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 더러운 하수 개천에서 벗어 나고 싶다. 헤엄치면 헤엄 칠수록 내 몸은 더욱 더 더러워진다. 나는 혼자다. 시간이 갈수록 나의 신체는 시체로, 더러운 유기물질의 일부로 되어 간다."
만약 이런 꿈을 꾸고 아침에 깨어 났다면 하루종일 그 찝찝함을 벗어나기 힘들 것이다. 이 영화의 가치는 우리 삶의 부정적이지만 명료하고 진실된 의미를, 관객이 직접 꿈꾸게 하는 방식으로 전달한다는 점이다. 영화 촬영 장면으로 시작하는 많은 영화에서 그 신은 이후 전개될 "실제" 사건에 대한 "가상" 적 모형이다. 그러나 이 영화는 그와는 반대로, 오직 첫째 신에서만 관객의 호기심 어린 관조를 허용한다. 영화의 마지막에 이를 때쯤 관객은 우리가 시체가 아니라 신체임을 입증하기 위해서 세척하면 할 수록, 우리가 입증하는 것은 욕망의 불가능성, 관계의 불가능성 요컨대 삶의 불가능성일 뿐이라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
세척과 가시지 않는 냄새의 악순환은 다양하게 분기하고 변주하고 강도를 심화해 간다. 아무리 길어 내도 계속해서 떨어지는 천장의 물방울, 아무리 갈망해도 불친절게 소리 지르며 누워 자는 정부, 아무리 치료해도 악화되는 상처. 말하자면 삶을 위한 투쟁과 생활 수단 사이의, 성적 욕망과 그 욕망의 대상 사이에 존재하는 비극적 악순환. 이 악몽 같은 회로로부터 탈출하기 위한 오토 바이 폭주는 주인공 목의 부상을 야기시키지만 이 영화의 초점은 일회적 타박상에 있지 않다. 그 상처로 인한 기형적인 목구부림의 반복과, 접골원, 병원, 침술, 심령술사에 이르는 상처를 악화 시키는 치료의 연속-이라는 일상의 순환이 초점이다.
물이 집 전체에 차고 넘치자 폭우를 뚫고 아무도 없는 윗층으로 어머니는 "침투"한다. 이제 영화는 정신분석 이론의 단계에 도달하는 것 같다. 문을 두드려도 열리지 않는 그 빈집에 틀어섰을 때 발견한 것은 오랜 세월 틀어져 있었을 것이 분명한 수도. 이것과 동치되는 화면은 주인공이 아버지와 벌이는 (아버지인줄 모르고 벌인) 성교다. 전자는 우리 삶의 억압의 원천을 쫓아 언어 체계의 최종 중심에 도달 했을 때 아무 것도 없음을 발견한다는 정신 분석이론을, 후자는 마찬가지로 그 유명한, 어머니인 줄 모르고 어머니와 성교했던 오이디푸스 신화를 참조한 것이 분명하다.
여하간 기형화하는 이 세계의 마지막 저항점 조차 무너진 셈이다. 즉, 아버지의 아들에 대한 사랑과, 시체가 아니라 신체임을 입증하는 성적 욕망의 불가능성이 그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