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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t : 127 date : 2004-11-17 01:13: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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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쪽하늘에서. |
| home : |
없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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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하루가 지나가고 있었다. 서쪽하늘에서는 서서히 해가 내려앉기 시작했고,
온 세상은 어두운 빛 속으로 향해 빨려들어가기 시작하고 있었다.
그 시점이었다. 내가 그를 처음으로 만나게 된 것은.
하루가 지나가고, 서쪽 하늘에서는 서서히 해가 내려앉고, 어둠이 이 곳을 점령해 갈 쯔음.
내가 그 쯔음에 그를 만나게 된 것이다. 꽤 오묘한 조화가 이루어졌다고 생각한다.
내가 그를 보게 된 것도 우연이 아닌 운명일 것이다.
" 뭐야, 이런 시간에. 불러내기나 하고. 잠 좀 자자구-!! "
" 자암-? 너 미쳤어? 지금 기껏해야 7시라구. 그런데 자암-? "
" 난 잠이 많아서, 많은 잠을 보충해 줘야 하기 때문에...... "
" 웃기고 있네. 나 이거 다 들고 갖다놔야 된단 말이야. 그것 좀 도와달라는데,
너 정말 자꾸 이런 식으루 나올거야-? 그럼 나도 너 못 도와준다아-? "
" 어어-? 야 그렇게 어딨냐아-!!"
양 팔에 한가득 끌어안은 짐 뭉텅이를 들고서 서원이를 불러낸 나였다.
교수님의 부탁이기도 했지만, 이 많은 짐 덩어리들을 강의실까지 운반해야된다는 생각에
앞이 꽉 막혀버려서 가장 만만해보인 서원이를 불러낸 것이었다. 저녁이 일찍 오려는
모냥인지 밖은 벌써 해가 뉘엿뉘엿 기울기 시작했는데도 아무렇지도 않게 서원이를
불러낸 나는 내 한쪽 손에 들려있던 꽤 많은 양의 짐을 서원이의 손으로 옮겨버렸다.
기분이 나쁜 듯 계속해서 툴툴거리던 서원이가 이내 입을 꾹 다물고는 묵묵히 걸어간다.
역시 이럴 때 보면 영락없는 친언니같다.
" 같이 가아. 진서워언-!! "
" 쳇, 니가 일찍 오렴. 이 거북이 사촌동생아~ "
서원이의 말에 옅은 웃음을 지어보이곤 짐덩이를 들고 서원이의 뒤를 바짝 쫓아간다.
그를 만나기 3분 24초 전이었다.
서원이의 뒤를 바짝 따라붙어 보자, 서원이는 꽤 많은 양의 짐을 들고도 버거워하는 표정없이
여유만만이다. 저런 저런, 힘이 천하장사가 세상에 따로 없나보다.
그렇게 묵묵히 얼마를 걸었을까, 하필이면 햇빛이 서산너머로 기웃기웃 거리다가
결국엔 내 눈동자로 자신의 모든 햇빛을 불어넣어버린다. 순식간에 비춰져버린 일이라
두 눈을 꼭 감아버렸다. 그리고 나서 슬금슬금 눈을 뜨자, 서원이는 온데 간데 없고
온 몸에서 빛이 번쩍번쩍 뿜어져나오는 듯한 한 남자가 내 앞에 서 있는게 아닌가.
물론, 나를 기다린 건 아니겠지만. 당황한 탓에 두 눈을 열심히 감았다 떠본다.
꿈이 ......... 아니다.
" 야-!!! 김해림! 너 안와-?! "
" 지금 갈게, 좀만 기다려-!!! "
여전히 내 앞에서 대단한 광채를 뿜어내는 남자를 한참이나 멍하게 쳐다본 후에야
그 자리에서 발을 한걸음씩 뗄 수 있었다. 세상에서 처음이었다.
그렇게 빛나는 얼굴을 가지고서도 태연하게 서 있던 그의 모습이 너무 멋있었다.
그의 그런 모습은 한참동안이나 내 뇌리에서 잊혀지지 않고 가만히 남아있었다.
교수님의 심부름을 마치고 오는 길에 똑같은 길을 다시 한번 걸어가게 되었지만,
광채를 뿜어내는 사내는 그 똑같은 자리에서도, 그 주변에서도, 그 어떠한 곳에서도,
발견할 수 없었다. 그런 사내가 왔다갔다라는 사실을 모르는 듯이 세상은 여전히
조용하게 잘만, 잘만 돌아가고 있었다. 그를 발견한 나를 제외하고는 말이다.
＊
" 애가 아주 맛이 갔네에-?! "
" 맛이 갔다니이 !! "
" 그렇잖아. 계속 멍하니 딴 생각만 하구. "
" 체쳇, 그럴 수도 있는거야. 난 일생일대의 심각하다구. "
" 니가 드디어 꿈을 꾸는구나아. "
서원이가 자신의 말을 끝내곤 내 볼을 쭈욱 잡아댕긴다. 쭉 늘어나는 내 볼살들.
킬킬 웃어대고는 다시 볼을 탕 놔버렸다가 다시 쭈욱 잡아당긴다. 아프다.
요 며칠 꿈을 꾸나부다. 빙빙빙. 머리가 조금씩 돌아간다.
엄청나게 빛이나는 한 사람을 봤고, 그 사람은 다시는 볼 수 없었고, 그 옆에는 이 빌어먹을
진서원이 서있었고.. 아아악!! 머릿속이 더더 정리가 안된다.
한참동안 혼자서 발광하는 해림이를 쳐다보면서 서원이는 검지손가락으로
관자놀이 부근을 한참동안이나 뱅뱅 돌렸다나 뭐래나..
＊
" 수고하셨습니다. "
오후강의마저 다 끝나버린 봄날에 대학건물 옆에 조그맣게 딸린 정원위로
펄썩 누워버렸다. 눈 위로 눈부신 햇살이 따갑게 내리쬐고 있었고,
그 옆에선 조용조용 책을 읽는 서원이가 앉아있었다. 이놈의 책벌레 같은.
수업이 다 끝났는데도 책을 붙잡고 놓질 않는 서원이가 너무나도 신기해서 한참동안
멍하니 쳐다보다가 다시 하늘을 꾹 쳐다봤다. 푸르른 하늘에 구름이라곤 몽실구름 하나뿐.
평소엔 그 많던 구름들이 다 어디로 사라져버렸을까나.
손가락을 모아서 사각형을 만들고는 그 사이로 하늘을 쳐다보자 사진기 속에 담긴 하늘같다.
나만의 세상 속에 있는 하늘. 더 이상은 보이지도 않는 하늘을 가만히 쳐다보다가
손가락을 아래로 스르르 내리자 어느 한 지점에서 뚝 멈춰버린다.
그, 그다!!!!!!!!!!!!!
＊
" 해림아!! 김해림!!!!!!!!! "
찰싹찰싹 거리는 마찰음이 내 얼굴위를 세게 강타해버리고
아파서 두 눈을 비비적 거리면서 잔디 위에서 일어났다. 팔뚝 위를 슬금슬금 기어가는
개미 때문에 소름이 쫘악 뻐친다. 간단하게 개미를 슥 날려버리고는 아직까지도
제대로 펴지지 않는 두 눈을 게르스름하게 촥 치켜뜨고는 내 얼굴을 열나게 때린
서원이를 픽 쳐다봤다. 내 얼굴을 걱정스레 쳐다보면서 가만히 있던 서원이가
갑자기 흑흑 거리면서 울음을 터트린다. 이봐, 황당한건 나라구.;;
" 야, 너 갑자기 왜, 왜그래.. "
" 너 때려도 ... 때려도 안 일어나서 죽은 줄 알았잖아, 지지배야!!!!!!!!! "
" 에라이, 미친것아. -_-..... 아무리 그래도 죽었다고 생각하냐!! "
" 그럼 어떡해.. 흑흑. 발로 밟아도 안 일어나는데... 흑흑. "
이것아. 날 발로 밟았단말이더냐!!!!!!!!! 그 더러운 흙 발로 ?!?!?!
이게 정녕 미친게야!! 아악! 감히 이 비싼 메이커에 그 흙발을 갖다가 부비적대?!
아아악, 넌 죽었어. 이제 진서원 넌 죽은 목숨이야!! 캭!!!!!!!!!!!!!
" 살아 있어서 다행이야. 흑흑. "
" 오바 좀 하지마. "
" 나 정말 걱정했단 말이야. "
" 오바는 그만해. 아 맞다!!!!!!!!! "
진서원 때문에 맞은 볼기짝을 슬쩍슬쩍 손바닥으로 문질르다가 꿈에서 본 그가 생각났다.
바로 이 앞을 지나가고 있었는데, 진서원 이지지배. 쫌만 더 늦게 깨울 것이지.
자꾸만 환상속으로 사라지는 그가 생각이 난다.
" 정신차려, 김해림. "
" 내 정신은 말짱하네요, 이 진서원 아줌마야. "
" 이 지지배가, 정말! "
" 아 근데 왜 발로 지졌어, 깨운 이유를 대. "
그제서야 아-하는 탄성을 내뱉으면서 영구 박터지는 소리를 내는 진서원이다.
이게 정말 나랑 장난치나. 일으켰던 몸을 다시 잔디밭위로 벌렁 드러눕히려는데
진서원이 내 팔뚝을 휙 낚아채서 일으킨다. 아아악, 이게 뭐냐고. 정말.
씩씩 거리면서 진서원을 쳐다보자 진서원이 반쯤은 풀린 눈으로 헤롱 거리면서
누군가를 뚫어지게 쳐다본다. 궁금해지니까 이제 슬슬 짜증이 난다.
차마 내 몸뚱아리를 돌려서 그를 쳐다보고 싶은 마음은 없고 그냥 내 몸뚱아리를
일으킨 진서원에게 발길질을 해대자 진서원이 헤롱거리면서 대답한다.
" 너 소개팅 안할래? "
" 왠 소개팅, 누구랑? "
어쨌든 소개팅이란 말에 귀가 번쩍 트여서 진서원을 쳐다보자
진서원이 누군가를 쳐다보던 시선을 거두곤 나를 향해 씨익 웃는다.
어이구, 저 부담스러운 웃음. 쟤는 꼭 뭔가 꾸미면 저런 웃음이더라.
" 저기 저 선배랑! "
진서원이 손가락 끝이 가르키고 있는 사람은 아까 진서원이 침을 흘리면서
반쯤 풀린 눈으로 쳐다보던 그 사내가 아닌가. 뒷모습을 얼핏 봐선
어디선가 많이 본 듯한 모습인데 말이야. 머리를 굴리면서 생각을 하고 있자
그 선배라고 불린 사내가 고개를 휙 돌린다.
아, 생각났다. 또 영구 박터지는 소리.
그가 틀림 없다.
＊
" 안녕하세요, 신혜성이라고 합니다. "
" 안녕하세요, 김해림이라고 합니다. "
겨우겨우 서원이를 졸라 하게 된 소개팅이었다. 내가 보았던 그는 완벽하리만치
내가 꿈에서 보았던 사람이라고 생각했던 그와 흡사했다. 생긴거라든지.
여기서 내가 만약에 우리 어디서 보지 않았어요? 란 대사를 내뱉는다면
저 사람은 분명히 씩 웃으면서 그런 적 없는데요. 라고 대답하겠지.
그럼 나는 괜스레 서먹해진 분위기를 띄워보려고 애를 쓸거고 그렇게 되면
저 사람은 나한테 실망을 하게될거야. 혼자 별에 별 생각을 다 하면서
머리를 돌돌돌 굴리는데 커피를 홀짝 거리면서 마시던 그가 씩 웃는다.
" 김해림씨? "
" 네, 네?! "
" 귀여우시네요. "
" 하하하. 뭐 자주 듣진 않지만. "
괜히 머쓱해서 시선을 돌리자 그, 아니 신혜성이 다시 생긋 웃는다.
그의 머리카락이 스르륵 스르륵 잘도 움직인다. 그가 움직일때마다 창문으로
스며들어오는 햇빛을 받아 번쩍이는 물체가 귓가에 매달려있는 걸 발견했다.
호기심은 생기지만 차마 만져볼 수 없기에 그저 가만히 그의 귓가를 응시하자
별로 이쁘지도 않은 그냥 평범한 은빛 피어싱이 그의 귓가에 매달려 있었다.
투박한 디자인이지만 그가 하니까 왠지 모르게 중요한 물건 같다.
" 김해림씨? "
" 네? "
또 홀짝 거리면서 커피를 마신 그가 나를 부른다. 잔뜩 긴장되는 순간이다.
마른 침이 지 멋대로 꿀떡 넘어간다.
" 우리 어디선가 본 적 있죠? "
──────────────(+)
하하하, 끝이랍니다. 으음. 미완이죠;
완성은 완성인데 미완인 완성.
미완. 절대로 말도 안돼는 미완인데요;
호호호. 미완이랍니다.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몰라요.
그저 혜성군의 마지막 대사가 써보고 싶었을뿐;
결과적으로 허상이라고 생각했던 모든 것들이
사실은 혜성군을 만나기 위한 준비과정이었다고 생각하시면 될듯;
........ 호호호...... 좋은 하루 보내세요.
졸작 올리고 사라지렵니다~
＊이글을 읽어주신 당신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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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빛의신비함 | 은빛으로 빛나는 달빛의 매력은 눈을 사로잡는 신비한 매력. by. 로라
아무튼!! 왜에에 미완이야??!! 절대 네버! 완결내! 알았지? 멋진 소설이야~~ 나도 지영이 만큼 쓰고 싶어! |
11/17 01: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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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와우, 맨 앞에 씌여져있는 말 너무 멋지당; 으음. 완결은 완결인데 미완이야; 곁에 혜성군이 말하는거 말고는 완벽하게 끝난게 아무것도 없잖아 .그래서 미완이라는거였는데. 결과적으로 완결이야! 완결이니까 더 멋지지...... 않....... 니.... <-쿨럭, 맞아죽음; |
11/17 01:4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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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곁에 가 아니라; 끝에;; 오타났어ㅜ 씨잉 ! |
11/17 01:4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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