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작 봐야할 영화 <왕의 남자>는 아직까지 보지 못하고 있는데, 기회가 닿아
<음란서생>의 시사회에 다녀왔다.
전혀 볼 생각을 하지 않고 보게 되는 영화는 아무런 기대도 하지 않아서인지
나름대로 충족감을 주는 것 같다. 이 영화 역시 그랬는데, 거의 한 시간 동안 나를
낄낄거리게 만들었다.
시대적배경만 바뀌었다뿐이지 요즘 영화와 다를 바가 없다. 아니... 배경을 바꾸어
놓아서 더 흥미로웠던 것 같기도... ^^
사대부 집안 관리이자 이름있는 문장가라는 인물이 난잡한 소설짓기에 빠져 왕의
여자까지 소설짓기에 이용하고 그래서 고초를 당하지만, 멀리 유배를 가서도 그런
소설짓기에 매진한다는 게 기둥줄거리이다.
한석규가 소설 짓는 윤서라는 사람으로 나오는데, 그 연기가 어찌나 능청스럽게
어울리던지... 다른 매설가 인봉거사에게 라이벌의식을 느껴 책에 삽화까지 그려 넣게
되는데, 삽화를 그리는 이가 의금부도사로 나오는 이범수이다.
사헌부관리라는 작자는 음란소설을 짓고, 의금부도사는 그에 걸맞는 삽화를 그리고...ㅋㅋ
그런 소설을 필사해서 파는 사람이 요즘 한국영화에 감초격으로 나오는 오달수로 이
세사람이 꿍짝이 맞아 관객에게 연신 웃음을 선사한다.
엔딩부분에 고문으로 다리를 절며 이마에 '음란'이라는 글자가 주홍글씨처럼 찍혔음에도
여전히 음란소설을 짓고 그를 찾아온 이범수와 오달수에게 자신의 다른 소설에 대해
이야기하며 유배지에서 유유자적 살아가는 윤서의 모습이 유쾌해보였다.
영화 속에 '댓글'과 '동영상'이 어떻게 표현되는지 보는 것도 아주 재미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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