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속 시대는 1999년이다. 그러나 제작 년도는 1988년이다. 이영화는 SF 라던가도 아니다. 그렇다면 이 감독은 왜 시대를 근 미래인 1999년으로 잡았을까!!
영화의 분위기는 아주 클래시컬하다. 왠지 세상과 동떨어진 것 같은 숲속의 기숙학교를 배경으로 이야기는 진행된다. 중학교2-3학년의 4명의 소년이 이야기를 이끈다. 사실 이들은 모두 소녀들이다. 그렇다면 왜 감독은 소년이 아니라 소녀를 소년인양 케스팅을 했을까!!
우선 이영화는 아주 섬세한 폼잡는 성장 영화라 할수 있다.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을 문구로 인용하는가 하면 주인공들의 몸짓이나 대화들도 상당히 조숙하며 이 세계에 대한 고뇌와 혼동으로 가득하다. 감독은 이시대의 순정만화를 그대로 옮겨 놓고 싶다는 희망이 있었던듯 싶다. 올훼스의 창 등과 같은 동성에서 느낄수 있는 위험하고도 애처로운 그래서 더 애틋한 느낌의 부류등과 같은 당대의 트랜디한 만화책 들 말이다. 거기에 1999년이란 배경은 뭔가 세기말적인 코드를 10대의 혼동과 고뇌와 함께 일직선상에 놓으려 했던것 같다. 그들이 하는 과제들도 나름의 뭔가 컴퓨터같은 첨단의 것들을 소품으로 사용한다. 물론 지금 보면 무엇이 첨단인지 전혀 알아 먹기 힘들다.
4명의 주인공 소년들을 왜 소녀들로 케스팅을 했을까!! 그것은 의외로 깊은 뜻이 있다기 보다 단순히 미적으로 보았을때 소녀들이 더 아름답다고 생각 되어 지지 않았을까!!그리고 당시는 남자가 이쁘고 아름답다느니 보다 남자는 터프하고 남자답다 라고 인식 되어 지는게 다반사 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뭔가 사람들의 인식으로도 남자 끼리 보다는 여자끼리라는 것이 거부감이 훨씬 덜하니 말이다.
잼나게 잘 봤다. 어린시절 읽었던 만화책들도 새삼 떠오르고 클래시컬한 분위기도 좋았고 뽀샤시한 화면도 좋고 고뇌하는 대사들도 좋고, 이쁜소년(소녀)들의 얼굴도 좋고 그들이 입은 반바지도 좋고 떠들석 하지 않은 영화 분위기도 좋고...그래도, 시대의 흐름이란 무서운 거다. 문득문득 터져나오는 웃음은 도리가 없으니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