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어제 집에 가서 완전 깨졌다니까."
"그러게. 누가 선호 따라가래?"
동팔이 녀석이 댓바람부터 와가지고 어제 얘기를 줄줄 늘어놓는다. 그래 너 선호 데려다 주고
집에 가면서 깨질거 생각 안했단 말이냐. 어쩐지 나랑 집 방향이 같은 놈이 왜 선호 쪽 방향으로
쭐레쭐레 걸어가나 했다. 쯧, 같은 아파트 사는 자식이 거기로 가더니 잘됐지, 뭐 ------!!
"너 근데 어제 놀이터에서 반장이랑 뭐했냐?"
헉. 봤나? 설마. 반장이 지랄 하는 것도 봤을라나? 설마 못봤겠지? 암. 그럴거야.
도대체 이 자식 몇 시 쯤에 거길 온거지. 아아악 반장 때문에 못 살아 -----------!!!!!!!!!!!
"으응?"
"반장이랑 그네에 앉아서 집에도 안 들어가고 뭐했어? 안 혼났냐?"
아.......... 그거 봤구나. 다행이다. 엉엉. 놀랬잖아, 이 동팔이 자식아 --------!!
진작에 그렇게 말하던가. 왜 반장을 봤다고 말해서 나는 껴안고 있는 거 본 줄 알았잖아 ---------!!
이런 개 삐리릭 동팔이 자식 맨날 사람 속을 뒤집어 놔 ---------!! 이런 똥파리 --------!!
"아, 어. 안 혼났어."
"다행이네, 그럼. 야 근데 거기서 뭐했냐? 내가 그걸 볼라그랬는데 엄마한테 전화가 와서."
동팔이 녀석이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쓱 꺼내들더니 고개를 푹 숙인다. 어머니 만쉐이 -----!!
이선호 일이나 신경 쓰지. 왜 내 일까지 일일이 나서서 참견이냐고요. 동팔이 훠이훠이.
아 맞다. 게이커플 이라고 말해준 게 동팔이였구나. 그럼 동팔이는 내 후원자가 되어주지 않을 놈이네.
이런 똥파리 저리 안가 --------!!!!!!!
"그냥 얘기 좀 했어."
"비켜줄래?"
갑자기 들리는 반장 목소리에 놀라서 고개를 들자 반장이 생글 웃는다. 맨날 쳐 웃어, 아주 그냥.
동팔이가 무안한 듯 미안 이라는 소리를 내면서 자리에서 일어난다. 왜 일어나냐,
쟤 어차피 문정혁한테 가지 않나. 맨날 아침에 문정혁이랑 있던데.
"민우야, 어제 말야."
"악 ----------!!!!!!!!!!!!!!!!!!!! 잠깐잠깐."
반장아, 지금 여기서 어제 있었던 일을 말하겠다는거니? 이건 아니지 않을까?
음, 우리 릴렉스 하자꾸나. 아직은 여기서 그런 말을 꺼낼 때가 아니지, 암암. 나중에 하자꾸나.
우리 그냥 수업시간에 조용히 조용히 하면 안될까? 지금은 내 앞에 서있는 동팔이가 심히 부담스러워.
우리 쫌 있다가 단둘이 얘기하자꾸나. 제발------------!!!!!!!!
"바, 반장아. 쫌 있다.........."
"말해주라. 신혜성."
"야 ------!!!!!! 김동팔이 ---------!!!!!!!!!!!"
"조용히 해봐. 이민우. 신혜성, 말해주라."
동팔이가 내 말은 무시하고 반장에게 시선을 집중한다. 이게 아니잖아, 지금.
왜 니가 열을 내냐, 이 어이없는 똥파리야. 넌 가서 선호랑 놀란 말야 --------!! 왜 니가 난리야 --!!!
"아 그냥 어제 재밌었다고 말하려고 했던건데."
"어제 민우 집 앞에서 뭐했어?"
"그냥 얘기 좀 했어. 왜? 민우랑 얘기하는 것까지 너한테 일일이 허락받아야 해?"
"민우 갖고 노는거면 용서 못해."
"야, 김동팔. 말이 심하잖아. 날 갖고 놀다니--!!"
저런 어이없는 동팔이 자식. 눈에 불꽃을 세우고 덤빈다. 뭐하는 짓꺼리야. 지금 이러언 --------!!
날 갖고 놀다니. 반장이 너니, 응? 반장이 너야? 왜 이래. 내 책상 앞에서.
반장이랑 동팔이랑 눈에 힘을 팍 주고 서로를 노려본다. 뭐하는 건지, 도대체. 차암 -
이해가 안가. 제발 동팔아, 뭐하는 거냐구요 --------------!!!!!!!!!!!
"신혜성 너한텐 문정혁이 있잖아."
동팔이의 말을 마지막으로 신혜성은 교실을 나가버렸다.
*
일교시가 시작되기 바로 전에 반장이 교실로 들어왔다. 날 보며 생긋 웃어주고는
그대로 얼굴을 책상에 박아버린다. 뭐하는 거니. 에휴, 동팔이를 쳐다보며 난처하다는 표정을
지어보이자 동팔이는 제 일 아니라는 듯이 고개를 팩 돌려버린다. 저런 써글.
선호한테 가서 다 꼬지른다. 저런 개 삐리리릭. 똥파리 짜증나 ------!!!!!!!!!!!!!!!!!!!!
"바, 반장아."
"어?"
"화났..어?"
"화가 왜나."
반장이 옅게 웃는다. 반장도 눈꼬리가 휘네. 동팔이두 웃으면 눈꼬리 휘는데. 똑같다.
눈꼬리 휘면 되게 이뻐 보이는데. 샐쭉 웃는 게. 동팔이는 서글서글하게 웃는 느낌인데,
반장은 뭐랄까. 좀 멀게 느껴진다고 해야하나. 왜 이렇게 다정다감 해보이지가 않을까?
반장이 상체를 들어올리고는 내 머리카락 안으로 손을 집어넣어서 슥슥 문지른다.
"머리숱 많네. 없어 보이는데."
"머리를 짧게 잘라서 그래."
"그랬구나. 으음."
반장과 말하는게 뭔가가 어색하다. 어제 일 때문에 그런가.
그러게 느닷없이 남의 집 앞을 찾아와서 좋, 좋아해달라고 소리 지르래. 누가 -----!!
왜 남의 집 앞에서 소리를 질러대. 아악, 쪽팔려 죽겠어. 아주.
"왜에? 어제 쪽팔려?"
헉. 이 자식 독심술 하나봐. 어무이. 엉엉. 난 이제 어쩌면 좋아요.
짝꿍이란 놈이 독심술까지 해요. 엉엉. 난 이제 죽었다. 흑흑. 어머니 절 왜 낳으셨나요.
"아, 아니. 반장아, 있지."
그래 물어보는거야. 제법 심각하게 물어보면 반장도 대답해 주겠지?
"혹시 너."
"응, 말해."
내가 진지해졌다는 걸 알았는지 반장도 꽤 진지한 태도로 듣는다. 그래 선생님 오시기 전에 물어야해.
정말 중요한거니까 진지하게 물어야돼. 하나, 두울, 세엣 ---!
"너 독심술 배워?!"
내 말에 뒤로 넘어갈 듯 웃어제끼던 반장이 말도 안돼 라며 꿀밤을 먹인다. 어어, 이상해.
분명 배우는 것 같은데, 흐음. 어디서 배우지? 왜 안가르쳐주는걸까. 엇, 혹시 독학인가 ----?!
혼자 골똘히 생각하고 있는데 선생님이 왠 남자애 한명이랑 걸어오신다. 캬, 역시 선생님 빛나요.
엥, 저 옆에 남자앤 누구야? 캬, 선생님이랑 같이 서있으니까 잘 어울린다. 쩌업.
"자, 소개할게요. 전학 온 친구니까 잘해줘야 돼요."
선생님이 새로온 남자애를 쳐다보자 녀석이 한번 웃고는 입을 연다.
"반가워, 전진이라고해. 앞으로 잘 부탁해."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