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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t : 257 date : 2005-11-13 00:43:4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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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장 신혜성. 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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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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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사랑이 정해져있니?
아니.
그런데 왜 그렇게 꼭 올바른 길을 가라고 하지?
덜 아프니까.
..... 아파?
잘못하면.
아프구나... 많이..?
응.. 많이.
"민우야 안녕."
교실에 들어서자 마자 날 반기는 반장이다. 무슨 말을 꺼낼까 고민도 하기 전에 동완이
목소리가 뒤에서 울려퍼진다. 어쩌지, 이럴 수도 없고 저럴 수도 없다.
이거 완전 진퇴양난이네. 어색하게 뒷통수를 긁으며 반장을 쳐다봤다.
"안 앉아? 앉아야지."
반장이 턱을 괴고있던 손을 쭉 뻗어 내 팔을 잡는다. 하얗고 길다란 팔이 무슨
가제트 용사 팔을 뻗는 것 처럼 쭉 뻗어나온다. 꽤 말랐다. 가늘고 길고 하얗고.
얼떨결에 자리에 앉자마자 동완이가 소리를 빽 지른다. 고막터진다, 진짜.
"이민우------!!!!!!!!!!!!!!!!"
"어? 어? 아, 알았어."
자리에서 일어나서 동완이에게로 걸어갔다. 어느새 친구들과 이야기를 하다말고 내 쪽으로
몸을 비튼 동완이가 신경질이 나는 듯 머리를 헤집어 놓는다. 그런다고 뭐가 달라질까.
어색하기만 하다. 녀석을 쳐다봐도 아무런 말도 하지 않는다. 너가 이러면. 너가 이러면.
가볼게 라는 말을 내뱉고 자리로 돌아가려는데 결국엔 김동완 말이 신경을 긁는다.
"내 충고 쓰레기통에 왜 버렸니."
"버린 적 없어."
"위험하다고 했잖아!!"
"... 뭐가 위험해."
"쟨 문정혁 밖에 몰라? 모르겠어?!"
동완아, 거기까지만 하자. 동완의 양 어깨에 손을 올렸다. 어느새 동완의 솟아오른 근육이
만져진다. 많이 변했구나. 내가 이렇게 변해오는 동안 너도 꽤 많이 변해버렸구나.
자조적인 웃음이 흘러나온다. 내가 누굴 위해서 이러고 있어야 하는거지.
나 좀 살려줘, 동완아. 숨이 막혀서 죽어버릴 것만 같아.
목을 옥죄이고 있던 넥타이를 풀어버렸다. 넥타이가 아래로 축 처졌는데도 목이 갑갑하다.
와이셔츠 단추를 서너개 풀어버렸다. 그제서야 갑갑한게 가시는 듯 하다.
".... 걔가 걜 못 잊는 만큼 나도 쟤 못 잊어."
"어제... 하고 싶은 말이 이거야..?"
"나도 나도.. 잊고 싶거든. 니 말 들으면 진짜 내가 병신 된 거 같아서. 미쳐버리겠거든? .. 근데 .. 그게 막 안돼."
".... 이민우."
"동완아, 나 좀 살려줘.."
*
살려줘 살려줘. 애써 두 눈을 감고 몸부림을 쳐보지만 보이지도 않는 게 목을 졸라온다.
공포가 백배는 더한다. 보이지도 않는 것. 그게 목을 옥 죄어오다니. 차라리 보이는 거면
어떻게 해서든지 도망이라도 치는 법을 생각해내겠는데 이건 보이지가 않아서 너무 막막하다.
어떻게 하면 이 공포에서 어떻게 하면 이 갑갑함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많이 아프고 많이 숨이 막혀오고 많이 울다 보면 이 공포에서 갑갑함에서 벗어날까?
"민우야, 나 보여?"
많이 들어본 목소리다. 한 쪽 눈을 찡그리며 뜨자 반장이다. 왜 하필이면 거기 앉았어.
반장의 등 뒤로 보이는 창문에서 강렬한 태양빛이 반장을 내리쬐는 바람에 엷어진다.
점점 사라져버릴 것 처럼 엷어져가는 듯한 반장이다. 문득 정신이 들어 손을 뻗어 반장의
팔을 잡아버렸다. 딱딱해. 아, 살아있구나. 안도의 한숨. 무슨 의미일까.
내 행동에 안심이라도 된 건지 다행이다 라며 가슴께를 쓸어내리는 반장이다.
점점 엷어진다. 그러지마. 그러지마. 달아나지마.
"어디야..?"
갈라져버렸다. 목소리가 쩍쩍 갈라져서 나온다. 딱히 담배를 피는 것도 아니고
에어콘 바람을 좋아하는 것도 아니라서 에어콘을 많이 쐬는 것도 아닌데 왜 갑자기
목이 갈라져버렸지. 가만히 누워 반장을 보고만 있는데 결국엔 반장이 침대 옆에 있는
작은 선반에서 물컵을 꺼내들더니 물을 받아온다. 꽤 가까운 거리에서 쪼르륵 하며 물을
따르는 소리가 들린다. 가까이. 가까이. 손에 잡힐 것 만큼. 가까이에.
"양호실이야. 물 마셔."
입 안으로 퍼지는 차가움에 입안이 얼얼하다. 다시 눕고 싶어. 정신을 차리고 돌아보니
양호실이다. 어쩐지 많이 본 것 같더라. 침대 위에 누워버리는데 반장이 멍하니 서있기만 한다.
체육 하는 반이 단 한 반도 없는건지 일층인데도 불구하고 아무런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양호선생님은 보건교육 때문에 양호실에 계시지 않는 모양이다. 내가 일어났는데도
와보지 않는 것 보면. 한시간 더 잘 생각으로 몸을 눕히는데 반장 목소리가 들린다.
"... 우리 안 되는거야?"
"뭐가."
"너랑 나. 문정혁 때문에 안 되나?"
".... 몰라."
"왜 안 되지. 난 지금 이민우가 좋은데."
"....."
"문정혁이 아니라 이민운데."
"........."
몸을 돌렸다.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릴 것만 같아서. 자꾸만 애달프게 들려오는
녀석의 목소리가 자꾸 귓전에서 엥엥 거려서. 그게 너무 싫어서 몸을 돌려버렸다.
무슨 대답이라도 해줘야 할텐데 입이 안 떨어진다. 자꾸만 보고 싶어져서.
내 앞에 있는 반장이 진짜 날 너무 좋아하는 것만 같아서 그게 너무 기뻐서.
반장 얼굴만 보면 울고 싶고 얼굴만 보면 키스하고 싶고 얼굴만 보면 안아주고 싶어서.
그게 ... 너무 슬프고 기뻐서.
"우리.. 그냥 사랑할까?"
"......."
"누가 뭐라 그래도.. 그냥 우리끼리 하자."
"........ ..."
"문정혁은 내가 다 잊을 수 있어. 그러니까.."
".........."
"그러니까... 그냥 우리.."
"......."
"사랑하자."
"..... .. 그래."
사랑이 정해져있니?
아니.
그런데 왜 그렇게 꼭 올바른 길을 가라고 하지?
덜 아프니까.
..... 아파?
잘못하면.
아프구나... 많이..?
응.. 많이.
*
방학을 했다. 어느새 성큼 다가온 한 여름 때문에 학교도 방학을 해버렸다.
뭐 그래봤자 보충 때문에 계속 학교를 나와야 하는데도 애들 얼굴엔 기쁨이 만연하다.
역시 방학이란건 남녀노소 좋은 건가보다. 가방을 챙겨들고 교실을 나오는데 반장이
손을 잡는다. 몇 일 째더라. 일주일 째 였나. 손을 잡고 걷는게 제일 좋다며
어딜 가든 내 손을 놓지 않는 반장 때문에 곤란한 적도 있었지만 이젠 상관없다.
".. 이민우."
"동완아."
"... 버렸구나."
"........."
"결국엔 니가."
동완이가 몸을 돌려버렸다. 얼마만이더라.
동완이를 따라가려고 하는데 신혜성과 마주잡은 손에서 힘이 느껴진다.
서서히 고개를 돌리는데 얼굴을 잔뜩 구기고 반장이 노려본다.
".... 가지마."
"잠깐만 갔다올게."
"가지마."
"진짜 잠깐만.."
"너 가면 나 죽어버릴거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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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umiko | 왜 죄다 죽는데니 .. ㅡㅡ 답답허다 |
11/13 12:4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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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혜성의 잠재 의식속에 문정혁이 박혀있어서 저런 말을 내뱉는 거 뿐이야 신혜성은 죽지 않아 ㅋㅋㅋㅋㅋ |
11/13 14: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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