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 평 기 행

   숭선과 남평사이 경계를 이루는 호곡산 언덕에 올라 조선의 유명한 무산철광이 위치한 무산시를 일별하고 일행은 남평진 경내에 들어섰다. 남평진은 1998년 11월에 덕화, 로과, 용화 등 세개 향진을 합병하여 만든 새로운 진이다. 화룡시로부터 52킬로메터 떨어진 동남부쪽에 위치한 남평진은 인구가 1만여명으로 이가운데 조선족이 75%를 차지하는 향진이다. 

  남평진 소재지 남평촌은 두만강을 끼고 갯벌에 앉은 자그마한 동네였다. 인가가 80여가구 정도이지만 이곳은 천리 두만강 연안에서 두번째 향진 소재지이고 숭선다음의 두번째 통상구이기도 하다.     

  남평마을이 형성된 시간은 길지 않았다. 남평촌지의 기록을 보면 1918년경에 남평툰이 건립되였다. 남평(南坪)이란 지명의 유래에는 두가지 설이 있었다. 하나는 정설로서 마을뒤산 남쪽비탈이 평탄한 지형이기에 남평이라 불렀다 한다. 다른 하나는 민간으로 전해내려온 야사로서 강건너에서 애타게 부르던 “남편”이 번져서 “남평”이 됐다는 얘기이다.

  두만강북안의 개척초기 척박한 땅에 매달려 근근득식하며 살아가던 조선의 농사군들이 땅이 비옥한 강건너로 가만히 건너다니며 날농사를 했었다. 날농사란 봄에 강을 건너와 씨를 뿌리고 가을에 걷어가는 농사이다. 말하자면 춘경추수(春耕秋收)였다. 어느해 여름인가 두만강에 물이 져 날농사하러 건너온 남정들이 며칠을 두고 건너가지 못하게 됐다. 강을 사이에 두고 저편에서는 이쪽을 걱정하고 이쪽에서는 저편을 념려하며 서로 강역에 나서서 부르며 찾았단다. “여봅소, 우리 남편 편안합꾸마?” 강건너에서 애끓게 안부를 물으면 “우리 노덕(함경도 사투리로 마누라란 뜻)이두 편안한가?”하고 이쪽에서도 속을 태웠단다. 부르고 찾고, 찾고 대답하며 그렇게 반복하는중에 그것이 마을이름으로 지어져 건너편 동네는 “노덕”이 되고 강 이편은 “남평”이 되였다 한다. 

  기실 남평의 맞은편에 있는 조선 동네는 함경북도 무산군 칠성리(七星里)란 곳이다. 하지만 강을 사이두고 국경다리가 있을뿐 건너편에는 인가가 보이지 않았다. 통상구 국경다리로 이어진 조선쪽 세관은 칠성세관이고 이쪽은 남평세관이다.   

  우리가 남평에 도착했을때는 국경다리 공사가 아직 완공되지 않아 강역에서 공사민공들이 오후일을 마무리하고 있었다. 남평통상구 국경다리 공사는 지난해 8월말에 시작했다. 중국과 조선에서 공동으로 590만원(인민페)을 투자하였는데 중국측에서 공사를 책임지고 금년 상반기전으로 준공할 예정이라 한다. 국경다리의 총길이는 160메터이고 너비는 12메터이며 백년일우의 특대홍수에 대처할수 있는 표준으로 건설하게 된다한다. 

  남평세관은 국가1급통상구로서 화룡시와 조선 함경북도 무산군을 이어놓는 국제통로이다. 남평세관은 1929년 12월에 설립되였다. 해방전과 해방후 이곳은 줄곧 중조 량국 주민들이 생필품 교역을 할수 있는 통로로 되여왔다. 1985년 세관으로 격상되면서 남평통상구에는 세관, 통상구 파출소, 위생검역소, 식품위생검역소, 동식물검역소, 화페태환처 등 기구가 설립되였다. 1985년 4월 길림성 정부의 비준을 거쳐 당시 화룡현 대외무역국과 조선 무산군에서 소액의 물물교역을 진행하기 시작했는데 1986년의 수출입 무역총액이 458만원에 달했다. 

  남평통상구는 국경다리 공사 때문에 한동안 업무를 중단했다가 2003년 10월에 통관실무를 회복하였다. 회복후 3개월사이에 수출입 화물이 3만 2774톤에 달했는데 그가운데 무산철광으로부터 들여오는 정제철분이 2만 8087톤에 달해 화물운송 총량의 86%를 차지했다.  

  남평진 정부 사무청사는 바로 국경다리 서편 두만강가에 남향으로 자리잡고 있었다. 2층 사무실에서 일행은 남평진 당위원회 윤영혁서기를 만났다. 얼굴에 약간 피곤기가 보였지만 두눈에는 젊은 패기가 넘쳐있었다. 금년에 36살인 윤영혁씨는  오래동안 향진간부로 근무하다가 2001년말 남평진 당위원회 서기로 임명되였다.

  윤서기로부터 우리는 남평진의 개황을 소개받았다. 남평진은 현재 14개 행정촌에 55개 자연툰이 있다. 농업인구가 65%인데 지난해 일인당 수입이 1958원에 달했다. 진의 총면적은 875평방킬로메터이고 경작지 면적이 2740헥타르이다. 이가운데 수전이 347헥타르이고 한전이 2353헥타르이다. 지난해 생산총액이 1638만원인데 잎담배 등 공예작물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