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아아, 지루하다 못해 끔찍한 사회시간이다. 유일한 낙은 이쁜 우리 담임선생님을 보는 것 뿐이구나.
선생님이랑 결혼하는 남자는 정말정말 복 받은 인간일거야. 흑, 부러운 짜식.
선생님, 아아. 이젠 버틸 수가 없어요. 이쁜 선생님을 보고 싶었건만. 내 머리는 그 자세 그대로
책상위로 콰앙 다이빙. 두 눈을 감고 있는데 누가 옆에서 콕콕 찌른다. 헉, 선생님?!
떠지지도 않는 두 눈을 이리저리 뜨자 앞에는 아무도 없다. 그럼 자꾸 내 옆구리를 콕콕 찌르는
이 느낌은 뭣이다냐, 고개를 슥 옆으로 돌리자 반장이 샐쭉 웃는다.
"왜 찔러?"
"자지말구 나랑 놀자."
"수업시간 안보여?"
어이가 없다. 놀자고 사람 옆구리를 쿡쿡 찔러?! 이걸 콱 쥐어박을 수도 없고. 흑흑.
반장을 쥐어박기엔 난 너무나도 힘이 없고 문정혁에게 깔려 죽기는 더더욱 싫단 말이다. 흑흑.
오오오, 제발. 싫어요 싫어요. 반장님아 그냥 칠판 쪽으로 고개를 살며시 돌려주시면 좋으련만.
"넌 공부두 잘하면서 수업시간에는 맨날 잠만 자네? 과외해, 학원다녀?"
"그런 거 안 다녀. 돈도 없어."
"와, 너 그럼 공부를 어떻게 하는거야? 좀 가르쳐주라."
"교과서 통달."
반장이 고개를 갸우뚱 거린다. 교과서를 다 외워봐라. 당연지사 공부 잘 하는 애 처럼 보이지.
안그래? 혼자 씩 웃어주고는 다시 책상위로 퍼억. 아아 선생님이 보고 싶구나.
우리우리 선생님 넘 좋아요. 선생님아. 시꺼먼 머리카락을 휘날리며 수업하는 선생님.
더우시겠다. 선풍기 딸랑 4대 돌아가는 교실에서 수업하시려니. 힘드시죠. 흑흑.
애들은 다 퍼질러 자고 열심히 수업하시기도 벅찬데 애들까지 이 모양이라니.
저도 선생님의 수업을 듣고 싶지만 더 이상은 무리랍니다. 흑흑.
"야야."
"왜 또."
"나랑 놀자니까."
"수업해, 졸려."
"쉬는 시간에 자면 되잖아."
"너야 말로 쉬는 시간에 문정혁이랑 놀면 되잖아."
"..... 정혁이?"
고개를 끄덕였다. 뭐 엎드려 있는 상태라 끄덕이는 것도 보이지도 않겠지만 뭐.
반장이 고개를 이리저리 돌리더니 누군가와 눈이 마주쳤는지 고개를 막 끄덕인다. 뭐하는 짓이니.
아아, 졸려. 난 이대로 잠에 세계로 빠져 들테다. 하는 생각을 함과 동시에 종이 울렸다.
악, 이런 제기랄. 다시 엎드려 있자 이번엔 내 하나뿐인 친구 김동완이 휘적휘적 걸어온다.
"빨리도 온다 새꺄."
"이 정도면 빠른거지, 뭘 바라냐."
"너 나랑 자리 바꿀 생각 없니, 동팔아."
"너 이자리 좋아하면서 왜 자리 타령?"
"필요 없어. 그럼 짝이라도 바꿔주련."
녀석이 내 옆에 앉은 반장을 휙 쳐다보더니 나를 보며 혓바닥을 내민다.
"반장 좋아, 성격도 좋고. 잘해봐라. 난 선호랑 놀러갈래."
악 ---------!!!!!!!!!!!!!!!!!!!!! 저 자식아 ---------!!!!!!!!!!!!!!!!!!!!!!!!!!!!!!!!!!!!!!!!!!!!!!!!!!!!!!!!!!!!
날 버리지 말란 말이다. 엉엉엉. 혼자 눈물의 강을 만들고 있는데 누가 쿡쿡 찌른다.
아 오늘따라 날 찌르는 사람이 왜 이렇게 많은거야. 아 진짜 이놈의 인기는.
고개를 획 돌리자 헉. 말 그대로 오마이갓드. 오로라를 풍풍 뿜어대는 문정혁이다.
오마이갓드. 문정혁 넌 또 왜 날 찾는 것이니. 제발.
"신혜성 좀 비켜봐."
"엥? 민우랑 얘기하게?"
"어."
"그러지, 뭐. 동완아~!!"
반장이라는 녀석은 갑자기 동팔이를 불러대며 사라졌다. 헉, 이건 뭐하자는 시츄에이션--?
문정혁을 힐끔 보자 녀석이 반장 자리에 풀썩 앉는다. 음, 그래 차라리 니가 짝인게 더 나을지도 몰라.
"야."
"어?"
"너 신혜성 좋아하냐?"
이건 또 무슨 개풀 씨나락 까먹는 소리 ----------?!?!?!!??!?!?!?!?!
내가 미쳤니, 반장을 좋아하게 ------?!?!?!?!?
"미쳤니?"
"아님 말고."
"그딴 건 왜 물어."
문정혁이 신혜성 책상에 팍 엎드린다. 아주 니 자리 해라. 문정혁아.
"신혜성이 널 좋아하는 것 같단 말야. 너도 그렇고."
"........."
"근데 신혜성 내꺼거든? 건들지 말아라."
녀석은 그 말을 남기고 다시 자기 자리로 걸어가버렸다.
그 자리에 그대로 굳어버린 채 하루종일 녀석의 말을 되 씹었다.
반장이 날 좋아한다......... 내가 반장을 좋아한다.............. 문정혁이 반장을 좋아한다...........
.................. 거짓말이야. 웃기는 소리 한다, 문정혁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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