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살의 미열 (二十才の微熱: A Touch Of Fever, 1993) 드라마, 멜로/애정/로맨스 | 일본 | 114 분
감독 : 하시구치 료스케 출연 : 하카마다 요시히코, 카타오카 레이코. 등급 : 해외 NR
이혼한 부모님과 헤어지고 한 명 토쿄에서 사는 이츠키는 낮에는 대학에 다니면서 밤에는 아르바이트로 동성애자 바에서 남자들에게 몸을 팔고 있었다. 그런 그에게 같은 클럽에서 일하는 고교생이나 대학의 써클의 선배 요리코등이 추근대지만 이츠키는 그런 것을 거절하지도 요구하지도 않는다. 같은 바에서 일하는 고등학생은 동성애자인 이유로 부모님과 대립해 당분간 이츠키의 방에 묵게 된다. 이츠키의 선배가 그의 집을 방문해 우연히 식사 중 자신의 아버지도 바의 손님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또한 그 상대가 자신이 알고 있는 고등학생이라는 것에 충격을 받는다. 어느 날 이츠키는 호텔에 불려가 젊은 남자의 손님으로부터 같은 바의 고등학생과의 포옹을 주문받는다. 서로 굳어져 있다가 손님으로부터 격렬하게 질책을 받고 오열 해 버리지만 돌아가는 길의 그들은 감추고 있던 감정을 해방감과 미묘한 감정을 가지게 된다.
작품해설 '하시구치 료스케'는 <해변의 신밧드>로 96년 로테르담 영화제 그랑프리를 수상하면서 국내에서도 알려지기 시작한 감독이다. 스스로 게이임을 커밍아웃하면서 게이로서의 자신의 섹슈얼리티를 반영하는 자전적인 영화들을 만들어 온 '하시구치 료스케'는 89년 '타베의 비밀'로 피아 필름 페스티발에서 그랑프리를 받으면서 '야구치 시노부'처럼 피아 영화제의 촉망받는 신예가 된다. 자신을 불편하게 받아들이는 일본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거의 악전고투하며 영화를 만들기 시작한 '하시구치 료스케'가 MTV 비디오 클립을 연출하면서 졸업작품으로 완성한 <스무살의 미열>은 인디펜던트 영화로는 이례적으로 대단한 성공을 거둔 영화다.
베를린 국제 영화제에도 초청을 받았던 <스무살의 미열>은 아무도 사랑하지 못하는 게이 청년 '이츠키'의 건조한 일상을 그림으로써 세상과 화해하지 못하는 스스로를 드러내는 작품이다. 등장인물의 시선과 같은 높이에서 카메라가 순수하게 영화의 감정을 따라가고 그들의 생생한 감정의 동요를 잡아내는 <스무살의 미열>은 어떤 동성애 영화에서도 느낄 수 없었던 감동을 이끌어낸다. 특히 자기 자신을 상처입히는 것 조차도 긍정하는 넓은 포용력의 힘은 '하시구치'의 영화가 그의 동세대 어떤 시네아스트보다도 영화를 따뜻하게 감싸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스무살의 미열>이후 뉴욕에서의 체류에서 그는 훨씬 더 밝은 세상을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고 고백한다. 에이즈에 걸려 죽어가는 백인 게이와의 교감을 통해 불현듯 인간이 진심으로 아름다운 존재일 수 있다고 느낀 '료스케'는 일본으로 돌아와 '해변의 신밧드'를 완성했다. 17세 소년, 소녀들의 여름 한 시절에 이루어진 복잡 미묘한 다각관계 속에서 그는 적대적인 외부세계에도 악수를 건낼 수 있게 되었음을 보여준다. '하시구치 료스케'는 자신의 영화와 함께 스스로 성장한 드문 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