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울어도달래주는사람하나없네.
   로그인
hit : 168 date : 2004-10-04 11:53:21
name :    
subject :    내 인생은 해피앤드.
home :    없음



나는 항상 원래대로 이다.
내 인생은 순탄해야만 한다.
이상의 진전도 없고, 더 이상의 새로운 반전도 있어선 안되는 것이다.
내 인생은 항상 그대로 쭈욱- 이어져야만 하는것이다.
내 인생은 항상 끝을 알 수 있게끔 순탄한 해피앤드여야 한다.

*


강의가 끝나고 밖으로 나가자 동완이 싱긋 웃으며 날 쳐다본다.
따라서 멋쩍게 웃어보이고는 동완을 따라서 총총걸음으로 건물을 빠져나온다.
이리저리 빠져서 걸어나오자 조그마한 연못이 눈에 들어온다.
울렁거리는 잔물결이 햇빛에 반사되어서 별들이 반짝거리는 것 처럼 보인다.
너무나도 아름다운 광경에 발걸음이 뚝 멈춰버린다.
동완이 나를 슥 쳐다보고는 다시 연못을 향해 시선을 돌린다.
그가 서서히 연못안으로 걸어들어간다.


"김동완-!!"

"이쁘다."


그를 따라서 허겁지겁 안으로 들어가자 더욱더 반짝이는 물에 의해
두 눈이 다 따가울 지경이다. 두 눈을 한참이나 비비고 나서야 조심히 그의 곁에
다리를 풀고 앉았다. 자리에 앉자 싸한 풀내음이 훅 끼쳐온다.


"이 연못에.. 빠져죽은 사람이 있대."

"에에-?"

"연인이었는데, 여자가 연못에 빠져버린거야. 그래서 구하려고 남자가 뛰어들었다가
발을 잘못 디뎠는지 깊은 곳으로 빠져서 결국에는 죽어버렸대.
시신도 찾지 못했고. 그래서 인지 이 연못에 같이 빠지는 두 사람은 사랑에 빠진대."

"에이, 그런걸 누가 믿어."


아무렇지도 않게 대충 웃어 넘기고는 다시 아름다운 연못을 쳐다본다.
이쁘다. 정말로. 하나하나씩 별이 내려앉는 듯한 모양에 씩 웃어보았다.
누가 믿냐며 장난스럽게 동완을 툭 건드리자,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
동완이 연못으로 한발자국씩 내뱉으며 살며시 입을 뗀다.


"내가. 내가 믿어.."

"기, 김동완-?!"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연못속으로 풍덩 빠져버린 동완의 행동에 그 자리에 굳어버려서
가만히 서있던 혜성이가 이내 책들을 풀 밭에 던져버리고는 동완을 따라 연못으로
떨어져버린다. 차가운 연못의 물이 혜성의 옷으로 스멀스멀 스며들었지만 오직
동완을 찾아내야한다는 일념으로 두 눈까지 뒤집어까자 찬물이 눈속으로 들어와서
더욱더 미칠듯한데도 꾹 참아내면서 이리저리 눈을 돌려본다.
두 눈을 감고 아래로 아래로 내려가고 있는 동완의 굵은 팔을 잡아채서는
헉헉 거리면서 간신히 수면위로 떠오른 혜성이가 연못가에 있는 나무 줄기를 잡아당긴다.


"이게 무슨 짓이야-?!"

"하하.. 말했잖아. 전설을 난 믿는다고."

"...... 미쳤구나."

"별로."

"내가?! 널 좋아한다고?!"

"전설인걸."

"그래, 이건 전설일 뿐이었지."


내가 김동완을 좋아한다는 반전따위는 필요없다. 난 해피앤드인 인생을 살아가길 원해.
그런 내 삶에 니가 끼어들어서 반전을 만드는 일 따윈 필요없는거야.
난 이렇게 살거야. 고개를 설레설레 젓자 물에 흠뻑 젖어버려서 물방울이
땅바닥으로 투투툭 떨어진다. 한기가 느껴지는 바람에 온 몸을 웅크리자,
동완이 뒤에서 슬며시 감싸안는다. 따뜻한 온기가 몸안에 가득 퍼진다.


"난 친구를 잃고 싶지않아."

"친구를 잃는게 아냐. 애인을 얻는거야."

"....... 니 생각."


짧게 말을 끊어버리곤 연못 밖으로 후다닥 뛰쳐나가버리는 혜성이다.
혜성의 뒷모습을 멍하니 쳐다보던 동완이가 너털웃음을 지어버린다. 가까워진다.
그에게 점점점 가까워지고 있음을 느끼는 동완이다.


오늘도 마찬가지로 수업이 끝났다. 나는 또다시 김동완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 거란걸
알고 밖으로 걸어나간다. 따뜻한 햇볕을 받으며 싱긋 나를 향해 웃어보인다.
그래, 이거다. 내가 생각하는 해피앤드라는건.
밖으로 걸어나가는 그의 뒤를 따라 종종걸음으로 쫓아나가자, 그가 다시 연못가로
발걸음을 옮긴다. 오랜만이다. 그 일이 있고 난후 오지 않았던 곳.
한참동안 입을 꾹 다물고 있던 그가 입을 뗀다.
건조한 바람이 그의 말을 내 귓가까지 옮겨다놓는다.


"사랑해, 신혜성."

".......... 변태야?"

"정말 많이 좋아해, 신혜성."

".... 너 변태냐구!"

".... 사랑해, 신혜성."

"너 왜 이래?!"


놀라서 뒷걸음질을 치는 나를 향해 그가 서서히 다가온다.
그의 얼굴이 나의 얼굴에 점점 다가온다. 그의 몸과 내 몸이 서서히 밀착되고,
그의 손이 내 얼굴을 훑어내려갈 무렵 굉장한 충격과 함께 두 눈을 부릅떴다.


"아야씨."

"일어나, 몇신데 여태까지 뒹굴뒹굴이냐."

"허,허,헉! 김동완!!!!"

"잠꼬대 하냐, 얼렁 일어나. 학교가야지."


김동완의 말에 얼굴을 돌려서 시계를 쳐다보자 아침 9시다.
지각이다!!!!!!! 옷을 후다닥 갈아입고는 방밖으로 뛰쳐나가자,
김동완이 여유있게 웃으면서 껌을 작작 씹고 있는다.
저런 못된자식. 친구가 늦잠을 자면 깨워줘야되는거 아닌가?!

역시, 꿈이란건 묘하다. 내 옆에서 실실거리면서 걸어가는 그를 다시한번 보게하니까.
이내 다시 시계를 쳐다보고는 후다닥 뛰어가는 나를 향해 빙그레 웃어보이는 그의
얼굴에 후끈 달아오르는 얼굴을 감싸쥐고는 학교로 향해 뛰어버렸다.

역시 내 인생은 해피앤드다. 내 친구는 김동완이며, 꿈에서 일어난 것과 같은
반전이란 건 내 생에서는 있을 수 없다.
내 인생은 역시 해피앤드.


내 인생은 해피앤드. The end



  나뭇잎의속삭임응? 중간에 끊긴것 같은데…. 그나저나 이번에도 혜성씨가 나왔구나. 제목은 활기차 보이는데 내용은 왠지 슬퍼보여…. 10/04 17:37 x
  jieyoung1990내용이 아예 바껴버렸어. 쓰다가 영 아닌 것 같아서 지우고 다시 했다네. 후후후 10/18 15:18 x
name password memo


▲ 이전글 무언가. 1
▼ 다음글 라디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