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나는 『성경. 구약전서』에 나오는 인물이다. 북이스라엘의 왕 여로보암 2세의 통치시기(기원전 787-기원전 747)에 활동했던 예언자이다.『성경 구약전서』에 따르면 아밋대의 아들 요나는 하나님 여호와로부터 아시리아의 수도 니네베에 가서 니네베가 멸망할 것이라는 사실을 예언하라는 명령을 받았으나 그 사명을 회피하려고 욥바의 항구에 배를 타고 달아났다. 그러나 태풍을 만나 바다에 던져진 요나는 큰 물고기의 뱃속에서 고통스럽게 지내다가 육지에 토해진다. 그리하여 마침내 하나님의 명령대로 니네베에서 예언하였으므로 니네베는 멸망을 면하게 되었다고 한다. 요나는 한평생 자신의 운명을 도피하려고 했으나 언제나 수포로 돌아간다.
인본주의심리학자 메슬로는 요나의 심리와 성격을 가지고 "요나 콤플렉스(Jonah complex)"라는 심리학의 개념을 만들었다. “요나 콤플렉스”는 인간의 무의식 속에 존재하는 성공을 두려워하고 절정 체험을 도피하려고 하는 경향이나 자기의 능력이나 태도나 주장을 가급적으로 감추고 드러내려 하지 않는 심리적 경향을 가리킨다.
“요나 콤플렉스”는 인간이 자신의 마음을 통제하기 어렵고 또 그래서 자신이 남들 앞에서 망신을 당하거나 남들의 암해에 의해 와해되거나 절정체험으로 인해 훼멸될까봐 무서워 합리적인 공포심리라고 할 수 있다.
우리의 사회에서 우수하고 빼어난 사람들은 흔히 카멜레온처럼 자신을 위장하는 위장술을 터득하지 않고는 살아남기 어렵다. 적어도 이런 사람들은 자기의 능력이나 잠재력을 드러내지 않는 처세술을 터득하지 않으면 안 된다. 우리의 사회는 한 재능 있는 사람이 “나는 능력자다, 나는 총명한 사람이다, 나는 천재다”라고 공언(公言)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다. 이러한 태도는 타인들의 심기를 건드리기 십상이다. 이렇게 자기의 능력을 공언하는 사람들에게는 흔히 교오자만이라는 딱지가 붙어 다니기 마련이고 따라서 타인의 적대(敵對)적인 반응이나 적의(敵意)를 초래하게 되고 심지어는 무자비한 타격이나 암해를 당하게 된다.
우리 문단의 사례를 하나 들어보기로 하자. 우리 문단의 재기발랄한 한 시인은 지금으로부터 10년 전까지만 해도 “천자가 불러도 배에 오르지 않고 스스로 자신을 술 속에서 사는 신선(天子呼來不上船, 自稱臣是酒中仙)”이라고 하면서 “하늘이 낸 내 재주 반드시 쓰일 때가 있으리라(天生我才必有用)”라고 공언하고 다녔던 시선 리태백을 연상하게 하는 호기(浩氣)를 뿜어내군 하였다. 한 번은 시단의 모임이 끝난 술자리에서 술상에 빙 둘러 앉은 시우(詩友)들을 둘러보면서 나를 보고 나지막하게 “나와 형님을 빼고 이 술상에 앉은 제씨들 중에 글쟁이라고 할 만한 친구들이 몇이나 되오?”라고 말하여 나는 남들이 들을까봐 놀란 적 있다. 바로 이런 오기(傲氣) . 호기(浩氣) 때문에, 바로 이런 하늘이 얼마나 높고 땅이 얼마나 두터운지 모르는 교만(驕慢) 때문에 이 시인 친구는 많은 대가를 지불해야 했다. 그래서 적잖은 시우들로부터 왕따를 당했고 직장에서도 많은 소외를 당했다.
그런데 세월이 약이라는 말이 확실히 맞는다는 것을 나는 요즘의 이 친구의 일거일동을 지켜보면서 절실히 느낄 수 있었다. 세심혁면(洗心革面)- 이전의 마음을 깨끗이 세척하고 이전의 얼굴을 완전히 바꾸었기 때문이다. 확실히 이 친구는 이전과는 완전히 딴 사람이 되었다. 적어도 대단히 겸손해졌고 그 도고하던 머리를 남들에게 숙일 줄을 알고, 인사를 할 줄을 알게 되었다. 진짜로 겸손해졌는지 아니면 카멜레온처럼 위장의 옷을 입었는지는 아직은 더 지켜보아야 하겠지만 아무튼 변해도 너무 많이 변해졌다.
그러나 이 친구와는 다른 한 부류의 인간들도 있다. 어쩌면 천생적으로 “요나 콤플렉스”를 갖고 태어난 것 같은 이들도 많다. 이런 친구들은 전형적인 호인(好人)의 이미지를 갖고 있다. 겸손하고 순종적이고 수줍고 심지어는 남들 앞에서 스스로를 폄하하기도 주저하지 않는다. 하기에 이런 친구들은 절대로 도를 벗어난 행동을 하지 않고 모난 짓을 하지 않으며 모든 시비에 말려들려고 하지 않고 언제나 중도(中道)를 걷느라고 무진 애를 다 쓴다.
그러나 이런 “요나 콤플렉스”가 강한 호인(好人)들은 또 흔히 자기의 정의로운 사업을 도피하고 시비를 도피하고 자신의 책임감과 사명감을 도피하려고 한다.
그런데 반드시 지적하고 넘어가고 싶은 것은 이런 “요나 콤플렉스”가 강한 호인(好人)들은 도피심리 공포심리 우유부단성 이중심리 등을 갖고 있는바 이런 것들은 모두 전형적인 “신경증(神經症)의 반응이라는 점이다.
“요나 콤플렉스”에 한평생을 끌려가는 친구들은 이것은 자신의 고상하고 독립적인 인격을 완성하는 데 있어서 아주 큰 기반(羈絆)임을 잘 알아야 할 것이다.
그것은 인간의 고상하고 독립적인 인격은 진리. 논리. 정의 . 일치성 . 시비감 . 책임감의 토대 우에서만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2007년 4월 12일 연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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