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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거리 연애, 그 길의 시작은 핸들
잡는 용기에서 나의 장롱면허운전연
수 이야기사랑을 한다는 건 마음뿐 아
니라 거리도 극복해야 하는 일 같아요
. 주말마다 수 시간씩 열차를 타고
가는 일도 처음엔 설렜지만, 반복될수
록 체력도, 시간도, 감정도 지치더라
고요. 왜 차가 없을까 하는 생각에
잠긴 날이 많았지요. 그렇다고 당장
차량을 산다고 해도 문제는 운전이었어
요. 면허는 있었지만 한 번도 제대로
몰아본 적 없는 장롱면허 상태였거든
요. 언제부턴가 도로는 너무 빠르고
복잡하게만 느껴졌고, 나 같은 사람이
과연 할 수 있을까 싶은 마음에 계
속 미뤘던 일이었어요. 그런데 한순간
깨달았어요. 이 연애를 지속하고 싶
다면 더는 타인의 시간표에 의지하지
말아야겠다고요. 그렇게 저는 장롱면허
운전연수라는 새로운 도전을 결심하게
되었어요.첫날, 아침 공기가 낯설게
느껴졌어요. 강사님이 도착하신다고 연
락이 왔을 때부터 심장이 두근거리더라
고요. 제 차량 앞에 서 있으니 어쩐
지 책임감이 확 다가왔어요. 시동을
거는 순간 손끝이 떨렸고, 사이드미러
를 맞추는 것조차 낯설었어요. 강사님
은 차분한 목소리로 천천히, 괜찮아요
라고 해주셨어요. 그 말 한마디가 참
고마웠어요. 그날은 골목길 위주로
저속 주행부터 시작했지요. 브레이크
타이밍, 차선 유지, 방향지시등 넣는
순서까지, 하나하나 기억을 더듬는
느낌이었어요. 골목에서 마주 오는 차
를 피할 때면 얼어붙기도 했지만, 그
럴 때마다 강사님이 좋아요, 잘했어요
라고 해주셨고, 그런 말에 살짝 자신
감이 생기더라고요.둘째 날은 본격적으
로 도심으로 나가게 되었어요. 신호등
많은 교차로, 복잡한 좌회전, 왕복
4차선 도로. 다리가 떨릴 정도로
긴장했어요. 하지만 함께 동승한 강사
님의 코칭은 한결같았어요. 보행자 우
선, 신호 타이밍, 유턴 포인트까지
실시간 피드백을 주시니 감각이 조금씩
살아났어요. 이날 가장 기억에 남는
건 강사님의 한마디였어요. 운전은
결국 패턴이에요. 패턴을 익히면 그다
음엔 감각으로 갈 수 있어요. 그렇게
도심 한 바퀴를 돌고 돌아오는 길에
는 처음보다 확실히 안정된 핸들링을
느낄 수 있었어요.셋째 날은 주차 집
중 훈련이었어요. 사실 운전보다 더
두려운 게 바로 이 주차였어요. 후방
카메라에만 의존하던 지난 기억들이 떠
오르더라고요. 하지만 이번엔 달랐어요
. 강사님이 사이드미러를 기준으로 각
도와 바퀴 방향, 후진 타이밍까지 논
리적으로 설명해주시니 이해가 확 되었
어요. 여러 번 실습하면서 마트 주차
장, 도로변, 아파트 주차장 등 상황
별로 반복 훈련을 했고, 서툴긴 했지
만 점점 익숙해졌어요. 특히 평행주차
는 자신 없었지만, 강사님의 기준선
설명 덕분에 한 번에 성공했을 땐 뿌
듯함이 말로 다 표현 안 되더라고요.
넷째 날은 자율 연수로 진행됐어요.
강사님이 옆에 계셨지만 제가 직접 목
적지를 정하고 경로를 짜며 운전했어요
. 평소 애인 집 근처 골목, 마트,
고속도로 진입 구간을 포함해 코스를
구성했죠. 가장 인상 깊었던 건,
처음엔 핸들을 잡는 것조차 겁났던 제
가 이제는 방향지시등을 자연스럽게 넣
고, 차선을 바꾸고, 신호에 맞춰 움
직인다는 거였어요. 물론 아직은 미숙
한 점도 있었지만, 강사님은 이 정도
면 아주 잘하시는 편이에요라고 해주셨
어요. 마지막 날 집에 돌아와서는 스
스로도 믿기 어려울 만큼의 변화가 느
껴졌어요. 장롱면허운전연수, 그 경험
은 단순한 기술 이상의 감정적 해방이
었어요.장거리 연애는 시간을 넘어서는
애정이 필요한 일이에요. 하지만 때
론 물리적인 거리가 가장 큰 걸림돌이
되기도 해요. 매번 대중교통 시간에
쫓기던 나날을 바꾸고 싶었기에, 그
리고 사랑하는 사람을 조금 더 자주,
조금 더 자유롭게 만나고 싶었기에
저는 운전대를 잡았어요. 장롱면허운전
연수는 제게 그 자유를 제공해줬고,
무엇보다 스스로에게 용기를 내볼 기회
를 줬어요.여섯 번이나 반복했던 장롱
면허운전연수라는 단어, 그 무게만큼이
나 제게는 깊이 각인된 시간이었어요.
다시 운전을 시작하는 게 두려웠던
분들에게 꼭 말해주고 싶어요. 처음은
다 떨려요. 하지만 한 걸음 내디뎠
을 때 세상은 조금 더 가까워지고,
그 안에 누군가가 기다리고 있다면 그
이유만으로도 충분하다고요. 지금 이
글을 읽고 계신다면, 당신도 이미
시작하고 있는 걸지도 몰라요.오늘은
어제보다 조금 더, 나아가기로 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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