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보는 빌 머레이는 코미디 전문 배우다. 생각해 보면 코믹영화를 그리 많이 찍은것
같지도 않는데, 내게 각인된 이미지는 그렇다. '고스트 바스터스' 때문이 아닐까...
그래서인지 그의 얼굴만 봐도 웬지 웃음이 나왔는데, 나이찬 그의 얼굴을 보곤 이제 아무 생각
없이 웃을 수는 없더군... 나이란, 역시 그냥 먹는게 아닌가보지... --a
캐스팅은 절묘했다. 한창때 잘나가던 배우가 늙으막에 동양의 나라에서 우스꽝스러운 광고를
찍으며 한편으로 내면적 허망감을 자연스럽게 표현할 수 있는 배우에 빌 머레이는 적격이었다.
또한, 서로 다른 언어로 인해 소통 불가능의 나라로 체택된 일본. 소피아 코폴라의 재치가 눈에 띈다.
헐리우드의 성공한 배우 중 상당수가 일본에 가서 높은 금액의 개런티를 받고 광고를 찍은 사실은 상식에
속한다. 중년의 한물간 배우와 사진작가인 남편을 따라 온 결혼 2년차의 젊은 여자가 만난다.
같은 호텔에서 묵고 있는 그들... 두사람은 무료한 낮시간을 보내고 모두가 잠든 밤에 불면증으로 잠을
이루지 못한다. 나이든 남자는 광고를 찍고 난뒤 말이 통하지 않은 나라에서 술을 마시는 일 이외에
딱히 할일을 찾지 못하고, 젊은 여자 또한, 남편이 일하러 나간 시간 동안 일본의 시내며 사찰등을
배외하지만 돌아오는 것은 우울함 뿐이다.
우선 대화가 통하고 그러다 보니 서로의 공통점을 발견하게된 두사람은 가까워질수 밖에 없다.
감독은 언어가 달라 말이 통하지 않은 언어의 소통문제를 인간에게도 적용시킨다.
중년남자의 아내와 젊은 여자의 남편은 지극히 일상적이고 부부간에 가능한 대화를 하면서도
상대방이 무슨 생각으로 이야기를 하는지, 그말이 무엇을 뜻하는가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채
겉돌기만 한다. 때문에 결국, 내가 괜한 소리를 했구나 하는 독백이 자연스레 튀어나온다.
그래서 젊은 여자는 중년의 남자에게 사는게 힘들다고 한다. 나이 들면 사는게 나아지는지를 묻는다.
남자는 그런 여자에게 꼭 그렇지는 않지만 그럴때도 있다고 한다. 불면으로 고생하는 두사람은 한 침대에서
잠을 청한다. 남자가 다친 여자의 발을 부드럽게 감싸안고서...
영화는 남자가 광고를 마치고 돌아가야 하는 시점에서 헤여짐에 포커스를 마춘다.
차를 타고 가는 도중에 여자의 뒷모습을 보고 그녀에게 다가가는 남자는 여자에게 귓속말을
속삭인다. 그 말은 소리로 나오지 않는다. 그는 그녀에게 뭐라고 한걸까... 상상은 관객의 몫이다.
내가 하는 말... 너는 제대로 해석하고 있는거니...?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