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망의 법칙 (La Ley del deseo / Law of Desire, 1987) 스페인 | 코미디, 드라마, 로맨스 | 102분 | Release Date:11 June 1987 (West Germany)
감독 : 페드로 알모도바르 (Pedro Almodovar) 출연 : 유세비오 폰셀라, 카르멘 마우라, 안토니오 반데라스 언어 : 스페인어
파블로(유세비오 폰셀라)와 티나(카르멘 마우라)는 복잡한 성적인 문제로 얽혀있다. 극작가인 파블로는 게이인데 그의 애정에 무관심해서 답장조차 보내지 않는 후안(미구엘 몰리나)이라는 청년을 사랑한다. 파블로의 여동생인 티나는 배우 지망생이고 아다(마누엘라 벨라스코)라는아이를 기르고 있는 트렌스섹슈얼이다. 파블로는 파블로의 후안에 대한 사랑에 질투를 느끼고 있는 안토니오(안토니오 반데라스)라는 청년과 친해진다. 안토니오는 후안을 찾아나서고 안토니오의 폭력은 파블로의 슬픔과 일시적인 기억상실증을 가져온다. 기억이 돌아온 후에 파블로는 안토니오가 티나와 교제중이라는 것을 알게 되는데....
욕망의 법은 알마도바르 영화 중에 가장 가슴 아픈 퀴어영화이다. 파블로 퀸테로라는 유명 게이 영화감독이 우연히 장난처럼 내 던진 사랑에 의해 처절하게 파괴되어 가는 한 정치인의 아들 이야기를 필름 느와르 풍으로 찍어낸 걸작이다. 영화 감독 파블로는 후앙이라는 가난한 청년을 사랑하고 있다. 하지만 헤테로인 후앙은 파블로에게 형으로서의 사랑 그 이상도 바라지 않는 착한 청년일 뿐이다. 평소 독립심이 강한 후앙은 등대가 보이는 바닷가의 선술집에 바텐으로 취직이 되어 마드리드를 떠나게 되고, 두 사람은 끊임없이 편지를 주고 받는다. 그러던 중 파블로는 평소 자신의 팬이라고 자처하는 안토니오를 만나게 되고, 게이 섹스에는 무지한 안토니오를 그 날 밤 자신의 집으로 불러들여 범하게 된다. 그 한 번의 섹스 이후 안토니오는 미친듯이 파블로에게 흡수되어 들어온다. 결국 파블로가 자신의 사랑을 받아주지 않자 안토니오는 후앙을 찾아가서 살해한다. 그리고 두 사람은 비극적인 사랑의 결말을 향해 미친 듯이 폭주한다.
마타도르를 만든 그 이듬해에 만든 <욕망의 법>은 게이들의 사랑은 결코 섹스만으로는 채워질 수 없는, 결코 세상에는 존재하지 않는 이상향의 사랑에 다들 속고 사는 허영의 군집이라는 알모도바르의 평소 지론이 가장 극명하게 드러난 영화이다. 파블로의 누나, 엄밀히 말하면 형제였지만 성전환으로 누나가 된 티나의 삶 또한 늘 배반으로 지치고 고단한 삶이지만, 두 남매는 언젠가는 자신들이 찾는 이상적인 사랑이 찾아오리라고 굳게 믿고 서로를 의지하며 살아간다. 영화의 라스트 싸늘하게 식어버린 안토니오의 시체를 안고 오열하는 파블로는 그토록 자신이 냉대했던 한 청년이야 말로 자신이 바로 입버릇처럼 말하던 그 이데아적 사랑의 결집이란 것을 뒤늦게 깨닫고는 통곡한다. 늘 어긋나는 사랑의 쓸쓸함을 그려내는 알마도바르의 모든 영화 중에서도 가장 가슴에 애잔하게 남아 도는 정통 퀴어 영화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