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ways항상내곁에머물러줘요.

내가울어도달래주는사람하나없네.

hit : 130 date : 2004-11-02 22:11:58

name :
subject :	무언가. 2
home :	http://

무언가가 있다.

그 무언가를 깨트리기 전엔 절대로 만날 수가 없다.

꽤 쌀쌀해진 날씨 탓이였는지, 내 옷을 지 옷 마냥 꽁꽁 싸입은 신혜성이 대문앞에서 투덜댄다.

오랜만에 시내를 나가자는 말에 저렇게 펄쩍 뛰면서 장농 속에 깊숙히 쳐박혀 있던

내 옷을 꺼내든 신혜성이었다. 시내에 나간다고 해봤자 어차피 겨울동안 신혜성이 입을 옷이나

몇 벌 살까 해서 나가는 거지만, 그걸 아는지 모르는지 여전히 신혜성은 신난 아이마냥

대문 앞에서 방방 뛰어대더니 지나가는 선호를 발견하고는 다짜고짜 선호를 붙잡고

이래저래 자랑을 늘어놓는다. 유치하기는.

"가자, 신혜성."

"응응! 자 그럼 선호 안녕~"

"형아야!!!"

인사를 하고 뒤돌아 걸어갈려는 찰나 갑작스레 나를 부르는 선호의 목소리가 갑자기 무서워져서

무작정 달리기 위해 다리를 한발짝 내딛었건만 이놈의 신혜성자식이 방글 웃으며 뒤를 돌아본다.

저런 못된 놈. 난 이선호까지 먹여살릴 힘이 없단말이다. 잔뜩 절망에 빠져서 허우적거리고

있을무렵, 선호가 내 옆으로 걸어와서는 내 옷소매를 살살 잡아이끈다.

오우, 마이갓드. 할수없이 선호의 한쪽 손을 내가 나머지 한쪽 손은 신혜성이 꽉 움켜쥐고는

시내로 가는 버스를 타기 위해 정류장에서 멈춰섰다.

"아이씨, 진짜 미치겠네."

주머니 속에 있는 돈을 몇 번씩이나 쥐었다 놓았다 하며 불안해 하는 나를 보던 신혜성이

옆에서 낄낄 거린다. 이젠 또 무슨 말로 염장을 지를려고?! 울컥하는 마음에 신혜성을

노려보자, 신혜성이 다시 큼큼 거리면서 선호에게로 시선을 빙글 돌린다. 저런 못된.

딸랑 5만원밖에 없다. 버스 왕복비만 해도 꽤나 깨질텐데, 신혜성 옷은 한벌 밖에

못 사줄성 싶다. 뭐 어쩌겠어, 자기가 자초한 일인걸. 머리를 털털 털어버리고는

버스를 기다리기 위해 목을 쭉 빼자, 툴툴 거리면서 버스가 이 쪽으로 달려온다.

비포장도로라 버스가 달리면 덜커덩 거리는 거리를 조그마한 버스 한대가 부릉 거리며 달려온다.

선호가 신난 듯 신혜성의 말을 잡고 이리저리 흔들어댄다. 저러다 탈골입지, 암!

버스에 몸을 싣자, 버스가 다시 뿌연 안개를 흐트러트리며 출발한다.

"너무 걱정하지마. 무슨 남자가 그렇게 돈 걱정이 많냐."

"어어?"

어느새 잠이 들어버린 선호의 머리칼을 귀 뒤로 살며시 넘겨주던 신혜성이 입을 뗐다.

얘는 항상 내 마음을 읽는건가. 괜히 머쓱해져서 뒷통수를 벅벅 긁었다.

그러자 신혜성이 또 피식 웃는다. 힘이 없어보인다. 선호의 머리칼을 계속해서 만지던

신혜성이 나는 쳐다보지도 않고 창 밖을 내다본다. 온통 논과 밭들 뿐이다.

아직은 이 시골을 벗어나지 못했나보다. 답답하다.

"나 집에 갔다올까해."

"집?"

"응. 이제 슬슬 갔다와야지."

집. 아, 신혜성도 집이 있었지. 항상 집에 관련된 말은 절대로 내뱉지 않던 놈이라서

새까맣게 잊어먹고 있었는데 갑작스러운 발언에 다시 뭉게뭉게 생각난다.

버스 안은 너무 조용하다. 오래된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옛날 가요와 선호의 규칙적인

숨소리만이 쨀깍쨀깍 들려온다. 할말이 없어져서 입을 꾹 다물고 있는데

신혜성이 또 입을 슬쩍 뗀다.

"옷도 몇벌 가져와야되고, 돈도 다 바닥났어."

"아, 그, 그래. 언제 쯤 갈려고?"

"내일이나, 내일 모레 쯤."

신혜성의 말을 끝으로 또 다시 조용해져버렸다. 그런데 이 자식 돈 가지고 있었던거야?

그럼 내가 돈 때문에 헐떡 거릴때 혼자 낄낄 거린게 지 수중에 돈이 있어서 였단 말이지?

생각이 저기까지 미치자 혼자 스팀 쫙 받아서 신혜성을 한번 쫙 째려주고는

두 눈을 꾹 감아버렸다. 그리고는 잠이 들어버렸던 것 같다.

그 뒤로 버스 안에서 신혜성과 나눈 얘기는 기억나지 않으니까 말이다.

"아! 아줌마 너무 비싸요!"

"아, 이 총각. 비싸긴 뭐가 비싸, 이게?"

"비싸죠. 티 셔츠 한장에 30000원이 뭐예요!"

"요즘 물가 오른거 모르나?"

"아줌마 깍고 깍아서 24000원. 오케이!"

주머니에서 24000원을 훌쩍 꺼내들고는 아줌마의 손에 올려놓고는 껌은 비닐봉지에

티셔츠를 집어넣고는 감사합니다- 라는 말을 내뱉고는 가게 밖으로 후다닥 튀어나와버렸다.

전투라도 치르고 나온 사람 마냥 이마엔 땀이 송골송골 맺혀있었지만

신혜성과 선호는 내가 값을 흥정하는 모양이 웃긴 듯 여전히 낄낄 거리기만 한다.

이거는 살아가기 위해서 꼭 필요한 거였다구. 내가 사회에 나옴서 처음으로 배운건데 말야.

신혜성은 이제 아주 자지러질 듯 웃어제낀다. 저러다 허리나 콱 부러지라지.

"낄낄. 아 진짜 문정혁 엄청 웃기네. 무슨 돈을 그렇게 깍아대."

"좀 조용히 해봐. 너 줄려고 산건데, 그냥 확 내가 입어버릴까부다."

"어어어, 그런게 어딨냐!"

내 손에 들려있던 비닐봉지를 지 손으로 확 낚아채간 신혜성이 웃음을 뚝 멈추고는

나를 쳐다본다. 그래, 감동받았구나. 짜식, 내가 한 멋짐하지.

신혜성이 고마워할 감사의 말을 듣고 싶어 먼저 훌쩍 걸어나가다가 다시 뒤를 돌아보자

비닐봉지를 팔랑팔랑 들고오던 신혜성이 선호의 손에 꽉 쥐어준다.

에에? 저건 무슨 행동이랴. 황당함에 신혜성을 멀찍이 서서 쳐다보자, 선호의 귀에 대고

속닥속닥 거리던 신혜성이 날 보고는 생긋 웃는다. 저런 여시새끼.

"형아! 내가 잘 입을게!"

신혜성의 옆에서 달음박질을 하면서 달려오던 선호가 내 옆을 지나가면서 번뜩 소리지른 말이다.

억, 하는 신음소리가 안으로 먹히고 선호를 쫓아가기 위해 한참을 달리자 어느새 신혜성이

나를 지나쳐서는 선호의 옆으로 가서는 둘이서 낄낄 거리면서 달려나간다.

저것들이 이젠 쌍으로 날 가지고 노네. 허탈함에 나도 같이 웃으면서 그 둘을 쫓아가다가

신혜성이 갑자기 멈춰버리는 바람에 깜짝 놀라 어정쩡한 자세로 달리던 것을 멈췄다.

수 많은 인파 중에 누군가를 쳐다보는 것 같았던 신혜성이 갑자기 선호의 손을 뿌리치고는

인파들 사이로 휩쓸리듯 순식간에 사라져버렸다. 선호가 어깨를 으쓱 거리며 내 옆으로

걸어왔고, 나는 사라져버린 신혜성을 찾기 위해 인파들 사이를 쳐다보았지만,

신혜성은 어느새 사라져버렸다.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선호의 손을 잡고 선호에게 아이스크림을 하나 사주고는 걸어왔다.

버스 정류장에 멈춰서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는데, 어느새 아이스크림을 다 먹어버린 선호가

내 아이스크림을 빤히 쳐다보길래 할수없이 먹다 남은거지만 아이스크림을 내어주자

생긋 웃으며 선호가 아이스크림을 넙죽 받아든다.

"여튼, 이선호. 식성 하나는 끝내줘."

"흥, 맛있는 걸 어떻게 하라구우 -"

"그래그래, 얼렁얼렁 먹고 크으게 자라라."

버스 안에서는 또 곤히 잠이들어버린 선호를 쳐다보고 창 밖을 한번씩 쳐다보곤 하다가

선호의 손에 쥐어져있는 검은 비닐봉지를 꺼내들었다. 안에 들어있는 티셔츠가

너무나도 초라해보인다. 다시 티셔츠를 검은 비닐봉지 안에 쑤셔넣고는 밖을 쳐다봤다.

도심지가 다 사라져버리고 이제 다시 논과 밭이 보인다. 버스가 끼익 하는 소리와 함께

툴툴거리던 움직임을 멈추고 비포장 도로위에 멈추자 잠이 들어버린 선호를 등에

들쳐업고는 버스에서 내려왔다. 버스가 다시 출발할 때 까지 버스 뒤꽁무니를 쳐다보자

풀풀거리는 먼지를 내면서 사라진다. 어느새 잠이 깬 선호가 우웅 거리면서 일어난다.

"일어났어?"

"형 집에 다 왔어?"

"응, 이제 내려야지."

등에서 내려온 선호가 눈을 비비며 집으로 후다닥 뛰어가면서 나를 향해 소리친다.

"형아, 혜성이 형아가 옷 고맙다고 전해달래."

------------------------------------(+)

헉헉헉, 슬퍼 죽겠어요;

기껏 써놓았던게 다음이 오래 있으면

로그아웃 되잖아요; 그거 때문에 사라져버리고.

충격먹어서 대충 써서 올리기는 했는데,

영 아니네요. 그래서 대충적인 스토리는 머릿속에 남아있어서

다행이었어요 ㅜ^ㅜ. 그럼 저는 슝슝 -

* 사랑에 대한 유일한 승리는 탈출이다.

kumiko

신혜성가출했나염-_-? 아니면,, 음음음......하숙??

11/02 2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