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CI 마음껏 나누는 곳

로그인
 제목 :   역법/달력에 대한 추억
 작성자 : 주인
 홈 : 없음

태어나서 처음 맞는 생일 

벌써 閏7月 도 일주일이 지나가고 있다.  내가 태어난 후 처음 다시 맞이하는 閏7月 이다.  
즉, 내가 태어나서 처음 맞이 하는 음력 생일이 다가 오고 있는 것이다. 

대학교 신입생 시절의 기억이 어제의 일처럼 생생하다.  나는 서울대 도서관에서 여러권의 만세력을 
대출해서 언제 閏7月 이 다시 돌아오는지를 찾아본 적이 있었다.  나의 서울대 대학 동기들은 
그 시절 점장이처럼 만세력을 옆에 끼고 다니면서 그들의 태어난 생년월일시를 음력이나 양력으로 
환산해 주고, 60 갑자로 알려주고 (충무공의 난중일기를 읽어 본 사람은 과거 조상들이 년월일시를 
모두 60 갑자로 표시했다는 사실을 알 것이다), 요일을 계산해 주며 다니던 나의 모습을 기억할 것이다. 

그때 나의 첫 음력 생일인 閏7月 이 20년 가까운 세월이 흐른 후에야 온다는 사실을 찾아내고서는, 
정녕 그날이 언젠가 오기는 올 것인가? 등등의 상념에 잠겼던 것이 어제의 일처럼 새롭다. 

세월은 그렇게 빠른 것이다. 

P.S.
아마도 우연이 아닌 과학적 필연이겠지만, 
나의 첫 음력 생일은 양력 생일과 정확히 겹친다. 

(2006/08/31)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지난주에 며칠 동안, 인터넷에서 어떤 분이 "한국의 달력은 일본의 달력을 그대로 가져다 썼기 
때문에 요일의 순서도 일본식이다" 라는 잘못된 상식을 말씀하시기에 그것을 바로잡는 글을 쓰면서 
옛 학창시절을 추억해볼 수있는 기회도 가졌읍니다.  그렇게 해서 쓰게된 글들을 아래에 옮깁니다. 


일본 사람들이 요일 이름을 만들면서 일본과 같은 日字의 일요일을 일주일의 첫째날로 만들었고 
그것을 한국이 그대로 가져다 사용한다고 주장하는 분이 있는데, 이것은 정말 커다란 착각이다. 

요일의 순서는 성경에서 비롯된 것이다.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한 순서에 따라 일요일이 
일주일의 첫째 날이 되었고, 토요일은 하나님이 천지 창조를 마치고 휴식을 취한 안식일이면서 
일주일의 마지막 날이 된 것이다.  즉, 현재 전세계인이 사용하는 요일의 순서는 일본과는 하등 
상관이 없는 유태/기독교 전통에서 나온 것이다.  기독교에서는 예수께서 유태교의 안식일 다음날, 
즉 일요일에 부활하셨기 때문에 이날을 부활절로 기념하게 되었고, 그래서 기독교의 안식일은 
일요일이 된 것이고, 기독교에서는 여전히 일요일을 일주일의 첫째 날로 계속해서 지키게 되었다. 
 
혹자는 ISO 에서 월요일을 일주일의 첫째 날로 정했다고도 하고, 또 우리가 사용하는 탁상용 
비지니스 달력에도 편의상 일주일의 시작이 월요일로 되어있는 경우가 더 많다.  하지만, 요일의 
순서는 ISO가 뭐라한들 변하지 않는 수천년 유태/기독 문화의 전통이고, 또 일본과는 근본적으로 
아무런 상관도 없는 일이다.

또 혹자는 현재 사용되는 그레고리 력이 1년 1월 1일을 월요일로 정하여 만든 달력이라는, 전혀 
진실이 아닌 추정(?)에 근거하여 월요일이 일주일의 첫째 날이라고 주장하는데, 이것 또한 
그레고리 력이 무엇인지를 전혀 모르고 하는 소리이다.   

오늘 오후에 잠시 연필과 종이만을 가지고서 계산을 해보았더니, 물론 정확치 않을 수도 있지만, 
1년 1월 1일은 토요일이었다.  물론 당시 로마인들의 일주일은 7일도 아니었다.  즉 주7일 개념도 
없는 로마인들의 달력에다가 주7일에 근거한 요일 이름을 계산하여 밝히는 게 무슨 소용이 있으랴.  
그렇다고 당시 현재와 같은 요일을 사용하던 유태인들은 로마력에 관심도 없었을테고.  
다 쓸데없는 호기심에서 하는 요일 계산이다. 

1년 1월 1일이 월요일이라고 주장하는 분들은 뭔가 크게 잘못 알고 있기 때문이다.  
교황 그레고리 13세가 현재처럼 달력을 바꾼 것은 천지창조나 예수 탄생일을 계산하기위해서나, 
혹은 1년 1월 1일을 월요일로 만들기 위해서는 전혀 아니다.  현재의 그레고리 력은 부활절을 
325년 니케아 종교회의 때 당시와 일치시키기위해서 춘분점을 3월 21일로 고정시키는 새로운 
달력을 만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1582년 10월 4일 목요일과 10월 15일 금요일 사이의 10일 동안의 날짜를 역사에서 
영원히 지워버렸다.  즉, 역사에는 1582년 10월 5일부터 10월 14일까지의 기록이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1582년 10월 4일 이전에는 그레고리 력이 아닌 율리우스 력에 따라  요일을 계산해야만 
한다.  그렇게 하면, 1년 1월 1일은 월요일이 아닌 토요일이 된다. 

애초에 1년 1월 1일이 월요일이라는 이야기는 달력 컴퓨터 프로그램을 만들 때 편의상으로 
1년 1월 1일을 월요일로 세팅하고 그레고리 력에 따라 계산을 하면 현재와 미래의 달력, 즉 날짜와 
요일의 계산이 정확하게 되기 때문에 나온 것이다.  이 점은 나도 학창시절부터 알고 있었고, 
거기에 따르는 문제점에 대해서도 고심했었다.  즉, 이런 컴퓨터 프로그램은 1582년 10월 15일 
이후의 달력에대해서만 정확하다.  그 이전의 날짜에 대해서는 전혀 쓸 수가 없다. 

오늘 오후 이런 저런 요일 계산을 하면서 옛 추억도 떠오르고 좋았다.  그 시절에는 그레고리 력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보려고 도서관을 다뒤진 기억도 나는데, 오늘은 구글에서 검색을 하니까 
자세한 정보들이 바로 다 나왔다.  막연히 요일을 계산하는 방법이나 어떤 답만 아는 것보다는 
그 뒤에 있는 역사를 아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원래의 논점만 다시 요약하면, 서구식 달력과 요일 순서는 있어도 일본식 달력이나 
요일 순서란 것은 없다.  다만 (비교적 충실히 서구어를 번안한) 일본식 요일 이름이 있을 뿐이다. 

한반도에서 제일 먼저 그레고리 력 또는 서구식 요일 개념을 가진 달력을 생활 속에서 사용한 
사람들은 아마도 주일을 지키면서 살았던 조선시대의 카톨릭 신자들이 아니었을까.


date : 2010-06-03 07:50:47
          

이전글 종은이의 아홉번째 생일 잔치
다음글 역법/달력에 대한 추억




Good Capital Institu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