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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같은 오리 1만5천마리 다 죽어"
“자식같이 정성으로 키운 오리를 모두 잃었으니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하기만 합니다”
28일 집중호우로 축사가 물에 잠겨 오리 1만5천여마리를 모두 잃은 충북 진천군 덕산면 인사리의 지순희(52.여)씨는 악몽 같은 하루가 지난 29일에도 축사를 바라보면 한숨만 나온다.
<img src=http://www.chosun.com/media/photo/news/200607/200607290162_01.jpg>;
▲ 충북 진천군 덕산면 인산리의 한 오리농가에서 집중호우로 폐사한 1만5천만여마리의 오리를 처리하고 있다./ 연합
지씨는 “갑자기 축사 주변 둑이 터지면서 물이 금방 불어 오리 한 마리도 건지지 못한 채 몸만 빠져나왔다”며 “자식 같은 오리 걱정으로 어제 한 잠도 못 자고 이웃집 옥상에서 밤새도록 축사를 지켜봤다”고 울먹였다.
2001년 오리 사육을 시작한 지씨는 부농의 꿈을 이루기는 고사하고 축사를 짓는데 들어간 빚이 눈덩이처럼 불어나자 이를 고민하던 남편이 2002년 말 숨지는 큰 아픔을 겪었다.
그 뒤 악착같이 오리 사육에 매달려 1만5천여마리의 오리를 키우게 됐지만 이번 수해로 모든 것을 잃고 8천여만원의 빚만 떠안게 됐다.
지씨는 “남편이 죽고 조류독감으로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이제 살만하다고 생각했는데 물난리로 모든 것을 잃게 됐다”며 “자식 같은 오리를 보면 눈물이 난다”고 말했다.
“지금은 죽은 오리들을 처리하는 것도 큰 걱정”이라는 지씨는 “이제 더 이상 버티고 서있을 힘도 없다”며 “정부에서 지원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한숨을 지었다.
이날 지씨의 농가에는 17전투비행단 군인 50여명이 지원을 나와 죽은 오리를 처리하는 등 복구작업을 지원했다.
진천=연합뉴스
입력 : 2006.07.29 15:50 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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