전기영 트레이너로부터 대전 지시가 내려졌다. '경량급 선수와 하면 아마 버틸 수는 있을 거야'라는 생각에 가장 가벼운 체급의 최민호를 골랐다.
당초부터 무리한 욕심이었을까. 딱 한번 최민호를 휘청이게 했을뿐 2분 동안 무려 8차례나 내동댕이쳐졌다. 몸무게 40㎏의 우위는 아무 소용이 없었고 떨어지는 충격에 왼발목을 다쳐 1주일 동안 깁스를 한 채 약까지 먹었다.
3시간 실전훈련을 끝으로 종료된 하루 7시간의 강행군. 파김치가 된 선수들은 다음날 훈련을 위해 잠시 TV 시청을 한 뒤 그대로 골아떨어졌다.
유도선수들은 연간 300일 이상 태릉선수촌에서 합숙한다.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기 위해서는 1,200일의 합숙훈련이 필요한 셈. 최근 이원희(23·마사회)가 이룩한 48연승의 신화는 피를 토하듯 쏟아낸 땀의 결정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김세훈 기자 3D3Dshkim@hot.co.kr |
|
|
|
|
| 리얼 | 고수는 아무나 되는게 아니군,,, |
03/07 16:50 |
x |
|
|
|
|
| |
|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