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다공증과 관절염
뼈도 운동을 해야 튼튼해진다
인간의 모습을 유지하는 기둥은 뼈라는 골격이다. 인체는 뼈라는 틀 위에 몸의 각 부분이 배열된 상태다. 뼈는 성장기가 일단 끝나면 그 이후에는 일정한 것처럼 보인다. 사람이 죽은 다음에도 뼈가 남아 있기 때문에 고정불변인 것으로 생각하기 쉬우나 사실 그렇지 않다. 뼈는 항상 새로 만들어지고 분해되는 과정을 거친다. 그러지 않으면 쉽게 망가진다. 160km 정도의 거리를 달리는 것만으로도 뼈에는 아주 작은 손상이 일어날 수 있다. 작은 변화가 누적된 뼈는 작은 충격에 의해서도 부러진다. 그러나 다친 뼈의 부위는 자체적으로 흡수 제거되고 새로운 뼈로 거듭난다.
뼈는 살아있는 조직이다. 성인의 뼈가 매년 5% 정도 교체되는 이유는 뼈를 흡수분해하는 세포 때문이다. 뼈를 만드는 세포가 콜라겐이라는 단백질을 만들고 거기에 칼슘과 인산이 들어가 석회화되어 단단한 뼈가 만들어지고, 오래된 뼈는 뼈를 분해하는 세포에 의해 없어진다. 이러한 과정이 있기 때문에 뼈는 항상 튼튼하게 유지된다.
뼈는 인간이 출생하여 사망하기까지 3단계를 거친다. 첫 단계는 성장기로 어머니 뱃속에서 뼈가 만들어져 태어나 성장하는 동안 계속 양이 늘어나는 시기다. 특히 성장이 활발한 사춘기가 되면 급속하게 양이 늘어난다. 다음은 단단하고 튼튼해지는 2단계다. 성장이 끝나는 20대 이후부터 30대 중반에 해당하며 일생 중 뼈가 가장 튼튼해지는 시기다. 3단계는 35세 이후의 퇴화기로 뼈의 양이 조금씩 줄어든다. 전체 골량의 0.4%가 한 해에 감소한다. 남자는 나이에 따라 변화가 완만하지만 여자는 폐경 후 1년에 2~3%씩 급격하게 감소한다.
골다공증에 걸리지 않으려면 20~30대에 관리해야
골다공증 여부는 20~30대의 골량으로 결정된다. 뼈가 퇴화기에 접어들면 약해지는 속도는 사람마다 일정하다. 그래서 30대에 튼튼한 뼈를 가진 사람은 나이 들어도 골다공 증세가 적다. 30대의 뼈의 밀도를 결정 짓는 것은 유전적 원인과 운동, 호르몬, 영양상태 등이다. 쌍둥이를 대상으로 한 연구결과 골밀도의 80%는 유전에 의한다. 딸의 골밀도는 어머니의 골밀도와 비례하므로 허리가 휜 어머니를 둔 딸들은 골다공증에 주의해야 한다.
두 번째 요인은 운동이다. 운동부하가 크면 뼈가 튼튼해지고 작으면 약해진다. 뼈를 만드는 세포 활동은 어느 정도의 자극이 있어야 하는데 가장 큰 자극은 뼈로 가해지는 무게이다. 사람이 장기간 우주여행을 못하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골다공증이다. 지구의 중력이 없으면 뼈는 압박감소로 가늘어지고 부러지기 쉬운 상태가 된다. 우주공간에서 1개월을 보내면 1%의 골 조직이 소실된다. 이는 5년 동안 소실되는 골량과 동일하다. 40대가 우주여행을 1년간 하고 돌아오면 뼈는 60대가 되어 버린다. 지구에 있더라도 움직이지 않으면 뼈는 약해진다.
누워 있는 환자들은 일주일에 0.9%의 속도로 척추의 골밀도가 빠르게 감소한다. 사춘기 소녀의 골량 감소는 더욱 현저하다. 부위별로는 팔보다 다리 뼈의 변화가 더 심하다. 다리뼈는 평소에 체중을 받아 많은 운동을 하였던 곳으로 운동자극이 없어지면 팔뼈보다 더 빠르게 약해진다. 건강한 남자를 10개월간 움직이지 못하게 한 결과 골량 30%가 감소했다는 보고도 있다.
비만 여성의 좋은 점은 골밀도가 높은 점이다. 무거운 체중이 뼈의 생성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다이어트로 체중을 갑자기 줄이면 골량은 줄어든다. 즉 뼈가 튼튼하려면 뼈에 무게를 계속 가해야 한다.
세 번째는 호르몬과 영양 상태다. 호르몬이 뼈의 대사 작용을 하는데, 골량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여성호르몬이다. 여성호르몬이 부족한 사춘기를 거치면 정상적인 사람보다 골밀도는 17%가 낮아진다. 그래서 젊을 때 “월경이 불순한 여성은 골다공증에 잘 걸린다.”고 밝혀졌다. 최근보고에서는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은 남성의 골량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에스트로겐 분비가 적은 남성은 골량도 작다. 그렇다면 여성호르몬이 적은 남성이 여성보다 뼈가 약할까? 그렇지는 않다.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남성은 여성보다 훨씬 튼튼하다. 남성호르몬(테스토스테론)이 뼈를 튼튼하게 한다는 추측이다.
뼈와 뼈가 만나는 부위를 관절이라고 하며, 우리 몸에 187개가 있다. 관절의 종류는 섬유관절, 연골관절, 윤활관절 등 3가지다. 섬유관절은 양 뼈 사이에 섬유결합조직이 단단하게 붙어 움직임이 거의 없다. 머리뼈끼리 붙은 것, 치아가 턱뼈에 고정된 것이 섬유관절의 예다. 연골관절은 두 뼈 사이에 연골이 든 관절로 척추 사이에 디스크가 있는 경우가 대표적인 예다. 윤활관절은 운동을 자유롭게 하도록 진화된 관절이다. 두 뼈가 떨어져 있으며 그 사이의 액체가 관절운동을 매끄럽게 한다. 어깨 관절이나 무릎 관절이 대표적인 윤활관절이다.
관절이 움직일 때의 충격은 자체에 47%, 주위 근육42%, 인대와 건 11%다. 따라서 근육이 약해지면 관절충격이 높아져 염증이 심해지고, 근력을 튼튼하게 하면 관절로 가는 충격을 흡수하기 때문에 관절염이 좋아질 수 있다.
비오는 날 관절이 아픈 이유?
가장 흔한 관절염은 퇴행성과 류마티스성이다. 퇴행성 은 많은 관절 사용으로 생기므로 노인성 관절염이라고도 한다. 노화로 관절공간이 좁아지고 뼈와 뼈 사이의 연골이 닳아서 뼈에 충격이 가해져 변형이 온다. 그래서 관절을 많이 사용하면 아프고 붓는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비정상적인 면역반응에 의해 관절에 생긴 염증이다. 젊은 20대 초반에 잘 생기며, 60대 후반까지 발생이 광범위하다. 날씨가 추워지면 무릎, 허리 등이 아프고, 에어컨 앞에서 바람만 맞고 있어도 통증이 나타나곤 한다. 관절 주위와 근육 주변 혈관의 비정상 수축으로 혈액순환이 나빠지기 때문이다. 흐린 날씨, 급격한 기온 변화, 비가 내리기 전, 습도가 올라갈 때 심한 통증이 온다.
류마티스성의 대표적 증상은 관절의 통증이다. 통증이가장 먼저 오는 곳은 손목과 손가락의 작은 관절이다. 처음에는 한 군데만 아프지만 시간이 경과하면 여러 관절(2~3개)이 아프다. 병이 진행하면 오른손과 왼손 관절이 대칭적으로 아프거나 붓기도 한다. 다른 특징은 아침에 손이 뻣뻣하게 굳었다가 많이 움직이면 풀어진다. 가끔씩 아침에 손이 뻣뻣한 경우는 10분을 넘지 않는 반면 류마티스성 환자는 1시간 이상 지속되는 경우가 많다.
퇴행성은 관절에 국한된 병이지만 류마티스 질환은 인체 면역기능의 이상 질환으로 전신피로, 체중감소, 빈혈, 피부병 등이 동반되고 눈이나 혈관에 염증을 일으킬 수 있다. 이유없이 피곤하고, 미열이 나고, 식욕이 없어지고 체중이 줄며, 심하면 우울증이 생기기도 한다. 관절 근육의 위축으로 근력저하도 온다. 또 부은 관절 주위의 신경 압박으로 손이 저리기도 한다. 아주 심하면 눈, 폐, 심장, 신경, 피부 등 젊은 나이에 혈관염이 생기기도 한다.
어깨관절은 어깨뼈와 쇄골사이 구멍에 공 모양의 뼈가 들어간 구조이며 움직임이 자유로운 반면 매우 불안정하다. 또 관절이 쇄골로 인해 바깥으로 밀려나 가슴에서 떨어져 있어 두 팔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다. 한편, 고양이나 개는 쇄골이 발달되지 않고 어깨가 가슴 가운데에 있어서 돌리거나 큰 대(大)자로 누워 잘 수 없다. 사람의 어깨관절은 근육으로 보강되어 있기는 하나 빠지기 쉬운 구조다. 뒷목에서 등으로 이어지는 근육은 다른 근육보다 얇아서 쉽게 피로해지기 쉽다. 지나치게 일에 몰두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으면 어깨와 목 근육의 긴장으로 어깨가 결리고 뻐근한 증상이 온다. 특히 컴퓨터를 장시간 사용하거나 책상에 오래 앉아 있으면 어깨통증이 나타나며 심하면 팔, 손가락에 이르는 부위가 저려오기도 한다. 어깨 주위의 근육과 조직이 유착하면서 주변 신경이 눌리기 때문이다.
걸을 때 무리가 오는 관절은 무릎이다. 평지에서도 몸무게의 2~7배가 무릎에 가해진다. 사람은 하루 5천 보를 걷는데, 무릎에 가해지는 무게는 300톤인 셈이다. 또 의자에서 일어날 때 무릎 뼈인 슬개골의 부담은 몸무게의 3.5배에 달한다. 마룻바닥에 앉았다가 일어날 때는 더 많은 압력이 가해진다. 무릎은 몸의 다른 관절보다 튼튼한 인대와 근육이 있으나 사용 빈도가 높은 관절이기 때문에 퇴행성 관절염의 빈도가 높으며 관절염이 있는 사람 대부분은 이 부위의 근육이 약해져 있다. 관절이 아프면 무의식적으로 쓰지 않으므로 주위 근육은 더욱 약해진다. 무릎은 1주일만 쓰지 않아도 근육의 강도가 20% 줄어든다. 2주가 지나면 줄어든 근육이 눈으로 보일 정도다. 근육이 약해지면 관절 활동은 불안해지고 통증은 더욱 심해진다. 반면 운동으로 근력을 키우면 튼튼해져서 관절부담을 줄이기 때문에 통증이 줄어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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