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pir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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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t : 223 date : 2011-03-14 22:47:48 ip : 14.52.61.127

name :	jk

subject :	예술의 기능

home :	없음

예술은 인간이 가진 기능들 가운데 하나다.
사람들은 인간성과 진실이 계속해서 존재하도록 노력한다.
그리하여 이 세계와 인간 전체의 삶이
히틀러와 스탈린 식의 증오와 당파로 분열되지 않게 하려고 애쓴다.

예술가는 사람들을 사랑하고 사람들과 함께 고통을 겪는다.
그는 종종 정치가나 경제인들이 사람을 아는 것보다 훨씬 더 깊이 알고 있다.
그래도 예술가는 마치 사람들 위에 하나님이나 회사 사장처럼 군림하여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야 할지 다 아는 것처럼 행세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도대체 '신념'이나 '의도'라는 말은 무슨 뜻을 지닐까?
예를 들어 구세주는 물론 가난한 사람들을 사랑했고 소유하려는 욕심을 나쁘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그는 결코 신념이나 당파, 혁명 따위의 어떤 프로그램을 내세워 장래에 가난을 없애겠다고 말한 적은 없었다.
다만 그는 어느 시대든지 가난한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을 아주 확실하게 알고 언급했을 뿐이다.

프로그램이나 기성품처럼 만들어낸 '신념'이나 '의도' 따위를 거부하는 것이
내게는 얼마나 진지한 일인지 그대는 전혀 알아차리지 못하는가?

내게 그런 것들을 거부하는 이유는,
그것들이 인간을 끝없이 우둔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또 나는 선과 악에 대해서도 상당히 유연하고 연약한 양심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헤르만 헤세

예전에는 도덕, 윤리, 양심이 내게 매우 중요한 화두였다.
시간이 지나면서 나는 그런것들이 매우 가변적이며 내 스스로의 기준도 결국에는 수많은 시대와 장소 중 하나의 가치관에 불과하다는 것을 깨달은 것은 충격적이었다.
더 놀랐던 것은 그런 것들은 예술에 담겨지지도 않으며 그런 예술의 가치에 대해 의구심을 품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예술은 어쨌거나 다의적이며 모호하고 초월하지 않으면 안되는 그 무엇이기에.
(하지만 또 그렇다는 것을 어떻게 입증하고 확신하지?)
그런데 얘들아.
일상의 지독한 지독한 지독한 고요속에 초월적인 가치들을 예술창작으로 승화할수 있는 미대졸업생 되기는 오늘도 너무 힘겹지 않니. 201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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