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는 킬링타임용 틴에이지 호러 영화이다.
별다른 이유없이 그냥 보고 싶은 영화였는데, 왜 아직까지 보지 못했냐고
묻는다면 TV에서 언젠가 방영해줄 영화로 제멋대로 간주하고 기다렸다고나 할까.. ㅎㅎ

내 어줍잖은 추측이 들어 맞았는지 드디어 TV에서 해준다는 정보를 듣고 막 시청후
주절거리는 중이다. 그런데, 세상에 '명화극장' 에서 방영할줄이야...
뭐 나야 상관은 없지만, '명화극장'에서 하는 영화는 웬지.. 작품성이 있거나 지적이며
잔잔한 영화가 어울려서 말이지... --;
정영일 아저씨 덕분이고, 다시 보고 싶은 영화 뽑는 이벤트로 몇년을 울거먹던 어릴때의
기억 때문이리라...

로드리게즈 감독이 메가폰을 쥐었다. 이 젊은 감독은 뒤통수 때리는 영화를 만들어 이름이 높다.
참고로 내가 제일 좋아하는 로드리게즈 감독 영화는 '황혼에서 새벽까지'
그 영화보고 터프함을 넘어 마쵸 같었던 극중 인물 조지 클루니에게 뿅가서 그가 나오는 모든
영화를 섭렵하기도 했다. -,.-

영화 '패컬티' 는 에이리언류의 외계인을 소재로 한 영화인데, 내 보기에는 예전에 보았던
아벨 페라라 감독의 '바디 에이리언' 과 그 맥락이나 스토리가 흡사하다.

한 고등학교에 떨어진 외계생물. 그것은 인간을 숙주로 점차 그 영역을 확장해간다.
하루사이 모든 선생과 전교생을 집어삼키지만, 우리의 주인공들의 활약으로 끝장이 나서
경쾌하게 엔드. 줄거리는 아주 간단 명료하고 남는 것 하나 없지만 속도감 있게 전개되서
생각없이 보기에는 딱이고 재미있다. 가끔 우리는 이런 영화도 봐야 한다. ^^

잠시 비교하자면 가브리엘 앤워가 주연으로 나왔던 '바디 에이리언' 은 '패컬티' 보다 휠씬
음침하고 비관적이며, 스케일면에서도 더 나아가지만 오락성은 현저히 떨어진다.

'패컬티' 에서는 결국 그것들을 해치우고 주변 인물들이 해피하게 끝이나는 반면
'바디 에이리언' 에서의 주인공은 에이리언과 제대로 대치 한번 하지못하고 도망치다가
결국 아무도 막지 못하고 일파만파로 퍼져나가는 듯한 암시로 끝이난다.
후자쪽이 휠씬 더 현실감이 있다고 할까... 페라리 감독 작품이이서 그런지 비슷한 소재의
여타 에이리언류의 영화와 차별되는 점이 인상 깊었다.


사족 - 내가 '패컬티'를 더 재미있게 시청할 수 있었던 것은 극중 인물들의 목소리를
연기 했던 성우 때문이다. 쟁쟁한 성우진이 죄다 출현했다.
한동안 뜸했던 이경자 아줌마 부터 시작 장광, 오세홍, 김승준, 강수진, 정미숙 등등...

주인공인 엘리야 우드를 더빙한 강수진의 목소리는 들을수록 예전에 잠시 활동했던
성우 백순철을 생각나게 한다. 난 백순철이 더 좋다. 백순철과 더불어 전기병 (남자이름
이지만 여자임) 이 두사람은 지금 생각해도 참 아쉬운 성우이다.

최근 나오는 영화나 에니메이션의 여자 성우를 도맡아하는 정미숙의 목소리는 이제
그만 나왔으면... 아... 강수진과 함께 좀 지켜워지려고 한다.
여자성우들이 얼마나 많은데, 왜 정미숙만 쓰는건지... 원... -_-

요즘 활동하는 남자 성우들은 괜찮은 목소리가 많다.
김승준을 비롯해 김일, 김장, 최원형, 구자형, 홍시호 들은 나름대로 개성있고
기대되는 성우들이다. 내가 기대해서 뭘 어쩌겠냐마는... 쿨럭... ^^;;
나의 귀를 즐겁게 해주니까, 그래서 성우에 대한 관심은 여전할듯...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