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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me    내일신문
subject    [유엔 권고로 본 우리안의 폐쇄적 혈통주의]단일민족 집착이 이방인 편견 부추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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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교과서부터 왜곡된 인식 주입 … 결혼이민자녀에 대한 배타성 심각


지난 18일 유엔 인종차별철폐위원회는 한국을 사실상 ‘인종차별국가’로 지정하고 시정을 촉구했다. 지난해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 조사에서는 조사대상 55개국 중 한국의 인종차별이 51위로 집계됐다. 

이번 유엔 권고를 계기로 우리사회안에 존재하는 뿌리깊은 혈통중심주의와 우월성을 살펴봤다.


그동안 우리나라가 상대적으로 다른 민족이나 인종에 대해서 배타성이 강하다는 정도로 인식되긴 했지만 최근 유엔의 권고는 충격적이다. 문제는 이러한 혈통중심의 사회적 분위기가 어려서부터 공교육 등을 통해 주입되고 있으며, 사회경제 전반에서 구조화되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우리민족만 최고라고 가르치는 학교 = 경인교대 박철희 교수는 최근 ‘다문화교육의 관점에 기초한 초등학교 사회·도덕 교과서 내용에 대한 비판적 고찰’이라는 연구논문을 발표했다. 박 교수의 논문에 따르면 현행 4~6학년 사회교과서가 지나치게 민족중심으로 서술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컨대 초등학교 4학년 2학기 도덕교과서에는 “한반도에 한민족이 아닌 일본 또는 다른 민족이 있었다면 벌써 망했을 것”이라고 기술하고 있다. 우리민족의 우월성을 강조하기 위해 다른 민족에 대해서 근거 없이 지나치게 비하한 것이다. 

초등학교 6학년 도덕교과서에는 “우리는 자랑스런 한민족입니다. 외국에 사는 동포들도 우리와 같은 민족, 같은 핏줄입니다”라며 순혈을 강조했다. 발해가 고구려 유민과 말갈족이 함께 세운 나라임에도 초등학교 사회교과서 국사부문에는 이러한 내용은 전혀 없고 고구려의 연속선상에만 있다고 가르치고 있다. 

우리민족이 같은 핏줄임을 강조하기 위해 역사적 사실에 대해 객관적으로 기술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고려시대에만 빈번한 타민족과의 교류와 전쟁 등을 통해 23만명이 귀화했다는 사실도 눈을 감고 있다. 우리나라 성씨의 상당수가 고려시대에 중국 등지에서 넘어온 사실은 집안의 족보에만 있는 셈이다. 

박 교수는 “교과서에 민족문화의 우수성을 강조하기 위해 타민족을 폄훼하는 대목도 많다”고 지적했다. 


◆학교에서 적응 못하는 아이들 = 엄마가 필리핀 사람인 이 모(16)양은 “교과서에서 단일민족이란 단어가 나올 때마다 이방인으로 낙인찍히는 것 같아 마음이 상한다”며 “너무 지나치게 같은 핏줄을 강조한다”고 말했다. 엄마가 외국인인 경우 아이들이 우리말 습득이 늦고 학교수업을 제대로 따라가지 못해 중도에서 학업을 포기하는 경우도 생기고 있다. 

혼혈인 채용을 정책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모 회사 인사 관계자는 “고등학교를 제대로 마친 혼혈인이 드물어 놀랐다”고 말했다. 펄벅재단 관계자는 “학교 중도 탈락자를 위해 검정고시 지원과 대학생 멘토링 등 자활 프로그램을 정부에서 마련할 것”을 제안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05년 결혼신고건수 33만 2800여건 가운데 국제결혼은 3만 9700여건으로 12%에 달한다. 농촌의 경우 10쌍 중 4쌍이 국제결혼을 하고 있으며, 이러한 추세라면 2010년에는 국제결혼을 통한 한국인 2세가 1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산하고 있다. 

유엔이 지난 2000년 작성한 ‘대체 이주에 관한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2020~2050년 사이 모두 640만명(매년 21만3000명)의 외국인 노동자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창원 도계초등학교 진선식(47) 교사는 “현행 교과서는 단일민족을 강조해 폐쇄적인 관념을 학생들이 갖도록 한다”며 “교과서를 통해 혼혈인도 우리 사회의 당당한 일원임을 가르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용문 한국보건사회연구원장은 “민간 자원을 이주 여성 교육 지원에 활용하고 국제결혼 가족에게 후원가족을 맺어 주는 사업 등을 활성화해서 연극 관람, 유적지 체험 등으로 한국 문화에 충격 없이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주문했다. 

성공회대 박경태(사회학) 교수는 “차별과 차이가 다르다는 것을 가르쳐야 한다”며 “교과서에 실리는 사진과 그림에 다른 피부색의 사람들도 나오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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