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멸의 그리움 / 배호 시- 최찬상님,
그대 탄식의 숨결이
억새풀 흔드는 계절이 오면
우리는 당신 잠드신
이곳 장흥산에 오릅니다.
여기 당신 잠들어 계시기에
우리에게 이곳은
어떤 산보다 아스라이 높고
신비 롭습니다.
여기 당신 잠들어 계시기에
억새에 일렁이는 바람 한자락에서
그대 숨결을 느끼고
당신 묘비에 떨어지는 햇살 한조각에서
그대 서러운 미소의 파편을 봅니다.
그대는 지금 이세상에 부재하지만
그러나 그날 그대를 데려간
가을을 묻고 다시 오는 소리 들립니다.
여기 서늘한 갈 바람속에
그대를 향해 서있는 그리움들
당신 제단에 놓인 그리움 한알 한알이
빨갛게 익어 그대를 부릅니다.
일찍이 그대는 불치의 몸으로
무대에 홀연히 나타났다 가는
안개의 장막뒤로 사라 졌습니다.
그리고 희환과 한숨과 탄식으로 짜올린
불멸의 그리움을 노래 하였습니다.
나직히 돌아가는 삼각지의 현들은
서럽게 진동 시키는 그대음성의 떨리움에
우리 가슴속 깊은 상처를 스쳐갑니다.
누가울어,두메산골, 비내리는명동,
밤안개속에 녹아 흐르는 절규에 메아리가
아직도 머나먼천상을향해 비상하고 있습니다
그대 탄식의 숨결이
억새풀 흔드는 계절이오면
우리는 이렇게 한 사람처럼
그대앞에 섭니다.
우리가 떠난 자리또, 행하니 바람이 불고
빗줄기가 울고 가겠지요.
그러나 그대 절규로 물든
마지막 잎새 한잎 만큼은
우리를 하나로 만든 손끝에서
영원히 펄럭일것 입니다.
영원히 펄럭일 것 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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