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거주 여성 결혼이민자 25% 불임·13%는 유산 경험
제때 치료 못받아…혼혈 차별 우려 낙태비율도 18.6% 달해
최인철 기자 michel@sed.co.kr
농촌에 거주하는 여성 결혼 이민자들의 생활고가 매우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7일 보건복지부와 인구보건복지협회에 따르면 국내 농촌에 거주하는 결혼 이민 여성들의 경우 불임 25%, 자연유산은 13% 수준에 이르고 있다. 혼혈이라는 차별을 우려해 태아를 낙태하는 비율도 18.6%에 달했다.
지난 2006년 말 기준으로 농촌 지역에 거주하는 국제결혼 이민 여성은 1만4,000여명에 달한다. 농촌거주 여성은 베트남ㆍ필리핀ㆍ태국 출신 여성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이민 여성들은 언어가 잘 통하지 않아 가족들에게 제대로 의사를 표현하지 못해 치료를 적시에 받지 못하면서 불임ㆍ유산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이민 여성들의 가구소득은 복지부가 정한 최저생계비(4인기준) 120만원에도 못 미치는 경우가 54%를 넘었다. 이른바 ▦의사소통의 어려움 ▦문화적ㆍ정서적 갈등 ▦경제적 어려움 등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는 현실이다.
더욱 큰 문제는 이민 여성 가구 상당수가 저소득층이면서도 의료ㆍ교육 등 각종 급여혜택을 받을 수 있는 기초생활보장 수급가구에는 고작 10%만 포함돼 어중간한 저소득의 굴레에서 머물고 있는 실정이다.
복지부는 “여성 결혼 이민자 50% 이상이 기초생활보장제도에 대해 모르고 건강보험 가입 여부도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라면서 “복지서비스를 이용하는 경우도 대상자의 10% 수준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복지부는 여성 이민자들의 어려움을 돕기 위해 국제결혼 여성 이주자를 통역요원으로 선발해 경기ㆍ강원ㆍ충청ㆍ전라ㆍ경상남북도 보건소에 배치해 지원에 나설 방침이다.
이와 관련해 김충환 한나라당 의원은 “국회 여성가족위원회에서 ‘혼혈인, 결혼 이민자’들이 국내에서 편안하게 정착하도록 하는 지원법을 심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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