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자에 우연찮게도 영화를 보게 되는 기회가 좀 생기게 되었다.
영화는 역시 극장에서 봐줘야 영화에 몰입하기도 좋고, 감동의 폭도 넓다.

우리네 농촌의 실상과 비애(?)를 담담하게 그린 <나의 결혼 원정기>를 들여다보자니
좀 답답하기도 하고, 남의 이야기같지도 않고... --;;

아무튼, 나이 차서 결혼 안한 사람들을 무슨 전염병 보듯이 대하는 한국 어르신네들의
언행에 역시 나이가 찬것도 모자라 훌쩍 넘어버린 이 처자도 기분 졸라 드럽고... >ㅁ<

그리하여, 너무 순진무구해서 좀 모자란 듯도 보이는 서른 여덟살 순수 총각과 여자에 대해
어느 정도는 도가 텄으나, 자기 머리카락 못 자르는 친구인 또 다른 총각이 신부감을 찾아
사회과부도에 제대로 낀 나라 우즈베키스탄으로 날아간다.

헌데, 집에서 새는 바가지 밖에서도 세는 법. 순수 총각은 우즈베키스탄에서도 여전히 여자에
대해 너무 무지해 통역언니에게 잔소리나 듣고, 그 총각 친구는 친구대로 한 여자에게 만족하지
못하고 이 여자 저 여자 찝쩍대며 작업을 건다.

<나의 결혼 원정기>는 순수총각역을 맡은 배우 정재영의 실감나는 연기가 돋보이는 영화다.
야아~ 연기란 저렇게 하는구나... 라는 생각이 들더라. 유준상과 수애, 영화에 나오는 모든 배우들이
제 역할을 톡톡히 해준다.

순수총각인 만택이 어느새 사랑을 느끼는 통역언니 라라에게 마음을 표현한답시고 "다 자빠뜨려~"
('다자브드라'인가 뮌가 하는 말이 우즈베키스탄 말로 '내일 또 만나요' 라는 뜻이라 함) 라고 말할때
마다 그 진심이 나에게도 전해지는 듯 해 코끝이 찡하더라. 오랫만에 가슴이 훈훈해지는 영화를 만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