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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t : 152 date : 2004-09-09 18:01:4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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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ame : |
유우 |
| subject : |
라디오. |
| home : |
없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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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허, 단편만 계속 올라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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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명이 다 돼서 지지직 거리는 라디오처럼
너에 대한 내 사랑도 바닥이 나 버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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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지면 안될까…?"
"그런 질문이 어딨어."
패스트 푸드 점에 가만히 앉아있던 혜원이가 먼저 입을 떼며 그런다.
씁쓸한 표정을 지어보이며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던 혜성이가 피식 웃어보인다.
그런 질문이 어딨어…. 터무니 없는 말. 가만히 앉아있던 혜성이가 이내
딱딱하게 굳어버린 얼굴을 애써 풀어보이며 고개를 들고는 혜원을 쳐다본다.
미안한 듯 쉐이크에 가만히 꽂혀져있는 애꿎은 스트로우를 이빨로 깨물어본다.
이빨자국이 선명하게 스트로우에 남자 다시 스트로우를 검지와 엄지로 집고는
이리저리 돌려본다. 쉐이크가 회오리를 일으키며 서서히 돌아간다.
"그런 말이 어딨어, 헤어지면 안될까라니. 헤어지는 것도 허락받고 헤어져?
그냥 헤어지자. 라고 간편하게 말해봐. 매달리는 짓 따위는 안 할거니까."
"………… 헤어… 지면 아플거잖아."
"누가?"
"너."
혜원의 말에 혜성이가 푸하하하. 거리며 웃는다.
아플거란다, 다른 누구도 아닌 신혜성이 아플거란다.
과연 얼마나 아플 것인가, 그 간단한 고통 하나에 목숨이 왔다갔다 거릴 정도로?
그 정도만 아니면 어떠한 아픔이 와도 상관은 없다. 이미 그녀를 사랑한 시작이
나에겐 충분한 고통이자 아픔이자 시련으로 다가와버렸으니까.
테이블에 놓여져있는 치킨버거를 들고는 한 입 베어 먹는다.
양상추가 바삭거리면서 입안에서 움직인다. 목이 막히는지 콜라를 한입 빨아먹는다.
톡 쏘는 콜라의 특유의 맛이 입 안에 한동안 맴돈다.
"많이… 아플 것 같아?"
"응, 그래서…."
"걱정해 주는 거야? 헤어지자며, 이미 와서 판 다 깨는 판에 걱정이라고?"
"난 그게 아니라………."
혜성의 감정섞인 말에 혜원이가 미안한 듯 쭈삣쭈삣 거린다.
답답한지 한숨을 푹 내쉬는 혜성이 때문에 혜성의 앞머리가 위로 들쑥날쑥 거린다.
입바람에 의해 이마 위로 올라갔던 머리카락이 다시 부드럽게 혜성의 이마 위로
살포시 내려앉는다. 그리고 다시 콜라 한입.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든다.
메뉴를 누르고 전화번호부를 누르고 혜원의 번호를 찾아낸다.
그리고는 자신의 핸드폰을 혜원의 손에 쥐어주는 혜성이다.
"니 번호 1번에서 지워. 내 손으로는 도저히 못 지우니까."
"…… 이, 이거?"
"…… 모르는 척 하지마. 너하고 사귄지가 1년이야.
너 핸드폰 내꺼하고 똑같은 기종인거 다 아니까 얼른 너가 지워내."
"너가…… 지우면 안될까?"
핸드폰을 테이블 위에 살며시 내려논 혜원이가 고개를 푹 숙여버린다.
죄책감이랄까. 미안함이랄까. 어떠한 표정조차 짓지 못하는 혜원을 쳐다보던
혜성이가 고개를 뒤로 푹 젖힌다. 갈색빛의 머리카락이 어깨 뒤로 넘어간다.
그녀가 그토록 좋아하던 연갈색빛의 머리카락도,
그녀가 그토록 좋아하던 애절한 목소리의 발라드 음악도,
그녀가 그토록 좋아하던 시큼한 레몬에이드도,
그녀가 그토록 좋아하던 혜성의 목에 걸려있던 십자가 모양의 목걸이도,
이젠 모두 혜성의 머릿속에서 잊혀져야만 할 것들이 되어버렸다.
"…… 너가 좀 지워.
나한테 너무 많이 바라는 것 같아, 너."
"미안하다고 했잖아…."
"그러니까 너가 지워내라는거야. 내 손으로 지울 자신이 없으니까.
너가 나한테서 네 흔적을 다 지워내야지 내가 널 빨리 잊어줄게 아냐."
혜성의 터무니 없는 말에 혜원이가 입을 쩍하고 벌린다.
세상에 저런 억지가 어디있는가. 자신의 흔적을 지워내야 빨리 잊을 것이라.
그럼 더 지워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혜성은 아마도 까마득히 모르는 모양인갑다.
아니, 오히려 영원히 잊고 싶지 않아서 저런 행동을 하고 있는 거 일수도.
혜원이가 고개를 살며시 숙이더니 이내 테이블에서 혜성의 핸드폰을 내린다.
자신의 손에 들려있는 혜성의 핸드폰을 쳐다보던 혜원이가 조심스럽게
버튼을 하나씩 꾹꾹 눌러가기 시작한다.
"누구야?"
"어…?"
"새로 만나는 사람 누구냐고."
어느새 고개를 앞으로 돌리고는 콜라를 쭉쭉 빨던 혜성이가 덥석 묻는다.
버튼을 누르던 혜원이가 놀라서 혜성을 쳐다본다.
그렇게 단도직입적으로 물어보면 할말이 없지 않은가.
무안해졌던지 혜원이가 다시 핸드폰으로 시선을 박으며 한마디 한다.
"… 과선배야."
"아… 잘해줘?"
"…… 그럭저럭."
"어디까지 갔어?"
갑작스런 혜성의 질문에 고개를 번쩍 드는 혜원이다.
그로 인해 거의다 지워져가고 있던 혜원의 번호가 삭제가 되지 않은 채,
플립이 닫겨버린다. 혜원이가 입술을 살며시 깨물어보인다.
정작 혜성은 아무렇지도 않은 지 그저 콜라를 마시며 혜원을 쳐다볼 뿐이다.
"아, 미안. 다시 할까?"
"응."
아무렇지도 않게 화제를 돌려버린 혜원이가 서서히 버튼을 누른다.
메뉴를 누르고 전화번호부를 누르고 자신의 이름을 쳐서 찾아내고
이내 단축번호 1번으로 지정되어있는 자신의 번호를 단축번호에서 지워낸다.
띠딕- 하는 소리와 함께 단축번호지정이 해제되었습니다. 라는 문구가 뜬다.
다시 플립을 닫고는 테이블 위에 혜성의 핸드폰을 살며시 올려놓는다.
"지웠어?"
"응."
"아……."
마땅히 할말이 없는 터라 패스트 푸드 점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에
고갤 까닥거리며 음악을 듣던 혜성이의 얼굴위로 그림자가 드리워진다.
혜원이가 일어난 모양이다.
새하얀 혜원의 손이 혜성의 얼굴 앞으로 다가오고 혜성이가 어깨를 으쓱하며
혜원을 쳐다본다. 그녀가 살며시 웃어보이자 혜성이가 자리에서 일어난다.
"벌써 가게?"
"이만 가봐야지, 약속 있거든."
"…… 5분만 있다가 가라. 안될… 까?"
시계를 슥 쳐다보고는 입을 떼는 혜성의 부탁을 차마 거절하기가 어려웠던지
혜원이가 마찬가지로 시계를 쳐다보고는 살며시 고개를 끄덕여본다.
아무런 말도 오가지 않은 채, 그렇게 혜성은 혜원의 얼굴을 쳐다보고 있었고,
혜원은 입을 한 일자로 앙 다문 채, 시계만을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을 뿐이었다.
이내 초침이 5분을 막 넘어서자마자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하핫 웃어보이는 혜원이다.
"…… 5분만."
혜성의 부탁에 시계를 다시 한번 쳐다보는 혜원이다.
지금이 2시니까, 그와의 약속시간은 3시 30분.
이 패스트 푸드점에서 그가 있는 곳 까지 가는데는 적어도 1시간이 걸린다.
그러면 적어도 이 곳에서 2시 30분전까지는 나서야만이 약속시간에 도착한다.
그런 생각이 혜원의 머릿속에서 움직이자 시간적 여유가 있는 것을 확인하고는
다시 자리에 앉는 혜원이다. 아무말 없이 자리에 앉는 혜원을 가만히 쳐다보던
혜성이가 씨익 웃어보인다. 고마워서였을까, 아니면 너무나도 슬퍼서 였을까.
"뭐하고 놀아?"
"응?"
"그 사람 만나면 뭐하고 노냐고."
"아, 그냥 까페에서 이야기하고 드라이브하고."
"아……. 재미…… 있겠네."
잔뜩 풀이 죽은 채 아무런 표정없이 웃어보이는 혜성을 한번.
끊임없이 약속시간을 향해 달려나가는 시계바늘을 한번.
즐거운 상상을 하며 자신을 만날 생각을 하고 있을 그의 생각 한번.
이렇게 한번씩 떠올리고 쳐다보던 혜원이가 5분이 지난 걸 확인하고는 자리에서
일어난다. 의자소리가 유독 요란스레 울려퍼지고 혜성이가 혜원을 쳐다본다.
시계바늘을 쳐다보자 2시 10분을 향해 달려가는 분바늘이 혜원을 반긴다.
"… 쫌만 더."
"가봐야…… 될 것 같은데."
"몇시에 만나?"
"3시 30분."
혜원의 말에 혜성이가 시계를 한번 쳐다본다. 2시 6분이다.
꾸미고 치장할려면 꽤 시간이 걸린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혜성으로서는
더 이상 혜원을 붙잡고 있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혜원이가 혜성을 쳐다보자 혜성이가 살며시 고개를 끄덕인다.
그제서야 웃어보이며 혜성에게 악수를 청하는 혜원이다.
가늘고 하얀 손이 혜성의 앞으로 내밀어지고 혜성 역시 자리에서 일어난다.
그리고는 살며시 포개어지는 혜성과 혜원의 손. 그 사이에 따뜻한 온기가
흐르고 이내 혜원이가 먼저 혜성의 손에서 자신의 손을 빼내고는
패스트 푸드점을 바삐 빠져나간다.
"하아……."
창 밖으로 혜원을 쳐다보던 혜성이가 혜원이 택시에 올라타는 모습을 보고 나서야
피식 웃는다. 이젠 아무런 상관도 없다. 이젠 정말 남남이 되어버렸다.
그저 같은 과 친구.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이제 그녀의 옆 자리에는 내가 더 이상 있을 곳이 없다.
정말로 그녀와 안녕이다.
그녀와 나의 주파수는 맞지 않았다. 단지 그 뿐이다.
이젠…
그녀가 그토록 좋아하던 연갈색빛의 머리카락도,
그녀가 그토록 좋아하던 애절한 목소리의 발라드 음악도,
그녀가 그토록 좋아하던 시큼한 레몬에이드도,
그녀가 그토록 좋아하던 혜성의 목에 걸려있던 십자가 모양의 목걸이도,
이젠 모두 혜성의 머릿속에서 잊혀져야만 할 것들이 되어버렸다.
정말 이젠 그녀와 안녕이다.
"그녀와 나의 주파수는 맞지 않았다. 단지 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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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umiko | 왜 제목이 라디오인거야-_-? [<-이해력 부족] |
09/09 18:4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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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디오 -_ㅜ..? 이상해 -_ㅜ.? |
09/09 18:5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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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뭇잎의속삭임 | 오오 유우데쓰가 되버렸네? 으음, 라디오라. 솔직히 제목은 잘 이해하지 못하겠지만 언뜻 이해할 수 있을 것도 같고;; 아무튼 묘사력 공부 한다더니 점점 늘어가는 구나. 나는 늘고 싶어도 않 느는데. 노력부족이나? ....아아, 슬퍼라~ |
09/09 19:4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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