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그매니아 - 봄 편지 / 성은경 사랑한다는 말을 어렵게, 어렵게 썼다 몇 번이나 썼다가 찢어버린 종이는 머리맡에 쌓였지만 아직도 사랑한다는 말을 하고도 가슴이 떨려 눈을 감는다 내 생각의 깊이가 그대와 닿을 수 없는 거리에 있고 항상 바라만 보고 서있는 안타까움은 보고 싶다는 마음 하나 만으로는 그대를 잡을 수 없을 것 같기에 지금 봄빛은 자꾸만 뜨거워져 이고 섰는 하늘 아래는 라일락의 보라향기가 익사하는데 분홍빛 설레던 가슴 위에도 새살처럼 푸름이 덮여버리고 늦은 밤의 그리움만 가득 부어서 그대 잠든 창으로 자꾸 자꾸 보내고 싶었다 추춤거리며 뒤 따라가던 추신 하나가 신발 속의 모래알처럼 따끔거려도 그저 눈감고 그대만을 사랑한다며 무너져 내리는 이 봄날을 보내고 싶었다 낭송 / 최은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