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pir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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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t : 235 date : 2010-12-21 18:01:13 ip : 14.52.61.127

name :	Joonk

subject :	달팽이

home :	없음

달팽이가 왜 천천히 가는지 이제야 알것 같다.
짐이 많으면 쉬엄쉬엄 간다. 그것이 휴식인지, 그만 가려고 망설이는 것인지 알 수 없다.
그리고 그 끝으로 갈수록 쉼의 횟수는 잦아지지만 그 쉼마저 못참고 이내 또 내디딘다.

나는 달팽이 처럼 가고 있다. 무언가 조금이라도 잡힐 듯 싶으면 나는 또 한걸음 내딛인다. 그러나 이내 얕은 꿈들은 사라지고 나는 힘이 없고 어깨에 통증이 오고 심장이 아프다. 이내 나는 또 얼마 못가 그자리에 가다서다를 반복한다. 그 끝이 어디인지 나는 안다. 내 심장이 이내 마른 햇볓에 보라색으로 쭈글쭈글 말려지면
거기가 우리의 끝이다. 건포도는 여전히 달다.
그렇기에 그것이 새로운 시작인지 아름다운 결말인지는
알수 없다.
그것을 알기 위해서는
꼭
그것을
맛보아야만
한다.

2002.10.12
먼지가 뽀얗게 쌓인 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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