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호위반하셨습니다 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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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세요?」
- 응응, 나야!!!!
「왠일이야?」
- 왠일은, 무슨 특별한날만 전화하냐? 무슨 내가 전화하면 맨날 왠일이래.
「그래그래 미안해, 미안하다. 풉, 무슨일있어?」
- 아니아니, 별건아니구.. 그냥 술이나좀 한잔하자이거지.
「그래그래.. 어디서?」
- 그 있잖아. 우리 자주 만나던 공원앞으로 와. 이왕이면 차좀 끌고와봐.
「그래?.. 그래 알았다 거기서보자.」
- 엉~
정말 오랜만에 듣는 핸드폰 벨소리에 나는 발신자를 확인했고 그게 곧 내 친구라는걸 확인하고는 슬립을 열어 전화를 받았다. 그냥 할말도 별로 없고해서 왠일이냐고 물었는데, 그녀석은 그게 또 화가났는지 삐졌나보다. 미친놈. 대충 귀찮아서 미안하다고 해뒀다. 그리고 무슨일있냐며 다시 되묻자 그녀석은 별거 아니라고 술이나 한잔 하자며 옛날에 자주 만났던 공원 앞에서 보자고했다. 기왕이면 차도 좀 끌고오라고. 뭐야, 술마시자면서? 술마시자는놈이 왜 차는 끌고오라는건지... 나참 알수없는녀석이야.
「귀찮은데....」
귀찮은몸을이끌고 대충 츄리닝을 입고는 슬리퍼를 질질 끌고 밖으로 나와 내 차로 향했다. 그러고보니 차를 산지도 꽤 된것같은데 걸어다니기만했지 차를 쓴적은 별로 없는것같다. 아- 운전한지도 꽤 됬네..? 잘 할수는 있을지가 걱정이다. 옛날에는 차타고 다니고 싶어서 그렇게 돈을 무작정 긁어모았었는데.. 지금은 그럴필요가 없게됬다. 회사도 별로 걸리지 않는 그런 거리에 있고, 슈퍼나 PC방같은데도 멀리 떨어져있는게 아니라 지금의 내 차는 옛날 주차된 그 자리에 그대로 주차되있다. 아무래도 초보운전자라는걸 알려야겠단 생각에 다시 집으로 들어가서 초보운전자라는 표시가 되어있는것을 뒷창문에 붙였다. 오랜만에 시동을 걸으니 참 낯설다. 아직 운전면허증을 따러 다니는 초보운전자같다. 하긴, 운전한지도 꽤 되었으니- 초보운전자인가?.. 아직도 뭐가뭔지 모르겠다. 그새 잊어버렸다. 이게 앞으로 가는거였나?... 아무거나 대충 밟으니 뒤로 조금 움직이길래 나도모르게 깜짝 놀라서 다시 옆에있는 패달을 밟았다. 이제 좀 천천히 앞으로 가는것같다. 근데.. 속도가 너무 느린것같다.
「제기랄.. 속도하나는 끝내주는군.... 도데체 속도는 어떻게 올리는거더라?...... 아아 나참..」
「야!!!!!!!! 야!!!!!!!!!!!」
「...............아나」
「빨간불인거 안보이셨습니까?! 하마터면 사고가 날뻔했다는거 모르셨어요?! 신분증 주세요.」
이런저런 별생각을 다 하고있는데 이런 제길슨..... 신호위반해버렸다. 나는 그냥 조용히 가려는데 어느새 신호위반차량을 잡고있던 한 여순경이 꽥꽥 소리를 지르며 뛰어오는모습에, 아차! 했다. 걸렸구나. 오랜만에 운전하는거라 참 바보같았다. 야!야! 거리면서 다가오는데, 어이가없다. 내가 몇살인줄알고 반말을 찍찍 까는건지. 나참 요즘 우리나라 경찰들은 이래서 안되요........ 별짜증 투정 다부리는데 어느새 내 코앞에 다가와서 빨간불인거 안보였냐고 하마터면 사고가 날뻔 했다며 신분증 제시하라고 소리친다. 그런데... 나도 다 들리거든요?
「죄송합니다. 제가 좀 딴생각에 빠져있다보니까 어느새... 참..죄송합니다..」
「운전중엔 운전을 하셔야지 다른생각을 하시면 어떻게합니까!!」
「아...저.....」
「신분증제시해주시죠.」
「아니.. 이봐요!!!!!!!!!!!!!!!!!!!!」
「아니, 신호위반은 당신께서 해놓고 왜 도리어 제게 화를 내시는거냐구요!!」
「아저.. 죄송합니다!! 저도모르게 그만..」
어이가 상실을 하다못해 미국으로 떠나버렸다. 그래도 적어도 내 말은 좀 들어줘야 하지 않겠느냐고? 응? 댁은 운전하다가 딴생각 안하는거냐구!!! 살다살다 내 이런사람은 처음본다. 너무 화가나고 답답하고 짜증이 치밀어 올라서 나도모르게 그만 크게 소리쳤다. 아씨 나 말싸움에 이긴적 한번도 없는데, 뭐야 어떻게해야되지.. 아진짜!! 내가 처음에 말만 잘 내뱉고 그 뒤에 사건처리는 잘 못하는편이라 어떻게할지 막 조마조마 하고있는데, 자기도 짜증이 날만큼 난건지 신호위반은 내가 해놓고 왜 도리어 자기에게 화를 내냐며 소리를 친다. 아아 사건수습이 안되겠다. 그래도 우선은 죄송해야한다고 말해야 할것같아서, 죄송한다고했다. 나도 모르게 소리가 질러진걸 어떻게해? 난 이런사람이라고.
「하. 아무튼, 벌금내시는거 아시죠? 벌금은............」
「아저.. 제가지금.. 돈이 한푼도 없는데...............」
「..........................」
「아저........ 같이 집까지 가서 돈받아서.........」
벌금을 내야한다는 여자의 말을 끊고 조심스럽게 내가 돈이 없다고 말했다. 이것참 내가 무슨 거지도아니고.... 난 내 친구놈이 사준다는 말에 돈을 안들고갈뿐이라고. 여순경은 차와 나를 번갈아 보더니 약간 어이없다는 표정을 짓는다. 돈도없는 사람이 무슨 차를 끌고 댕기냐고 생각하겠지.. 나도 다 사정이 있는 사람이라구요........... 그래도 나름 어떻게 이 상황을 정리해보고자 내가 혼자 갔다온다면 도망가는줄 알겠지.. 그래서 같이 집까지 갔다가 다시 이리로 돌아오자고하니까 무슨 이런놈이 다있냐며 더더 이상한 눈으로 쳐다본다. 이봐.. 나 이상한사람 아니라고..
「...................휴 갑시다.」
「넷?!.. 아아 넵!!」
「최대한 전속력으로 가주세요. 바쁩니다. 제기랄...」
「아아..예예......」
「아니 왜이렇게 운전을 느리게해요!! 스피드!! 빨리!!」
「.......저.......실은... 운전을 안한지 꽤 됬습니다마는....」
어느새 내 옆자리에 앉아 빨리 가자며 재촉하는 여순경을 보고 약간 놀랐다. 정말 우리집에 가는거야?.. 이런.............. 가자니 빨리 가야겠군. 짜증이나는지 조용히 제기랄이라고 말하는데, 나도 짜증이 나는건 마찬가지라구요. 그리고 지금 당신이나 나나 지금 꽤나 바쁜사람이라고.. 귀찮아서 대충 얼버무렸다. 그리고서는 좀 느린 내차를 끌고 집을 가는데, 답답한지 왜 운전을 그따위로 하냐고 소리지른다. 아니! 내가 이렇게 운전을 하는데 당신이 뭐 보태준거있어!? 엉!?... 마음으로밖에 소리치지 못하지만. 나도 반박해야겠다는 마음에 냅다 저 운전 오랜만에하는겁니다라고 말해버렸다. 도데체 날 무슨사람으로 볼까?..
「...............하」
「.....진짜 오랜만에 운전하는거라... 다 모릅니다....... 근데 저 원래 이런사람 아니에요.........」
「...................저거 올려요」
「넵?」
「저거말이에요. 저거!! 지금 당신이 잡고있는거!!」
「넵!?... 네네!」
나름 말한다고 말한건데 이여잔 기가찬듯 하라고 웃어버린다. 뭐 이런여자가다있어!! 나는 최대한 비굴하지 않게 그래도 나는 이런사람따위는 아니다라고 말했는데.... 이미 이런사람이 된것같다. 제길슨....... 여자는 좀 난감하단듯이 어쩔수 없다는 표정을 짓고 내게 말했다. 저거 올려요 저거라고 말하면 내가 아리? 내가 천재이리?.....응? 응?........ 내가 아무것도 못찾고 헤메자 답답하다는듯이 지금 내가 잡고있는것을 올리라며 소리지른다. 아네네.. 죄송하게됬네요......... 이렇게 힘겹게 집까지 다시 도착하고, 잠시 기다리게할수도 없어서 집으로 들어오라고했다. 훗. 어때 깔쌈하지?
「집은 좋네요」
「.....뭔소립니까?」
「아 그냥 지갑에 돈도 없는데 차도 끌고다니고 집도 좋게살아서 좀 어이없.. 아닙니다.」
「아 저.. 벌금이 얼맙니까?」
「3만원만 주시면 됩니다.」
「아.. 예예..」
「....휴」
「갑시다.」
지 할말 다해놓고 아니라고하면 난 뭐가되는겁니까.. 나참.. 난 내방으로 들어와 지갑을 찾았다. 지갑이 어디있지.. 벌금은 또 얼마야?.. 3만원만 준다면 된다는 그 소리가 왜이렇게 거짓말 같은지.. 더 받아내려고하는 수작같았지만 뭐 별수없다. 경찰이니까. 대충 귀찮은티 팍팍내며 대답을 하고 지갑에서 3만원을 꺼냈다. 그리곤 스윽 건내고 다시 밖으로 나가려고 갑시다 라고 짧게 말했다. 그랬더니 여순경은 대충 집을 한번 더 빙 둘러보더니 신발을 신고 날 따라 나선다. 우리집이 그렇게 신기한건가? 응?...
「수고많이하십쇼」
「신호위반 조심하세요.」
「예예.. 알겠습니다..」
그리고는 대략 1시간 30분이나 늦어버린 친구와의 약속시간 장소로 나는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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