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학교에 오자마자 뻗어서 일교시 시작함과 동시에 눈을 떳다.
그런데 옆이 무언가가 허전해서 슥 쳐다보자 아무것도 없다. 엥? 반장은? 오늘 학교를 빠졌나?
어디가 아픈건가.
"신혜성."
"...... ."
"신혜성."
".... ."
"결석인가?"
선생님이 출석을 부르다 말고 내 자리로 성큼성큼 걸어오신다.
그 트레이드마크인 검은 생머리를 휘날리며. 아, 태극기 휘날리면가. 아 멋있어요 선생님.
선생님의 모습에 반해 멍하니 있는데 선생님이 내 이름을 부른다.
"민우야."
"네?!"
"혜성이랑 싸웠니?"
"아, 아뇨."
선생님의 눈에는 반장이 저랑 싸웠다고 학교를 빠질 위인으로 보이시나요.
천만의 말씀, 만만의 콩떡이랍죠. 저랑 반장이랑 싸우면 반장이 이겼으면 이겼지, 지진 않을거예요.
흑흑. 약자는 저라구요. 선생니임 --!!!!!!!!!!!
선생님은 또 다른 빈자리를 발견했는지 걸어가시더니 그 애 짝에게도 몇가지를 묻고는
평소와 다름없이 수업을 진행했다.
"자, 다들 책 펴고."
음, 반장이 왜 빠졌지? 진짜 어디 아픈가. 빠질 애가 아닌데.
아아, 선생님이나 봐야지. 선생님을 보는데도 자꾸만 옆이 신경쓰인다.
고개를 조금만 돌리면 반장이 생글 웃으면서 놀자고 조를 것만 같다. 아 나 왜 이러지.
반장아 ~ 너랑 나랑 얼마나 친했다고 나한테 이런 시련을 주고 떠나니.
아 진짜 어디 아픈가. 고개를 옆으로 돌리지도 못하고 앞만 보면서 반장 생각만 해버렸다.
아 안돼안돼, 진짜 수업에 집중해야지 하는 순간을 맞춰 울리는 종. 뭐 이런 개같은 ----!!!!!!!!!!!!!
이건 뭐야, 결국 반장 때문에 공부 한개도 못했잖아 --------!!!!!!!!!!!!!!!!!!! 죽었어 ---!!!!!!!!!!!!!!!!!!
"이민우!"
"엥? 동팔아."
동완이 녀석이 날 부르며 온다. 아 오랜만이다 짜식. 아니구나, 어제도 봤구나.
흥, 날 버리고 선호랑 놀러가더니 어딜 와. 이런 뎅팔이 자식 --!!!!! 오뎅꼬치를 해먹을까부다.
"반장이랑 문정혁이랑 안 온거 알어?"
"문정혁?"
그래그래, 문정혁. 그 오로라를 퐁퐁 뿜어대던 문정혁이랑 같이 안왔구나.
아 그랬구나, 그래그래. 그렇구나.................... 가 아니잖아 ---------------!!!!!!!!!!!!!!!!!!!!!!!!!
헉, 어제 경고 하고 가던데, 그게 이거였어?! 막 가서 덮치는거 아니야!? 으악. 무서운 자식이네.
"뭔 생각하냐, 진정해."
"생각이라니, 흥."
"너 반장 좋아해? 왜 그렇게 안절부절이야."
"왜 너까지 그런 소리야."
아 복잡해 죽겠구만 너까지 심란하게 왜 그러니, 동팔아. 흑흑.
그러지 말렴. 난 지금 오로라를 품어대는 문정혁 때문에 충분히 머리가 펑 하고 터질 것만 같단 말이다.
"반장은 안돼, 민우야."
"뭔 소리야."
말 좀 해줘. 무턱대고 안돼 이러는게 어딨니. 나도 어느 정도는 알아야 장단을 맞추던가 하지.
동팔아 말해줘. 나 진짜 궁금해서 못 참겠거든.
"말해주라, 뭔 말하는건지. 왜 너가 문정혁이랑 똑같은 말을 해?"
".......... 음."
동팔이는 한참이나 뜸을 들이는 것 같더니 결국은 반장 자리에 털썩 앉는다.
반장아 니 자리 인기 되게 많다. 흠, 이게 다 내 옆자리라 그런거야. 알갔나?
내가 인기가 쫌 많아서 너가 힘들지도 몰라 호호호. 어쩌겠어. 인기 짝을 둔 너를 탓해.
"나 다니던 중학교 알지?"
"아, 어. 알어."
"그 중학교에서 유명했어. 신혜성 이콜 문정혁."
"엥?"
동팔이의 말에 이해가 안가서 뭔소리야 라며 다시 녀석을 쳐다보자 어깨를 으쓱하더니 다시 입을 연다.
복잡해. 운영 중학교에 유명한 게이커플이 신혜성이랑 문정혁이란 말야?
그 주변 중학교에서 소문 다 날 정도로 난리치던 애들 2명이 문정혁이랑 신혜성이란 말이지..
"알잖아, 게이커플. 그게 신혜성이랑 문정혁이야.
아무리 봐도 문정혁이 매달리는 거지만."
"......... 그, 그랬구나."
"그래서 그래. 반장은 안돼."
동팔이의 말을 듣는데 왜 자꾸 가슴이 따끔거리냐. 양심에라도 찔렸나?
이놈의 심장 또 발작한다. 진정하자. .............
동완아 ......... 미안해.
나.... 아무래도 반장 좋아하나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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