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법무부는 다음달 1일부터 무역 등 상용(商用)목적이나 국제회의, 문화행사 등을 위해 국내에 들어오려는 중국인들이 여러 번 입출국이 가능한 `복수사증'을 발급받을 수 있는 요건을 대폭 완화한다고 26일 밝혔다.
이는 올해가 `중ㆍ한 교류의 해'이고 내년 북경 올림픽이 개최되는 점 등을 계기로 방한 때마다 사증을 신청하는 중국인들의 불편을 덜어줘 양국간의 교류협력을 촉진하고 대 중국 관광적자를 해소하기 위한 조치이다.
이와 함께 한국 정부는 5인 이상의 중국인 초ㆍ중ㆍ고교생 수학여행단이 사증 없이 입국할 수 있게 했다.
◆ 복수사증 발급 확대 = 이번 조치의 대상은 비즈니스를 위한 단기상용(C-2) 사증과 국제행사나 문화 활동을 위한 단기종합(C-3) 사증을 발급 받으려는 중국인들이다.
1년을 유효기간으로 하고 한 번 입국시 최장 90일까지 국내 체류가 가능한 이 사증들은 단수로 발급되면 한 차례 사용된 뒤 효력을 잃지만, 복수일 경우 유효기간 내에 자유롭게 오갈 수 있다.
`복수 C-2 사증'의 경우, 현행 제도상 중국 공기업 또는 한국과 연간 교역액이 5만 불 이상인 사기업의 관리자나 2년 이상 근무한 정규 직원, 국내 기업과 거래 실적이 있는 중국 회사에서 1년 이상 근무한 임직원 중 단수 C-3 사증으로 5회 이상 불법체류 없이 입국했던 자들에게만 발급돼 왔다.
그러나 내달 1일부터는 이 요건에서 `5만불 이상'이었던 연간 교역액이 `3만불 이상'으로, `출입국 횟수 5회 이상'이 `2회 이상'으로 대폭 하향 조정된다.
복수로는 거의 발급되지 않았던 C-3 사증은 이번 조치로 한국 정부가 초청한 중국인, 중국 공인자격을 딴 변호사ㆍ의사ㆍ회계사 등 전문 직업인, 대학 전임강사 이상의 직위를 가진 중국인 등이 국제회의, 문화예술, 학술 등을 위해 입국할 때는 복수로 발급된다. 또한 과거 1년 이내에 2회 이상 입국한 사실이 있는 단체 여행객 인솔자, 국내 여행사 협회나 카지노 협회 등에서 우수고객으로 초청한 자 등도 복수 C-3 사증을 받을 수 있다. 아울러 법무부장관에게 있던 복수사증 발급권한이 중국 주재 공관장에게 위임돼 신청 절차도 간소해졌다.
◆ 중국 수학여행단은 사증 없이 방한 = 불법체류 가능성이 없는 중국 청소년 수학여행단에게는 사증 없이 방한을 허용하는 제도도 함께 시행된다.
작년 방한한 중국 초ㆍ중ㆍ고교 학생들의 수는 5만2000여 명으로 매년 숫자가 늘고 있지만 일반인처럼 사증 없이는 입국할 수 없어 청소년 문화교류 및 `한류 열풍' 확산에 장애가 되고 있다는 것이 한국 정부의 판단이다.
이에 따라 한국 정부는 수학여행을 가려는 5인 이상의 중국 초ㆍ중ㆍ고교생들은 주중 한국공관에서 영사의 확인을 받으면 사증 발급이나 수수료 지급 없이도 입국할 수 있게 했다.
◆ 교류확대ㆍ관광수지 개선이 목적 = 한국 정부가 중국인 복수사증 발급을 확대한 것은 최근 중국과 인적ㆍ물적 이동이 급증한 데다 `중ㆍ한 교류의 해'를 맞아 각종 분야에서 교류를 활성화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한국에 입국한 532만여 명 외국인 중 중국인이 차지한 비율은 15%(78만여 명)로 일본에 이어 두번째로 많았고 이 기간 출국한 한국인 1118만 명 중 24%인 286만여 명이 중국 방문객일 정도로 중ㆍ한간 인적 교류는 확대됐다.
그러나 같은 해 중국은 한국인에게 전체 사증의 13.5%를 복수사증으로 발급해 준 반면 한국은 사증을 받은 중국인 중 0.9%에게만 복수사증을 줄 정도로 요건을 엄격하게 제한해 교류의 걸림돌이 된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2005년도 한국의 관광수지 적자 62억 달러 중 대 중국 적자가 15억5천 달러(25%)를 차지하는 등 불균형한 관광수지를 개선하기 위해 중국 관광객 유치를 지원해야 한다는 점도 감안됐다. 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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