初春
호프만스탈
봄바람이 분다
헐벗은 신작로를 지나간다
바람 부는 속에는
무엇이 이상한 것이 있다
울음이 있던 곳에서
바람은 몸을 흔들었다
散髮을 하여
날라 붙었다
아카시아꽃들을
바람은 떨어뜨리었다
숨가삐 타오르는
四肢를 서늘케 하였다
웃음의 입술을
바람은 쓰다듬었다
軟하고도 生生한
들(平野)을 두루 다녔다
피리를 通하여 바람은
鳴咽聲으로 미끌어졌다
黎明의 東녘 하늘로
바람은 날으며 지나갔다
속삭이는 房을 通하여
沈默한 바람은 날고
傾斜 속에서 懸燈의
微光을 꺼지게 한다
봄바람이 분다
헐벗은 신작로를 지나간다
바람 부는 속에는
무엇이 이상한 것이 있다
미끄럽고 헐벗은
신작로를 通하여
바람은 蒼白한
어둠을 가져온다
그리고 香氣를
바람은 가져왔다
어제 밤부터 이 바람은
어디서부터 오는 것인가
------
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제가 제일 좋아하는 詩입니다
독일의 조숙한 천재 시인 휴고 폰 호프만스탈이 불과 15세에 쓴 시입니다
헐벗은 신작로를 통하여
봄바람이 몰고오는 봄의 빛깔이
따뜻하고 창백하고 밝고 어둡습니다
그래서 신비롭습니다
옛 학자(한솔 이효상) 분이 번역한 시라
한자가 많지만 분위기를 잘 살려주고 있습니다
아직 봄과 다소 거리가 있지만
미리 좋은 시 하나 가슴에 품어 보시기 바람니다
최찬상 올림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