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토 국제 영화제에서 상영되었던 영화 글루. 이 영화는 무료한 삶을 살고 있던 루카스의 성장이야기이다. 15살의 루카스는 자신이 살고 있는 지루하고 무미건조한 작은 마을에서 또한 삶의 건조함에 찌들어 있는 두명의 친구들과 청소년기의 욕망, 약물 경험, 음악, 섹스 등으로 뜨거운 한 여름을 보낸다. 카메라는 열다섯살의 소년이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을 담고 있다. 루카스는 자신의 신체적 성장에 호기심이 많았고, 그의 친구와 자신을 비교하곤 한다. 그리고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간다. 파타고니아(남아메리카 아르헨티나 남부고원)의 광할하게 펼쳐진 사막을 배경으로 The Violent Femmes (무료로 곡을 줬다고 한다.)의 음악이 적절하게 삽입되어 10대의 불안정함을 잘 표현해주고 있다.
이 영화의 대본은 오직 17페이지 분량으로 연기 대부분은 배우들이 청소년특유의 다루기 어렵고 거친느낌을 즉흥적으로 선보였다고 한다. 영화자체가 대사가 별로 없기 때문에 볼때 별무리는 없었다. 하지만 이런 성장영화의 경우 자칫하면 너무 상징적인 표현이나 상황표현때문에 지루할 수 있다. 이 영화는 배경 자체가 한 여름의 사막이기도 했고, 대사 자체도 별로 없어서 지루할만한 요소는 다 갖췄다. 여느 10대들의 성장영화처럼 어떤 폭력적인 장면이나 거친장면없이 정적으로 흘러가기때문이기도 할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조용히 이야기가 진행되는 가운데 주인공이 이어폰을 꼽고 자전거를 타며 음악을 듣는 장면에서 삽입되는 곡들이 정신을 확 깨게 해주더라. 주인공의 대사 대신 노래를 삽입했다는 건 차라리 나았던거 같다.
하지만! 이 영화가 성장영화라는 느낌이 별로 안들었어요. 주인공인 루카스가 도대체 무슨 고민을 가지고 있고 뭘 찾고 있는지 전혀 표현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네요. 후반부의 본드흡입장면이나, 쓰리섬(15살에 이게 뭔짓이니) 부분은 왜 삽입됐는지 잘 모르겠더라구요. 개인적으로는 참 이거뭐 화면색감이 예쁘고, 잠깐씩 나오는 배경음악이 멋있었을 뿐 별로 기억에 남을만한 영화는 아니었어요. 뭐-그럽디다. 그나저나 제목인 글루는 중간에 본드때문에 지은 제목일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