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민우야 어디 아퍼?"
깨작거리며 밥을 먹자 선호가 걱정이 되는 듯 넌지시 물어온다. 그 옆에서 온갖 주접을 부리던
동팔이가 선호의 말에 그제서야 어어 하며 날 돌아본다. 아 짜식. 이선호 눈치 너무 빨러.
"아무것도 아냐, 아프기는."
"근데 왜 그렇게 깨작거려?"
"아냐 아무것두."
수저를 들고 열렬히 다시 밥을 먹기에 밥의 양이 턱없이 부족하다. 이것 분명히 동팔이 짓이야.
에휴, 많이 먹을 수 있어서 좋겠다. 고개를 설레설레 젓고는 도시락통을 덮었다.
탁하는 소리와 함께 부드럽게 끼워져들어가는 도시락통과 도시락뚜껑. 아, 이렇게 잘 맞아 떨어져야
비로소 한개가 될 수 있는데, 나랑 신혜성은 그렇게 안돼나?
별 생각이 다 든다. 점점 불안해 지는 것과 동시에 신혜성을 좋아하고 있는 내 마음이 커진다.
"민우야."
"응?"
선호가 조심스레 부른다. 아 이놈의 인기. 선호 녀석이 두 눈을 똥그랗게 뜨고 쳐다보는데
너무 귀엽다. 쪼끄만게 너무 귀여운거 아냐. 힘없이 웃어 보이자 선호가 활짝 웃는다.
"집에 같이 가자."
"그래."
도시락통을 들어올린 채 선호랑 동완이에게 손을 흔들고 교실로 올라왔다.
확실히 교실이 덥긴 덥구나. 옆 자리에 신혜성이 없다. 문정혁이랑 밥 먹으러 나갔나.
창가 바로 앞이라 약간은 시원하다. 바람이 솔솔 들어오긴 들어오는데 더운 열기다.
아, 이런 젠장할. 더워 죽겠는데 더운 바람이 불면 어쩌자는거냐고요. 하느님 비라도 좀 좍좍 뿌리지.
신경질 적으로 창문을 열고 책상에 엎드려버렸다. 확실히 더워.
"민우야."
반장 목소리가 들린다. 아 제길. 왜 불러대. 고개를 가만히 숙이구 있는데 차가운게 볼에 확 와닿는다.
용수철처럼 고개를 들자 반장녀석이 싱글싱글 웃는다.
"이거 마셔."
포카리 스웨트를 슬쩍 내민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건데. 차마 덥썩 받아들기가 뭐하다.
아까까지만 해도 말도 안하고 잘 참았는데 이걸 받아들면 무용지물이잖아. 엉엉. 어째야 하지.
이 더위를 피해 저걸 꼴까닥 먹고 싶다만 그러기엔 내가 너무 .................................. 야 !!!!!!!
열심히 고민하고 있는데 문정혁이 갑자기 포카리를 덥썩 받아들고는 꿀꺽 삼킨다.
내껄 빼, 뺏............. 악 문정혁 짜증나 -----!!!!!!!!!!!!!!!!!!!!!!!!!!!!
"문정혁 너 민우껄 왜 먹어!!!!!!!!"
"너가 쟤 주는거잖아. 그럼 너꺼지, 왜 쟤 꺼야."
"아 어쨌든 왜 먹어!!"
"너꺼 내꺼잖아."
문정혁의 억지에 할말을 잃은 듯 고개를 푹 숙인 반장이 날 무시하고 책상에 엎드려버린다.
이건 뭐하는 씨츄에이션. 왜 니가 삐지구 그러냐. 삐져야 되는건 난데..... 내가 먹을 걸 잃었는데
왜 너가 그래. 어이가 없어서 멍하니 쳐다보자 문정혁이 생글 웃는다. 악마 같은 자식 -----!!
내 음료수 물어내내내내애애애애애 ------------!!!!!!!!!!!!!!!!!!!!!!!!
**
"야 이제 가자. 이게 뭐냐. 쪽팔려."
"재밌잖아."
동팔이 녀석과 한참동안 오락실에서 씨름 중이다. 아 진짜 너무 어려워. 흑흑흑.
동팔이 녀석 밥 먹고 이것만 했나, 왜 이렇게 잘해 -------!!!!!!!!!!! 열심히 보글보글을 하는데
선호 녀석이 입술을 삐죽 내밀고 집에 가자고 졸라댄다. 아 조금만 있어봐, 좀.
무심결에 시계를 보자 허걱 시계가 열시를 향해 달려간다. 음, 야자가 9시에 끝났으니까.
으악. 한시간 동안이나 동팔이 녀석이랑 보글보글을 했단 말야?!!??! 주머니를 보자 갖고 온 돈이
다 사라졌다. 에휴. 망했다.
"야, 가자. 동팔아."
"엥, 벌써 가?"
"열시야. 선호 삐졌다."
선호 삐졌다 라는 말에 도끼눈을 뜨고는 갑자기 선호에게 달려간다. 보글이 죽잖아 -----!!!!!!!!!!!!!!
어느새 선호를 뒤에서 꼭 껴안고 걸어가고 있는 동팔이랑 선호다. 저런 개 뭣같은 --------!!!!!!!!!!!
사람 염장을 질러라, 염장을 질러. 승질이 나버려서 그냥 반대편으로 걸어와버렸다. 맘에 안들어.
흥흥, 둘이 잘 먹고 잘 살아라. 왕흥이다. 씩씩 거리며 집 앞으로 걸어가는데 뭔가가 앞을 막는다.
라인 앞에 불이 안켜져서 누군지 분간이 안간다. 슬쩍 지나치려 하는데 그때마다 앞을 막는다.
뭐 이런 사람이 다 있어, 증말------!!!!
"저기요 좀 비켜주실래요."
"민우야."
아....... 어디서 많이 들은 목소리다. 누구지, 어디서 들었더라.
"민우야. 대답 좀 해봐. 나 무시하기로 한거야?"
............ 아, 알았다. 오늘 하루종일 내 이름 부른 반장이네..
"민우야."
우리집 어떻게 알았냐, 반장. 왜 니가 내 앞에 있어.
"민우야 있지........"
"너가 여긴 왠일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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