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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t : 228 date : 2005-11-13 00:45:5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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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장 신혜성. 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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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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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어쩌지..?"
겨우 입 밖으로 끄집어 낸 소리였다. 목을 쥐어짜듯 비틀어내듯 신음하며 흘린 소리는
내가 이제 어떻게 행동해야 하느냐에 대한 질문이었다. 동완이는 어이가 없는 듯 헛웃음을
터트리며 웃기 시작했고 나만 가만히 서서 녀석의 비아냥 거리는 듯한 웃음소리를
온 몸으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이 따위의 비아냥따윈 받아도 싸다.
"어쩌지? 지금 니가 한 말이 어쩌지? 푸하하."
"김동완, 그만 좀 웃어."
"이선호 조용히 해봐. 지금 들었어? 이민우가 한 말?"
동완이 선호를 보며 웃어제낀다. 아예 허리가 뒤로 휘어질 정도로 웃어대는 녀석의 행동에
선호가 보기 싫은 듯 이맛살을 찌푸린다. 이건 진짜 웃겨서가 아니라 과장이다.
단순히 녀석은 지금 과장된 몸짓을 하고 있는 것 뿐이다. 아무도 녀석의 속마음을
알 수 없다고 결단한 내가 몸을 돌려버리자 그제서야 웃음을 뚝 멈춘다.
"부러웠어."
"뭐가."
"좋아한다는 거 티내고 다닐 수 있는 게. 난 선호 좋아하는데 그렇게 못 했으니까. 한편으론 분하기도 했지."
"....."
은그슬쩍 선호를 쳐다보자 쪽팔린 듯 얼굴이 조금씩 새빨개져온다.
그러나 지금은 선호를 신경 쓸 여유가 없다. 동완의 말에 모든 신경세포들이 반응하고
있어서 다른 어떤 것에 신경을 쓸 틈을 주질 않는다.
몸을 녀석 쪽으로 다시 돌리자 그제서야 녀석이 내 눈동자에 시선을 고정시킨다.
"그래서 였을까. 신혜성 문정혁. 둘다 싫어하게 된 게."
"......"
"물론 선호는 신혜성이랑도 잘 어울려 다녔겠지만. 신혜성이 문정혁이랑 죽고 못사는 사이였다는 건 운영중학교 나온 애들이면 누구나 알아."
"....... ..."
"그런 둘 사이에 이민우가 끼어들 자리가 없다고 판단했어."
"..... ..."
"아니, 끼어들어도 이민우만 다칠 거라는 생각이었어."
녀석이 목소리가 조금씩 떨려오고 있었다. 이런 말이 나올 거라곤 생각도 못 하고 있어서
였을까. 그런 녀석의 말들이 조금씩 날카로운 파편으로 변해서 가슴을 파고든다.
아무렇지도 않은 척 그냥 담담한 척 받아들이고 있기에는 너무 상처투성이다.
가쁜 숨을 내뱉고 이성의 끈을 놓치도 않고 녀석을 바라봤다. 이성의 끈을 놓아버리면
나도 모르게 미쳐 날뛸 것만 같았기에 내 몸은 점점 긴장되어가고 있었다.
"그래서 말렸어. 내 친구니까."
"...... ..."
"내 친구 아픈 거 보기 싫었으니까, 죽도록 말렸는데. 그 충고 버린 건 너였어."
"...... ..."
"안 버릴 줄 알았거든. 이민우는 똑똑하니까."
".... 응.."
"진짜 똑똑하니까. 근데 너도 사랑 앞에선 무너지는구나."
동완이 침을 꿀꺽 삼켰다. 조용해진 복도는 어느새 간호사 들이 바삐 움직이기 시작했고
구석쪽에 자리를 잡은 우리 셋의 대화에는 그 누구도 신경쓰고 있는 것 같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그 편이 나은 건지도 모르겠다. 고개를 설레설레 내저었다.
"신혜성이 무너져내린 것 처럼."
"..... 무슨 소리야?!"
"똑같이 무너져내리는 구나."
".... 무슨 소리냐고 묻잖아!"
"똑같아. 둘다 무너져내렸어."
"무슨 소리냐구!!"
이해 할 수 없는 동완의 말 때문에 동완의 멱살을 움켜잡았다.
나보다 등치도 있는 녀석이었지만 별다른 저항없는 녀석의 몸짓에 멱살이 움켜 잡힌 채
날 향해 끝까지 또박또박 말을 내뱉는 녀석의 마지막 말에 난 대꾸도 하지 못한 채
녀석의 옷깃을 힘 없이 내려놓아야만 했다.
"신혜성.. 죽었으면 좋겠어."
녀석은 선호와 함께 병원을 빠져나갔고 복도에 혼자 쭈그려 앉은 채 눈물을 흘렸다.
이미 빠져버렸는데, 너무 깊게 빠져서 다시는 헤어나올 수 조차 없는 것만 같은데.
그 늪에 내 꾀에 내가 넘어갔다고 생각하니까 너무 분하고 억울해서.
신혜성과 내가 똑같이 망가져간다는 게 너무 두려워서. 너무 무섭고 아플 것만 같아서.
차마 앞으로 전진 할 수 없을 것만 같아서. ... 그래서 자꾸만 눈물이 났다.
*
"혜성이 내일이면 퇴원이래요. 다들 한 번씩 문병 가도록. 오늘 종례 끝."
야자가 없는 날이라 종례를 마치자 마자 아이들이 하나둘 가방을 싸면서 소리를 지른다.
집에 가서 잠을 잘 거라는 아이, 컴퓨터를 할 거라는 아이, 노래방을 간다는 아이 등
시끌벅적한 분위기 속에서 묵묵히 가방만을 챙겼다. 아까부터 머릿속은 이미 신혜성 뿐이다.
문병. 가게 되더라도 오늘이 마지막일텐데, 가방을 다 싸들고 복도로 걸어나오자
동완이 녀석이 보인다. 그 날 이후로 벌써 일주일이 흘렀는데도 아무런 말이 없다.
괜히 괘씸해져서 녀석의 뒤에서 가만히 옆구리를 콕콕 찔렀다.
"뭐야."
"나 미워하지마."
"......"
내가 하고 싶었던 말은 아니었지만 멋대로 튀어나가는 말에 씩 웃어보였다.
녀석은 그제서야 함께 웃으며 내 머리칼을 헤집어 놓았다.
"안 미워. 문병 잘 갔다와."
동완이 녀석의 배웅을 받으며 교문으로 걸어나오자 여름 날 뜨거웠던 태양도 어느새 사라졌다.
한풀 꺽인 기세로 바람과 함께 있는 햇빛이 유난히도 눈이 부셔서 가만히 눈을 찡그렸다.
왠지 모르게 가을내음이 난다. 아직 뜨겁긴 하지만 좀더 온화해진 날씨.
포근해진 날씨 덕에 가슴을 한 번 펴고 크게 심호흡을 하고 병원으로 냅다 뛰었다.
병원에 다다르자 숨이 차오른다. 헉헉 거리며 녀석의 문 앞에서 가만히 멀뚱멀뚱 서있었다.
그러기를 오분정도 지났을까. 결국 두 눈을 꾹 감고 문고리를 돌리자 녀석의 목소리가 퍼진다.
"민우야?"
"응.."
"지인짜 오랜만이다. 왜 한번두 안 왔어?"
"개학도 하고.. 그래서."
"히히."
헤맑게 웃어보이는 녀석을 향해 싱긋 웃어주고는 침대 구석에 걸터 앉았다.
6인용 병실이라 그런지 주변에 누워있는 할아버지 할머니들도 계셨고, 젊은 나이는 녀석
하나 뿐인 듯 했다. 심심했겠구나. 다행히 창가 쪽이라 밖으로 지나다니는 사람들도 간간히
봤을테니 그리 심심하진 않았겠다 싶어 몸을 일으키자 녀석이 가방을 꾹 잡는다.
"벌써 가게?"
".... 응."
"좀만 있다 가. 응? 심심해 죽겠단 말야."
눈꼬리가 휙 휘어지도록 웃어보이는 녀석의 행동에 웃음을 터트리곤 다시 침대 위에
앉아버렸다. 아무말도 없이 갑자기 손을 잡는 녀석의 행동에 놀랐지만 그러려니 하고
손을 잡고 가만히 있는데 녀석의 불쑥 입을 연다.
"나.. 왜 살렸어?"
"......... 응?"
"왜 살렸을까. 그게 궁금했어."
"......"
녀석의 질문에 녀석을 바라보자 아까부터 유난히 내리쬐는 듯 하던 햇빛이 오로지
녀석에게로만 향한 것 같이 비춘다. 햇빛에 의해 사람이 투명해지는 듯한 기분.
확 날아가버릴 것만 같은 기분에 녀석과 맞잡은 손에 좀더 힘을 주었다.
"약 먹으면서 너 생각했어. 이렇게 가면 볼 수 있을까. 목소리는 들을 수 있을까."
"........ ..."
"근데 다시 보게 됬네."
"그래서 싫어?"
"아니. 그래서 좋아."
이번엔 녀석이 손에 좀 더 힘을 준다. 날아갈 듯 부서질 듯 위태롭게 흔들리는 것 같던
녀석의 모습이 어느새 다시 원래의 모습을 찾고 있다. 한 여름날의 작렬하던 태양만큼
열렬한 사랑을 문정혁과 불태웠던 신혜성은 어느새 다 식어빠진 몸뚱아리를 이끌고
지쳐 쓰러져있었다. 그걸 발견하지 못 했더라면 신혜성이란 사람은 이 자리에 있지 않겠지.
꽤 큰 용기를 내서 녀석을 끌어안아버렸다. 그래봤자 내가 안긴 꼴이겠지만.
눈부신 태양과 병원 특유의 포르말린 냄새와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살내음까지.
병실 안에 잔잔히 퍼지는 모든 것들이 내 마음을 진정시켜 주고 있었다.
"다시 ... 볼 수 있어서..."
"...... ..."
"살려줘서.. ... 너무 감사합니다."
눈물을 잔뜩 머금은 듯한 녀석의 목소리까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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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umiko | 칫 결국 사는구나. 사실 난 죽길 바랬 ....... <- |
11/13 13:0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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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자슥아 ㅡㅡ 왜 죽어 ㅋㅋㅋㅋㅋㅋㅋㅋ 해피엔딩이란 말이닷! |
11/13 14: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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