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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천안서 ‘고병원성 AI’ 발병
지난해 12월 이후 첫 발병..충남도.천안시 방역 총력
지난해 12월 충남 아산시에서 네번째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한 이후 1개월 만인 20일 천안시 풍세면 양계농장에서 다섯번째 AI 발병이 확인돼 관할 자치단체와 농가에 비상이 걸렸다.
충남도와 천안시는 AI의 확산을 막기 위해 '농림부의 AI 긴급 행동지침'에 따라 발생 농장 500m 이내의 '오염지역'에서 가금류를 도살처분하고 이 지역의 가축 및 차량이동을 제한하고 있다.
◇ AI 발병 = 지난 19일 정오께 닭이 집단폐사됐다고 신고된 천안시풍세면 용정리 산란계 사육 농장에 대한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의 정밀검사 결과, 고병원성 AI로 판명됐다.
산란계 3만여마리를 사육 중인 AI 발생 농장은 지난 19일 157마리가 폐사하자 방역당국에 곧바로 신고해 이동제한 조치를 받아 왔다.
이 농장은 지난해 12월 21일 AI 발병이 확인된 아산시 탕정면 갈산리 오리농장으로부터 8㎞ 떨어진 곳에 위치해 10㎞ 이내 '경계지역'에 포함돼 있었으며, 이 농장이 있는 용정리 산란계 농장단지에선 2003년 12월에도 AI가 발병했었다.
이 농장은 방역당국의 승인을 받아 지난 2일부터 15일까지 달걀 43만2천여개를 인천의 한 도매업체에 출하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농림부는 20일 국립수의과학검역원과 충남대 및 충북대의 공동조사 결과, 최근 충남 풍세천 및 미호천에서 채취한 야생 청둥오리 분변에서 고병원성 AI가 발견됐으며, 바이러스 유형은 2004년과 지난해 국내에서 발견된 'H5N1형'과 일치한다고 발표했다.
풍세천은 천안시 풍세면 AI 발병지역과 1-2㎞, 지난달 AI가 발병한 아산 탕정면과는 8㎞ 정도 떨어져 있으며, 미호천은 풍세천에서 20㎞ 거리에 위치해 있다.
◇ 살처분 및 방역대책 = 충남도는 21일 오전 8시부터 공무원 50명과 전문인력 50명, 굴착기 등 중장비를 투입, 발생농장을 시작으로 도살작업에 돌입했다.
살처분 대상은 AI 발병 농장으로부터 500m 이내 10개 농장에서 사육되고 있는 산란계 27만3천마리로, 도살작업에는 2-4일 정도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도는 가축 및 차량 이동제한을 위해 아산에서 AI가 발병 이후 천안과 아산, 연기 등 20곳에서 운영하던 통제초소를 21일부터 30개로 늘려 운영하는 한편 500m 오염지역에서 농장 종사자의 외부 출입을 제한하고 분뇨 이동을 금지키로 했다.
특히 풍세천과 미호천 야생조류 분변에서 AI 바이러스가 확인됨에 따라 곡교천과 풍세천, 미호천 등 철새도래지에서 분변검사 1천건, 혈청검사 6천500건을 실시하는 한편 천변 10㎞ 이내 가금류 농장을 파악, 매일 임상관찰을 하고 혈청.분변 검사를 하기로 했다.
◇ 농가 반응 = 이번에 AI가 발병한 마을의 주민들은 AI 발병 사실이 전해지자 망연자실해 하고 있다.
AI가 발생한 농장 주인 신모씨의 부인 김모씨는 "닭들을 자식 같이 길러 왔는데 죽여서 묻어야 한다니 마음이 너무 아프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특히 농가들은 방역을 이유로 살처분 이후에도 1-2개월 동안 병아리 재입식에 제한을 받기 때문에 정상적으로 농가를 운영하기 위해선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대책마련을 호소하고 있다.
풍세면 용정리에서 닭을 사육 중인 김모씨는 "살처분 뒤 농장을 추스르는 데 1년 가까이 걸렸는데 또다시 살처분해야 한다니 이제 모든 것을 그만두고 싶다"며 "정부는 살처분된 가금류에 대한 보상뿐 아니라 주민들에게 생활안정대책을 마련해 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용정리 양계농장의 다른 농민도 "2004년 살처분 뒤에 두어달 동안 새로 병아리를 들여오지 못했고 이후에 70일짜리 병아리를 들여와 알을 낳을 때까지 서너달이 걸렸다"며 "살처분 보상을 받았지만 6-7개월 동안 농장 운영을 못하는 것을 생각하면 살처분 보상액은 터무니 없이 적다"고 주장했다.
성기훈 풍세면장은 "해당 농민은 물론 인근 농민들은 지금 정신적인 공황상태일 것"이라며 "지난해 12월 아산에서 AI가 발병한 이후 이들 지역농민은 밤낮을 가리지 않고 방역에 혼신의 힘을 기울여 왔는데 이번에 우리 지역에서 발병해 좌절감이 말할 수 없이 크다"며 한숨을 지었다.
◇ 보상 대책 = 충남도는 살처분 피해 농가에 대한 보상을 아산 발병 당시와 마찬가지로 지난해 11월 21일 전북 익산에서 AI가 최초 발병하기 일주일 전 시세를 기준으로 산정키로 했으며, 주민들에 대한 생계안정지원 대책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11-12월 전북과 충남에서 4차례 발생한 AI로 충남도내 41농가가 17억2천여만원의 살처분 피해를 본 것으로 잠정 집계됐으며, 이 가운데 50%가 가지급됐고 피해규모가 큰 12개 농가에게 생계안정지원 자금으로 9천700만원이 지급됐다.
이완구 충남지사는 "설을 앞두고 있는 터라 피해 농가들의 시름이 더욱 클 것으로 보인다"며 "설 전에 보상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소비 촉진 활동으로 농가들이 더 큰 피해를 보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우명 이은파 김지연 기자 sw21@yna.co.kr (대전.천안=연합뉴스)
기사등록 : 2007-01-21 오후 05:24: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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