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 크리스토퍼 도일 (Christopher Doyle/杜可風) 출연 : 아사노 타다노부(淺野忠信), 케빈 셜록(Kevin Sherlock), 슈 메이친(許美靜) 크리스터 휴즈(Christa Hughes), 죠지나 돕슨(Geogina Dobson), 쿠보 다카노리(久保孝典)
참 특이한 영화 이미지로 말하는 방식이라 조금은 지겨울 수도 있었지만 나는 나름 재미있게 봤다. 특이한 감각을 가진 사람. 말을 다르게 생각하고 다르게 느끼고 다르게 표현한다.
정체없이 홍콩의 한 바에 흘러든 세 사람 오키나와의 섬에서 자란 아사노(아사노 타다노부)는 발군의 기억력을 가지고 있고 말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이해한다. 그리고 도시 생활 중 그의 머리는 마모되어 버린다. 아사노는 도피하듯이 바다로 가다가 홍콩에 이르러 거리를 떠돌아 다니는 동안 어떤 동성애자 바에 간신히 도착한다. 바의 안쪽에 있는 감청색의 소파는 공작의 날개와 같이 기분이 좋아 그는 소파에 자리잡고 산다.
바에는 개성의 강한 사람들이 왕래한다. 그 중 바의 오너로 매일 저녁 술주정뱅이가 되어 기억을 잃기도 하는 영국인 동성애자 케빈(케빈 셜록)과 바에 늘 들르는 슈지(슈 메이친)라는 여자가 있다. 말이 그다지 통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어느덧 슈지도 케빈도 아사노의 신기한 매력에 이끌린다. 특히 케빈은 아사노에 고백하는 표현을 이것저것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 어느 날 바에 케빈으로부터 심상치 않은 전화가 온다.
인상파적 영상미의 촬영감독 크리스토퍼 도일의 감독 데뷰작 피폐해진 청년이 도착한 홍콩에서 자신의 있는 곳을 찾는 이야기를 그렸다. 왕가위 감독의 촬영 감독으로서 중경삼림;에서 최근작 2046까지 콤비로 일해왔고 한국 영화 모텔 선인장등 홍콩 이외의 장소에도 활약을 넓혀 마침내 할리우드에 진출해 리버티 하이츠(Liberty Heights) 나 구스 반 산트(Gus Van Sant) 감독의 사이코(Psycho)를 촬영한 크리스토퍼 도일(두가풍)의 감독 데뷔작이다.
일본과 홍콩의 공동 투자로 캐스트도 다국적이다. 주인공은 일본 배우 아사노 타다노부, 배우 경험이 없는 케빈 셜록은 영국 출신, 슈 메이친은 싱가폴 출신이다. 크리스토퍼 감독은 오스트레일리아 출신이지만 자신을 중국인으로 생각하고 두가풍(杜可風)이라는 이름으로 홍콩으로 국적을 바꿀만큼 동양적이다. 자신 자체가 다국적 정체성을 가지고 있는 감독이라 그런지 서양의 인상파 그림과 동양의 민속화를 융함한 듯한 섬세한 이미지가 강렬하다. 1999년 칸느 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정식 출품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