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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t : 242 date : 2005-11-13 00:44:3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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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장 신혜성. 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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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놀래서 녀석을 쳐다봤다. 죽어버릴거야. 라니 황당함이라고 해야하나. 뭐랄까.
그 순간의 당혹감을 뭐라고 표현을 해야할까.
"그런 말 하는 거 아냐."
"왜?"
"죽는다는 말 함부로 쓰는거 아니야."
내 말에 반장이 두 눈을 감는다.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 반장을 가만히 쳐다보기만
했다. 그 녀석의 머릿속에 들어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을 하며.
곧 녀석이 두 눈을 떴고 방학식을 한 터라 꽤 일찍 끝난 학교 덕에 반장과 시내로 향했다.
꽤 오랜만에 나와본다. 항상 시험공부에 치여 이리치이고 저리치이던 나였는데
반장의 제의로 나온게 꽤 잘한 일인 듯 하다. 레코드 점에 들려 씨디를 사들고 나오는데
반장이 노래방을 발견했는지 덥석 노래방으로 끌고 들어간다.
"나 노래 못 하는데."
"내가 부를게. 듣기만 해."
방 안으로 들어와서는 신나게 버튼을 눌러댄다. 곧이어 녀석의 노래들이 줄줄이 쏟아지고
멍하니 앉아 녀석의 노래실력을 가만히 듣기만 하던 나는 곧 화장실이 가고 싶어지는 바람에
슬며시 자리에서 일어났다. 노래에 심취해버려서인지 아니면 내가 나가는 소리가 들리지
않은건지 녀석은 계속 노래방 기계에서 눈을 떼지 않았고 방문을 닫고 나오자 이곳 저곳에서
들리는 노랫소리에 나도 모르게 흥얼거리며 화장실로 들어갔다.
#
그런 말 하는 거 아냐. 왜? 죽는다는 말 함부로 쓰는거 아니야.
노래방 문을 조심스레 열고 나가는 민우의 모습을 다 보고 있었으면서도 자리에
가만히 앉아있었다. 딱히 따라갈 용기가 나지 않았던 탓이었을까. 노래방에 들어와서
노래만 불러대서 목이 아프기도 했다. 민우의 모습이 사라지는 것을 확인하고 나서야
마이크를 의자 옆으로 던지다시피 내동댕이 쳤다. 죽어버릴거야. 문정혁이 떠올랐다.
왜 그 상황에서 문정혁이 떠올랐을까. 난데없는 문정혁의 출현에 당황했던 탓이었을까.
죽는다는 말 함부로 쓰는거 아니야. .. 죽는다는 말. 민우의 말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 문정혁이 이 말을 했을 때 내가 그 소리를 했으면 지금쯤 살아있었을까.
살아 있었을까. 문정혁? 죽지 않고 내 옆에 있었을거야? 대답 좀 해봐.
#
"노래 안 불러?"
화장실을 갔다오는데 노랫소리가 멈춘 방안이라 잘 못 들어왔나 하며 놀라 사람을 보자
잘 못 들어온건 아닌데. 하며 녀석을 향해 입을 벙긋거렸다. 그제서야 정신이 든 건지
옆에 놓인 마이크를 들더니 노래가 시작되는 중반부부터 덥석 불러댄다. 무슨 생각이었지.
궁금하지만 그래도 뭐 딱히 그걸 물어볼 권리란 게 없으니 그저 바라볼 수 밖에야.
가만히 녀석의 옆에 앉아 녀석의 노래를 경청하기만 했다.
*
"무슨 생각했어?"
"응?"
"노래방에서 노래도 안 부르고."
"아, 그냥."
손을 잡고 걷다가 말을 꺼냈다. 아무런 거리낌 없이 대답하는 녀석의 말에 주눅든건 나.
괜스레 민망해져서 아, 그래 라며 얼버무렸지만 자꾸 신경이 쓰이는 이유가 뭘까.
집이 보이고 녀석의 손에서 내 손을 빼내버렸다. 한 여름이라 손을 잡고 있으니까 손에
땀이 차는 바람에 손이 끈적거린다. 그런데도 왜 이렇게 잡고 있었던거지.
"나 갈게."
"그래, 잘가."
몸을 휙 돌리는 반장이다. 얼라? 맨날 집에 데려다준다고 방방거리던 녀석이 이렇게 멀리서
왠일로 몸을 휙 돌리지? 이상해서 녀석의 뒷모습만 뻐끔거리며 쳐다봤다. 뭔가가 있는데.
도저히 물어볼 용기가 나지 않는다. 할 수 없이 가방끈을 고쳐메고 단지 안으로 들어서자
꽤 오랜만에 보는 누군가가 보인다.
"선호야!"
"이민우!"
"왠일이야?"
"너랑 놀려구."
녀석이 생글 웃는다. 이쁘게 생긴 게 웃으니 더 이쁘네. 우리집과 반대방향인 녀석이
왠일로 여기까지 다 행차를 하셨어. 맨날 자기네 집 주변에서 놀자고 징징 거리던게.
괜히 녀석의 행동이 귀여워보여서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남자 치고는 꽤 작은 키인
내 키 덕분에 다른 아이들에게 귀엽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었는데 나보다 더 키가 작은
녀석을 본 뒤로는 마냥 신기하기도 해서 내가 먼저 친구하자고 쫓아다녔던 기억이 있다.
"동완이는 어쩌구?"
"집에 있지."
"나 기다린거야?"
"응. 늦게 오네?"
아하하 라며 얼버무렸다. 설마 기다려줄 줄은 어쩌다가 만난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더니
정말 기다린 모양이다. 이 심심한 놀이터에 앉아 무슨 생각을 하며 날 기다리고 있었을까.
어린아이처럼 그네로 뛰어가더니 발을 몇 번 구르더니 선호의 몸이 붕 날아오른다.
유독 그네를 좋아했다. 뭐 나도 그네를 좋아하긴 하지만 그네에서 몸이 떠 올랐을 때의
기분이 좋다나 어쩌다나. 그네를 좋아하는 선호라 항상 놀이터에 오면 그네부터 찾곤했던게
살포시 생각난다.
"신혜성이랑 사귄다며."
"아, 응."
"소문 다 났다. 전교에?"
"응. 들었어."
"안 힘들어?"
"뭐가?"
지지직. 발로 모래를 끌어본다. 그네가 끽끽 거리는 소리를 내며 멈추고 선호의 나긋나긋한
목소리가 놀이터에 한가득 퍼진다. 밤하늘엔 어느새 별들이 촘촘히 박혀있다.
구석구석 숨어있는 고양이들의 울음소리와 한 여름의 열대야와 설레이는 가슴과
너무도 안타까움 감정들이 섞여 무어라 말할 수 없는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신혜성이랑 사귀면 너가 많이 힘들텐데."
"서로 좋아하니까."
"세상엔 사랑 이라는 말로 단정 지을 수 있는게 몇 개 없어."
"..... 알고 있어."
설레이는 마음과 안타까운 마음이 교차한다.
신혜성을 너무 좋아해서 설레이는 내 마음과 그런 날 보며 안타까워하는 선호의 마음이.
그 두개의 마음이 서로 교차해서 결국엔 서로에게 아무런 말도 남겨줄 수 없다.
그게 얽히고 얽혀서 결국은 결국은 서로도 감싸안을 수 없는 생채기만 남기고 돌아선다.
".. 그런데도 할려구?"
"감춘다고 해서 마음이 숨겨지는 건 아니니까."
그래, 감춘다고 해서 이 마음이 숨겨지는 거였으면 벌써 숨기고도 남았겠지.
혼자 이리 마음 졸여가며 결국엔 이런 상태까지 오진 않았겠지. 충분히 알아.
문정혁 못 잊을 애라는거 알면서도 시작한 건 나야. 어쩔 수 없어.
"좀 많이.. 아플거야. 민우야.."
"그거.. 다 감수하고 시작하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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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umiko | 아, 드디어 17편 ㅠㅠ 인제 3편남았심 아행행행 |
11/13 12:5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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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ㅋㅋㅋㅋㅋㅋ 열심히 읽어서 축하하쎼엠 |
11/13 14: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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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ㅋㅋㅋㅋㅋㅋ 열심히 읽어서 축하하쎼엠 |
11/13 14: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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