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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me    세계일보
subject    조경진 한국디지털대 교수 "결혼 이주여성들에게 한국化 일방강요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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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이민자가 한국말이 서툴다고 어린애 취급을 하거나 불행한 사람으로 보는 눈길이 오히려 이들의 정착을 어렵게 하고 있어요. 일방적인 한국화는 배제돼야 합니다.”
온라인상에서 ‘다문화가정 e배움 캠페인’(http://e-campaign.kdu.edu)을 주도하는 한국디지털대학교 조경진(39·사진) 교수는 현재 많은 기관에서 실시하는 결혼이민자 교육은 한국어 교육과 한국요리 강습이 대부분이라고 안타까워했다.

“한국사람들은 결혼이주여성이 한국으로 왔으면 당연히 한국사람이 돼야 한다는 가치관을 갖고 있어요. 많은 결혼이민자 교육은 함께 살아나가자는 쌍방향 교육이 아닌 한국화 교육이죠. 이 같은 교육 탓에 오히려 더 이방인이라는 느낌을 받는 여성들이 많습니다.”

지난해 초부터 온라인으로 e배움캠페인을 시작한 조 교수는 주변의 무관심 속에서 어렵게 프로그램을 만들고 진행해나갔다. 그러던 중 지난해 4월 하인스 워드의 방한 이후 다문화가정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어나면서 교육과 지원 프로그램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났다. 그러나 또 다른 문제가 생겼다. 고향에서는 고학력을 자랑했던 여성들도 한국에서는 교육을 통해 어린이 취급을 당하고, 심지어 모멸감까지 느끼는 일이 잦아지면서 가정에 문제가 생기거나 집을 떠나는 여성이 많아졌다.

“사실 그 같은 교육과정이 많이 생길 수밖에 없다는 점을 이해는 합니다. 이미 결혼을 해서 온 사람들이므로 당장 급한 한국어와 한국요리 교육은 필요하죠. 하지만 두 남녀가 결합하는 결혼인 이상 한쪽의 문화를 주입시키는 게 아니라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고 특수성을 고려해야 하는 게 당연합니다.”

조 교수는 e배움캠페인을 통해 베트남 중국 등에 대한 문화교육, 베트남어 교육 등의 프로그램을 개설했다. 이주여성이 한국어나 한국문화를 배울 곳은 많은데, 남성이 베트남이나 필리핀의 언어와 문화를 배울 곳은 왜 없느냐는 문의가 많았다고 그는 설명했다.

“국내에서도 지역과 문화가 다른 남녀가 만나면 쓸데없는 오해가 쌓일 수 있는데 다문화가정은 두말할 것도 없죠. 상호 이해가 행복한 가정을 만드는 지름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밖에도 한국디지털대 교수진이 전담팀을 구성해 개발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이며, 남편·시댁 식구들과 지혜롭게 대화하는 방법, 아이 학교 교사와 대화하는 방법, 아르바이트를 하고자 할 때 면접에 임하는 방법 등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내용도 교육한다.

한편 조 교수는 쌍방문화교육 외에도 이주여성들을 지역발전에 활용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이주여성들 중 전문직 여성도 적지 않고 고학력 여성도 많다는 점에 착안했다. “대부분 이주여성 교육기관이 하나의 틀로 획일화된 교육만을 하고 있었어요. 이 여성들은 우리 지역사회를 위해서도 훌륭한 인재예요. 윈·윈(win-win)할 전략을 세워야죠.”

그는 e배움캠페인을 통해 이주여성들이 언어와 문화 등 교육을 수료하면 앞으로 직업전문화교육, 대학교육을 받도록 할 계획이다. 조 교수가 마지막으로 다문화가정 구성원들에게 덧붙이는 곡진한 충고의 말.

“우리보다 못 사는 나라에서 왔다고 스스로 비하하는 마음을 가져서는 안 됩니다. 엄마의 나라는 더럽고 가난하다고 이야기하면 아이가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요. 말로만 세계화를 부르짖을 게 아니라 내 가정에서부터 실천해야죠.”

권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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