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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대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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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국제결혼 지원정책, 누구를 위한 것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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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국제결혼 지원정책, 누구를 위한 것인가?
“베트남 처녀와 결혼하세요”, “국제결혼 맞선여행 100만원에”
낯설지 않은 문구다. 도심 한 복판은 물론 농촌지역까지, 국제결혼광고는 얼마 전만 해도 우리 주변에서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
국제결혼이 크게 늘고 있다. 통계청에 의하면 국내 국제결혼 알선업체 수는 2천 곳에 달하고, 결혼률 또한 전체의 13.6%에 달한다. 즉, 8쌍 중 한 쌍이 국제결혼을 하는 셈이다. 또한 국제결혼에서 농촌이 차지하는 비율이 25%나 되고, 그 농촌 결혼의 40%를 국제결혼이 차지하고 있다. 그만큼 농어촌 총각이 결혼하기란 하늘의 별 따기다.
국내 여성단체 및 인권단체들은 이렇게 급증하고 있는 국제결혼에 대해 △이주여성 상품화 △불법알선업체의 속성 결혼 △문화 부적응 등의 문제점을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정부가 ‘농촌 경제 살리기’라는 미명 아래, 국제결혼에 ‘지원금’까지 내주고 있어 그에 따른 부작용이 더욱 불거지고 있다는 점이다.
‘실적 위주’의 농촌총각 장가보내기 프로젝트 지난 4월 이주여성정책네트워크는 ‘농촌총각 국제결혼 지원 조례·정책 제대로 보기’ 토론회를 통해 국제결혼 지원 현황에 대한 문제점을 짚어 보았다.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한국염 대표는 “가평군, 괴산군, 울릉군 등 지자체 대부분이 농촌거주 미혼남성을 위한 지원제도를 마련하고 있다”며 “1인당 약 5~6백만원 가량 지원하고 있어 결혼자금이 부족한 총각들에게는 큰 도움이지만 사실상 굉장히 모순적인 제도”라고 말했다. 그는 “농어촌 경제를 살리자는 의도는 이해할 수 있지만, 인구감소를 국제결혼을 통한 출생증가로 해결하려는 ‘실적주의적 발상’은 문제의 분석자체를 잘못한 것”이라며 “진정 농어촌을 위한다면 ‘농촌총각 장가보내기’가 아니라, 오히려 농어촌 공동화 현상에 대한 심각성을 느끼고 농어촌 경제를 도시와 같은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발상의 전환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혼은 있고 정책은 없는’ 농어촌 총각 국제결혼사업 이뿐만이 아니다. 지자체의 지원과 국제결혼 중개업체의 상술이 맞아 떨어지면서 국제결혼은 2003년을 기점으로 점점 늘고 있지만, 결혼‘후’ 지원은 제자리걸음이다. 실제 이주여성이 2백6십여 명인 전라남도 해남군의 경우, 그 부작용이 심심치 않게 드러나고 있다. 대부분 △시부모와의 갈등 △언어소통의 문제 △부부 간 큰 나이차 △한국정착교육 부족 등 신부의 한국문화 부적응이 주원인이다.
해남군의회 김종분 의원은 “여성의 인권을 지켜야할 사회복지과가 나서서 국제결혼사업을 추진하지만 정작 부부의 원만한 결혼생활과 정착지원은 경시되고 있다”며 “외국여성이 한국사회에 빠르게 정착할 수 있고, 다문화가정이 행복가정으로 열매 맺을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정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교육 사각지대에 선 아이들 그렇다면 그들의 자녀들은 어떨까? 통계청은 현재 국제결혼 자녀를 약 5~8만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국제결혼 붐이 지난 3~4년 전부터 일기 시작한 것에 비춰볼 때, 앞으로 그 수는 급속히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한국어를 제대로 구사하지 못하는 어머니와, 생업에 바쁜 한국인 아버지 아래서 기본적인 한국어조차 배울 수 없는 이들은 이른바 교육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안산이주노동자센터에서 한글교육을 받았다는 외국인 주부 리엔(30) 씨는 웬만한 농담은 받아칠 수 있을 정도로 한국어가 유창하다. 98년에 한국에 와 지금은 9살, 7살 난 두 자녀를 둔 그녀는 “아이를 낳고 나니 걱정부터 앞섰다”며 “한국에서 계속 살 아이들인데 엄마가 한국말을 몰라 가르쳐줄 수도, 들려줄 수도 없어 가슴이 아팠다”고 말했다. 또한 “지금은 능숙하지만 처음엔 한국어를 어디서 어떻게 배워야 하는 지 전혀 몰라 헤맨 적도 많았다”며 “농촌엔 자식의 교육에 신경을 쓰지 못하는 이주여성들이 많은 게 현실”이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결국 아이들은 가정에서 받아야 하는 일차적인 언어교육조차 받지 못하는 실정이다.
 넌 어느 나라에서 왔니? -차별의 대상인 코시안 아이들 아이들이 학교에 입학해서도 사정은 마찬 가지다. 서툰 언어와 얼굴색이 다르다는 이유로 같은 반 친구들에게 놀림을 받기 일쑤다. 베트남에서 온 김미정(가명·32) 씨는 올해 아이를 초등학교에 입학시켰다. 그는 “아이가 학교 갔다 울지 않고 돌아온 적이 없다”며 “차이가 많이 나는 것도 아니고 피부색만 약간 다를 뿐인데, 어린 나이에 이를 구별하고 차별까지 하는 한국 아이들이 있다”고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다.
이렇다 보니 국제결혼을 한 부모들은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기 전부터 고민할 수밖에 없다. 아이들은 공교육을 제대로 누리지 못한 채 ‘코시안(Korean과 Asian이 합쳐진 말. 단어 자체가 차별성이 있어 최근에는 사용을 지양하고 있다)의 집’과 같은 대안 시설에만 손을 뻗을 뿐이다. 코시안의 집 김영임 원장은 “아이들을 위한 교육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지만 언제까지나 대안 교육에만 안주할 순 없다”며 “장차 한국사회의 한 부분을 차지할 아이들인데 남들과 어울리며 사회화를 겪지 못한다면 지금처럼 계속 비주류인 채 겉만 맴돌 것”이라고 말했다.
펼쳐놓은 정책 다시 돌아볼 때 교육전문가들은 10년 후에는 혼혈인의 교육문제가, 20년이 지난 후에는 이들이 하나의 사회세력으로 대두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교육인적자원부 다문화가정 정책담당 송선진 사무관은 “현재 다문화가정에 대한 실태 파악에 주력하고 있고 정부 차원의 대책도 나올 것”이라며 “국제결혼가정이 늘어나며 생긴 2세에 대한 종합적인 교육정책과, 이들에 대한 사회적 편견해소를 위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제 정부는 국제결혼지원 정책을 재고찰해야 한다. 무분별하게 추진해온 ‘농촌총각 결혼지원사업’으로 인해 고통 받는 이주여성들이 오히려 늘고 있는 것과 그들의 자녀들이 차별없는 교육에 목말라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할 때다. 유하나 기자 /applejuliet86@hanmail.n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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