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 동안 연극 캠프에서 벌어지는 소동을 그린 뮤지컬 코미디. 포스터가 발랄해 보인다. 감동적으로도 보이고 하지만 약간은 진부한 스타일로도 보인다. 감정을 강요하는 듯해 보이기도 하고... 이 포스터에 대한 멘트가 영화의 분위기를 다 말해 준다고 해도 과언 아니겠다. 연극, 춤, 노래 등 각종 문화 활동 체험을 위한 캠프가 배경이고 알고 보니 프로작-정키인 핸섬한 남자애, 10대 드랙퀸인 게이 소년, 당차지만 외모에 자신 없는 여자애, 심각한 공주병 환자, 그 공주병 환자를 동경하고 모시다 심하게 뒤통수 쳐 버리는 여자애, 5년 전 뮤지컬 하나 히트시키고 이후 변변한 작품 없이 캠프 지도 교사로 온 작곡가, 못 생기고 뚱뚱하다고 아버지한테 심하게 구박 받던 여자애 등등 캠프에 참여한 이들은 학생이든 선생이든 어딘가 하나씩 상처를 안고 있는 그런 인물들이다.
그러다 보니 결국엔 그 상처들이 해소되는 결말로 갈 수 밖에 없었을 테고. 이런 인물들이 나온다고 모든 영화들이 다 그런 건 아니지만, 이 영화는 유독 그런 진부함을 상당히 많이 따라갔다. 그치만, 자주 등장하는, 그래서 너무 봐서 지겹고 식상한 장면이나 설정에는 다들 자주 쓰는 이유가 있기도 하다는 것. 그래서 여전히 이런 진부한 클리셰들이 우리를 닭살 돋게 하기도 하고 여전히 신파 모드에도 눈물을 글썽이는 사태가 벌어질 수 밖에 없나 보다. 결국 난, 핸섬 가이가 알콜중독 작곡가 선생님이 몰래 써 온 악보를 가져다 창고에서 친구들과 연습해서 연주하고 노래 부르고 결국 선생님이 오셔서 그 광경을 보시고 첨엔 악보를 북 찢고 나가셨다가 발걸음을 떼지 못하고 다시 들어와서 눈물 흘리며 미친듯이 피아노를 치시는 장면에선 나도 모르게 눈시울이 뜨거워지고 말았다는 것이다.
아, 낯 뜨거워...어쨌든 영화는 후반부로 갈수록 이런 장면들의 연속이다. 영화를 같이 본 두 명의 이반 친구들 중 한 명은 좋다고 했고 다른 한 명은 싫다고 했다. 난 게이 코드에 대해선 잘 모르니 어느 쪽 의견이 옳을지는 모르겠다. 그냥 무난하게, 욕 먹지 않게는 표현한 것도 같다.
감독인 토드 그레이프는 <앤지>와 <배니싱> 등의 각본에 참여했던 이력이 있고, 배우로 주로 활동했고 연출은 이 작품이 처음이었다. 주목할 만한 건, 이 영화의 제작자 명단에 대니 드 비토가 있었는데 <배트맨 리턴즈>의 처절한 펭귄맨, 혹은 <장미의 전쟁>의 극중 이혼전문 변호사(이 영화의 연출도 겸함), <트윈스>에서 아놀드의 열성 인자,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의 어벙한 환자 등으로 기억되지만, 그는 내 인생의 영화인 <위노나 라이더의 청춘스케치>의 제작자였으며 <펄프 픽션>의 영화화를 가능하게 했고 <가타카>, <죠지 클루니의 표적>, <맨 언 더 문>, <에린 브로코비치> 등의 제작자로도 활동했다. 난 대니 드 비토의 배우로서의 이력보다도 이젠 제작자로서의 이력에 더 흥미가 가고 있다....
이 글은 http://blog.naver.com/yoh921?Redirect=Log&logNo=1723359 <-- 여기서 발췌하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