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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   역법/달력에 대한 추억
 작성자 : 주인
 홈 : 없음

윗글이 트위터에 썼던 글을 짜집기한 것이란 점은 아시는 것 같고.

초/중/고/대학 시절에는 우리 집의 책장에 꽂혀있던 사서삼경 등의 고전을 자주 읽었는데 
지금은 기억나는 것 하나 없는 듯하군요.  그래서인지 요즘 시내 한국책방 앞을 지나칠 때면 
다시 그런 책들을 사서 읽고 싶다는 충동을 느끼곤 하지요.  

우리 할아버지는 영남지방에서 학문으로 이름난 유생이셨다고 하는데, 자식들에게는 절대로 
유학/한학을 공부시키지 않으셨다고 합니다.  아마 그 많던 고서 경전들이나 당신의 작품들도 
다 태워버리셨다고 들은 것 같고.  자식들에게 시골에서 농사나 지으며 살라고 하신 것 같은데, 
그래도 다들 고학하며 자수성가하셨고...  

그런 할아버지가 역경 등에도 도통하시다 보니 늘 남들이 찾아와서 자기들 집안 대소사의 
길일을 잡아달라고 했다는데 (아다시피 옛날에는 결혼, 이사, 이장 같은 큰 집안일 말고도 
김장하는 날 같은 사소한 집안일도 길일을 잡아서 했지요), 그때마다 할아버지는 꼼꼼히 
날짜를 계산해서 길일을 잡아주셨다고 합니다.  하지만, 정작 자식이나 며느리가 우리 
집안일은 언제 하는 것이 좋겠냐고 물으면, "비 안오고 해 좋은 맑은 날이면 됐지 길일이 
무슨 소용이냐" 라고 하셨다고 합니다.  그런 면에서 우리 할아버지는 정말 역법을 잘 알고 
계셨던 분 같습니다.  역법이란 것은 사람이 얽매여서 꼭 지켜야만하는 원칙이 아니라, 
그저 사람의 생활을 편리하게 하기 위해 사용하는 도구일뿐이란 것을.


date : 2010-06-04 17: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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